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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도 - 1편

야설 0 28870

이렇게 끝나야 하는 것인가 양 뒷무릎이 창에 찔려 십전무제 용천풍의 앞에 꿇려진 굴욕적인 상황이다.
 

"지금부터... 마교 4장로인 천패마도 조구의 사형을 집행한다... 조구... 마지막으로 할 말은 없는가?.........................."


"크윽... 너와 너의 형제들만 없었어도... 우리 신교가 천하를 제패했을텐데 원통하구나... 너희 아수라천교가 중원에 행한 악행을 어찌 하늘이 두고 볼수 있었겠느냐?... 나와 나의 4명의
형제들이 나온것은 필연적이었다............................."


"이제 더이상 할말이 없나보군... 거기 검추 있느냐?............................."


"예... 대형........................."

"이제 그만... 지옥으로 보내주어라..............................."

"지옥에 가서 너와 너의 무리들이 행한 댓가를 영원히 받아라............................." 


목에서 느껴지는 아픔보다 더 살고 싶다는 마음이 단 한번이라도 다시 살 수 있다면하는 생각이 든다.


"크... 아아... 아아악................................." 


중원에서도 서쪽 그 어느 누구도 가기 꺼려하는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아수라천교]의 파천수호대의 한 숙소 그 곳에서 한 남자가 괴성을 지르며 일어났다.
 

"응?... 뭐냐... 막내야 무슨일이냐?... 적이라도 쳐들어 왔냐?....................................." 


그때 남자의 옆에 누워있던 덩치큰 거한이 급하게 상체를 일으켰다.


"응?... 대형?................................"


조구는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1년전 죽었던 대사형이 멀쩡히 아니 대머리에다 남은 머리카락이라곤 전부 하얀 그가 청년의 모습이 되어있었다. 조구의 눈빛이 흔들렸다. 틀림없다. 여긴
본교의 숙소다.
 


"으하하하... 하늘이 이 조구를 불쌍히 여겨서 다시 기회를 주는구나... 으... 하하하하..................................."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조구는 쓰러졌지만 그는 그런 아픔조차도 대 만족이었다. 파천수호대의 연무장뒤.일단의 무리들이 아직 낮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술잔을 나누고 있었다.
 

"막내야... 우리들을 부른 이유가 뭐냐?... 그리고 대낮부터 무슨 술이냐?................................"

"대사형 걱정말고 한잔 들이키세요... 사형들이랑 술한잔 하고 싶어서요............................"


파천검마 이영무 사천당가를 괴멸시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우리들의 대형 십전무제와 그 형제들의 역습을 받아서 십전무제의 손에 아쉽게 죽은 사람 아무튼 죽었던 사람을 다시
이렇게 만나게 되니 조구로서는 반갑기 그지없었다.


"흠... 이거 대주한테 걸리면 크게 경을 치겠는데...................................."


붕천마제 반철 자신과 같이 끝까지 도망다니며 정파 추격대를 괴롭히던 사람 십전무제의 형제인 청룡검군 단우혁에게 죽은 둘째사형 사실 둘째사형 때문에 조구가 조금 더 살수 있었기
때문에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반철 옆에서 말없이 술을 마시고 있는 셋째 사형 함고. 재수없게도 별호를 얻기 전에 십전무제와 그 형제들이 처음 무림에 출두 할때
그들에게 죽은 사람 
조구는 문득 하늘을 바라보고, 자신이 죽을 때처럼 하늘은 여전히 푸르다고 생각을 했다.


단전으로 부터 타고 흐르는 조구의 독문무공 패천수라진기가 조구의 대도를 감싸기 시작했다. 조구의 대도가 미약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그 순간 조구의 대도가 휘둘러졌다. 춤을 추듯
노니는 대도의 날을 따라서 칼날같은 기운이 하지만 눈에 보여지는 막
는 무었이라도 파괴할 수 있을것 같은 기운들이 사방으로 퍼져갔다.


"오... 막내가... 드디어 네가 우리중에 제일먼저 화경에 들어섰구나......................................"


그때 조구의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


"어... 대형 오셧구려... 제가 운이 좋아서 먼저 들어섰습니다......................................"


다시 되살아난지 벌써 20년이 흘렀다. 다시 또 그녀석들에게 죽지 않기 위해 미완성이었던 지상 최고의 패도무공인 패천수라마공을 극성까지 연마했다. 갑자기 달라진 조구의 모습에
도전을 받았던 사형들도 열심히 무공을 연마한 덕분
에 예전보다 10년이나 빠르게 4명다 장로직을 받을 수 있었다.


"그건 그렇고... 교주께서 널 찾으시는 것 같다...................................................."


