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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의 집 - 17부

관리자 0 4763
“편안한 여행 되셨습니까?”



“네”



나는 나에게 말을 건 내오는 스튜어디스에게 짤막하게 대답하고는 창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드디어 비행기가 착륙한다. 약 10시간은 비행기 안에서만 시간을 보낸 것 같아 머리가 띵하다.



바로 옆에 유진이 있었지만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니 사쿠라, 아리 그리고 애영(하숙집 주인)에게도 말을 걸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나는 이런 상황이 되어버린 5시간전 비행기 안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어. 뜬다 떠. 아리야 비행기가 날고있어.” 나는 이륙하는 비행기 안에서 신기한 듯이 아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정말 신기했다. 이렇게 큰 물체가 하늘을 날다니. 하지만 내가 신기했다고 해서, 남까지 신기한 것은 아니었나보다. 내가 호들갑을 떨면서 아리를 쳐다보자 그녀는 아주 한심스러운 눈빛을 내게 보내며 말했다.



“오빠! 사람들이 쳐다보잖아! 조용히 좀 해. 비행기 처음 타는 거야? 어린아이 마냥 왜 이렇게 들떠있어?”



아리는 나를 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나는 아리의 질책에 고개를 숙인 체 사람들의 눈치를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 대부분이 나를 아주 신기한 듯이 관찰하고 있었다. 이보세요! 저는 관람용이 아니란 말입니다.



“호호. 하진씨. 웃겼어요.”



제길. 유진까지 웃는다. 겨우 살려놓은 내 이미지가. 나는 엄습해오는 절망감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유진씨 까지 웃으시다니. 너무하세요. 저는 비행기를 타 보는 것이 처음이란 말입니다.”



억울하다! 단 한번이라도 비행기를 타 본 경험이 있다면, 이런 실수를 하지 않았을 텐데! 어느새 사쿠라까지 입에 손을 가져다 대고 조용히 키득거리고 있었다.



“쿠궁!”



“악!”



갑자기 비행기가 흔들리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옆에 있던 유진의 손을 잡아 버렸다. 나는 너무 갑작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은 탓에,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안절부절 했다.

잠시의 정적이 지난 후 나는 살며시 손을 땠다. 유진은 나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랬는지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유진씨,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갑자기 비행기가 흔들려서…….”



아.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녀와 흥분되는 행위를 할 때에도 말짱했던 나의 이성이 이런 조그만 일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니……



“아뇨.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유진은 내가 잡은 손을 만지작거리며 나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녀도 당황했는지 목소리는 얇게 떨리고 있었다.



“저기 유진씨 이거라도 드세요.”



나는 이 어색한 분위기를 타파해 보고자 유진에게 음료수를 내밀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는 것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까? 손에 힘이 풀림과 동시에 음료수가 담긴 컵은 나의 통제에서 벋어나 유진의 치마에 쏟아졌다.



“까악.”



유진은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나는 손수건을 꺼내어서 급하게 그녀의 치마를 닦았다. 하지만 이미 부드러운 옷감 속으로 흡수되어버린 음료수는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진의 치마에 얼룩