25년 후에 있을 중원 침공을 위해 사전 정비작업으로 감숙에 있는 중소문파들을 말살하기 위해 이 맘때쯤 염왕대가 파견되었지. 그때에 단씨세가의 소가주를 끝내 주살하지 못해서 그
아주 어린 녀석이 결국 십전무제의 형제가 되고 청룡검군이라는 우
습지도 않는 별호로 둘째 사형을 죽였었지 이제는 실패하지 않으리라. 그리고 더불어 잔인하게 복수도 하리라. 조구는
하늘을 쳐다 보았다. 하늘은 여전히 푸르렀지만 조구의 눈에는 붉게만 보
이고 있었다. 중원무림의 멸망이 한걸음 더 다가섰다.
 

"부르셨습니까?... 교주님........................................"

"음... 8장로 왔소............................................"


조구는 커다란 의자에 앉아있는 한남자를 향해 양손을 쥐고 무릎을 꿇으며 인사를 했다. 혈마 선우붕 십전무제를 제외하고 그 누구도 이길수 없는 천하 최강의 존재이다.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 그동안 우리 신교는 너무도 많은 시간을 이 척박한 땅에서 기다려왔소... 하지만 급히 먹는 떡이 체하는 법... 먼저 사전정비 작업으로 감숙에 있는 중소 문파들을
 말살하시오... 특히... 단씨세가가 비밀리에 입수한 자부신군의 무공
은 반드시 빼앗으시오..............................................."


"드디어................................................."


조구는 속으로 침음성을 터뜨렸다.이 사건은 자신도 잘 알고 있다. 지금 3장로인 수라귀조가 단씨세가를 말살하였으나 단씨세가의 마지막 소가주를 현 단씨세가의 안주인인 화봉이
자부신공과 함께 빼돌리어 결국 3장로는 교주의 손에 죽임을 당
했다. 이 사건의 전모를 다 알고 있는 조구로서는 기회라 생각하며 실패는 없을거라 생각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교주님..................................................." 


생각을 정리한 조구는 교주에게 한쪽 무릎을 꿇은 상태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고개를 숙인 조구의 두 눈은 바닥을 너머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 은밀히 포위해라... 쥐새끼 한마리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라........................................." 


말살해야할 중소문파들을 모두 은밀히 말살하고 염왕대를 이끌고 조구는 마지막으로 단씨세가를 포위했다.


"시작하라......................................"


포위가 끝나고 세가 정문을 지키는 문지기들을 척후조가 은밀히 처리하자 조구는 드디어 명을 내렸다.


"크악........................................."

"컥... 적................................."

"으악..........................................."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염왕대의 정예무사들은 자신들보다 한수 아래인 세가 무사들을 기습까지 하며 완벽하게 도살하고 있었다.


"여보... 이게 무슨 일이에요?..................................." 


화봉 유화부인 백리운연 그녀는 올해 23세로 한참 아름다움이 꽃필 나이였다. 중원무림에서도 미색으로 손꼽히던 그녀가 변방의 아주 조그마한 세가의 주인인 무림백대고수 철담패도
단석철과의 혼례는 마치 대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무림을 떠들썩하게 하며 강호 선남선녀들의 질시와 축복을 한 몸에 받았다.
 

"부인 적이 쳐들어 온거 같소... 내가 적을 막을테니 어서 우혁이를 데리고 비밀통로로 피하시오... 그리고 그곳에서 대붕을 타고 뇌정산으로 가시오... 나도 곧 뒤따라 가겠소........."

"여보... 꼭 오셔야 되요.............................................."


화봉은 자신의 사랑스러운 아이를 품에 안고 기관을 돌리자 바닦이 열렸고 시커먼 입을 벌리고 있는 지하계단을 향하여 급히 걸어갔다.


"크악........................................"

"살려줘... 악마다........................................"

"으아아악......................................"


한편 침묵속에서 조용히 포위하고 범처럼 용맹하고 확실하게 적을 주살하는 염왕대를 본 조구는 흡족한듯 미소를 지었다. 그때였다.


"펑......................................"


가주전으로 돌격한 두명의 염왕대원의 몸이 돌격할때 보다 더 빠르게 튕겨나오자 조구는 자신의 대도를 들고 그곳으로 향했다.


"네가... 철담패도 단석철이냐?....................................."

"너희들은 누구관대... 또 우리 단씨세가에 무슨 원한이 있길래... 이런 천인공로할 짓을 저질렀느냐?................................."

"아아... 너와 너의 세가에 감정은 없다... 하지만 능력도 안되는 것들이 너무 과분한 물건을 가졌더군............................"


단석철은 속으로 피눈물을 삼키며 자신의 애도를 굳게 쥐었다.


"덤벼라... 내가 있는 이상... 더이상 단씨세가를 유린하지 못할 것이다.................................."


대도를 든채로 눈을 부릅뜨며 외치는 단석철의 모습은 위압감이 철철 넘쳐 흘렀다. 하지만 상대는 조구였다.


"그래... 어디 네 솜씨를 한번 보도록 하지...................................."


조구의 외침에 단석철은 기합이 깃든 일격으로 대답했다.하지만 조구가 그 일격을 무식하리만치 커다란 대도로 가볍게 막아내고 도를 휘두르자 단석철은 막아낼 엄두를 내지 못하며
황급히 옆으로 피했다.


"오... 꽤나 빠르군............................................"


조구가 비릿하게 웃으며 이죽대자 단석철은 대도를 수직으로 세우고 힘과 기를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익... 받아라... 청월참........................................."


"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새파란 검기 한가닥이 날아왔다. 그와 동시에 조구의 도가 허공을 갈랐다. 한줄기 섬광이 검기를 파괴하고 또한 단석철의 대도를 후려쳤다.단석철은 전신이
뒤흔들려지며 입에서 피분수를 뿜으며 
약 2장 가까이 뒤로 날아갔다.


"크억... 쿨럭... 으... 이럴수가... 나의 최강의 수법이... 하늘이 우리 단씨세가를 버리는가....................................."


입에서 피를 줄기차게 흘리며 회한에 찬 목소리로 단철석이 말하는 것을 보며 조구는 자신의 도를 쳐들었다.


"이미... 화봉과 니 새끼는 비밀통로로 피했겠지?... 그리고... 대붕을 타고 뇌정산으로 가겠지?....................................."

"헉... 그걸 어떻게?......................................."

"그리고... 자부신공은 대붕의 입 속에 있겠지?............................................"


아무도 모를 수 밖에 없는 충격적인 사실을 말하는 조구를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는 단석철이다.


"아아... 어떻게 알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가 더 중요하지... 니 새끼와 니 마누라는 이제 내 손 안에 있다는 소리지........................"

"제발... 우혁과 운연만은 제발........................................."

"그건 절대 들어 줄수 없지... 니 새끼한테 갚아야 될 빛이 많거든... ㅋㅋ............................"

"그... 무... 무슨...................................."

"어쨋든... 잘 가라구............................."
 

"휙" 하는 소리와 함께 단석철이 있던자리는 피 웅덩이로 변했고 조구는 어느새 하인들들 마저 다 죽인 염왕대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모두 불태워라... 그리고 집결장소로 집결한다................................................."


명령을 내린 조구는 경공을 펼치며 세가 뒤 산으로 날아갔다. 헉...헉! 이곳만 넘으면 놈들도 쫓지 못한다. 이곳만 넘으면 된다. 여인의 탈진된 동공엔 다급한 기색이 역력했다. 경공을
펼치고는 있지만 그녀의 
걸음은 일반인의 그것과 다름이 없었다. 먼 길을 온 듯 그녀의 옥용은 창백하기 조차 했다.
 

"제발!... 신이시여... 소녀의 운명은 이미 버렸사옵니다... 이... 아이... 단씨세가의 마지막 희망인 우혁이만이라도...!................................"


여인의 눈은 간절한 염원을 담은 채 자신의 가슴 부분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의 양 손은 소중한 보물을 안은 듯 힘있게 하나의 비단 강보를 휘감고 있었다. 그녀의 강보 안엔 아기가
보이고 있었다. 
태어난 지 채 한 달도 안 됐을 어린 아기가 강보 안에서 잠들어 있는 것이었다. 비명소리가 점차 잦아들고 나무들이 불에타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당장이라도 남편
걱정에 돌아가고 싶었으나 남편이 마지막에 했던 말을 굳게 믿으며 앞으로 
계속 나아갔다.
 

"헉!... 헉!... 겨우 다왔다....!................................................."
 

여인은 혼신의 힘을 끌어올려 다리를 움직였다. 그 때였다.
 

"킬킬킬!... 이제야 오느냐?........................................"

"계집!... 감히 본좌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화르르르! 스스스! 조구는 유령같이 나타나 여인을 가로막았다.
 

"세가 사람들이 벌써 모두 전멸했단 말인가?..........................................."
 

나타난 혈포인을 본 여인의 안색은 사색이 되었다. 절망과 공포가 구름같이 그녀의 눈망울을 통해 투영되었다. 여인의 고운 눈으로 한 줄기의 이슬이 흘러내렸다.


"흐흐흐!... 네... 년이 화봉이겠구나.................................."

"너는... 그리고 너희들은 누구냐?................................"


백리운연은 흔들리는 눈빛으로 중년사내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무리 마음을 진정시키려 해도 떨리는 눈빛은 감출 수는 없었다. 중년사내는 음침하게 웃었다.


"흐흐흐!... 아직 본교와 나에 대해서 말해 줄수는 없지....................................."

"너희들이 본가를 왜?............................"

"흐흐흐... 단가의 잠재력은 눈에 가시지!... 또한 자부신공을 얻은 것이 불행이었다..........................."
 

조구은 조롱하듯 말하며 백리운연에게 다가갔다. 백리운연은 한탄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면서 운공을 하였다. 23여년을 살아온 지금까지 이런 위기는 처음이었다. 그녀의 가슴에는
오로지 한남자만 존재했고 한 남자의 여자로 죽기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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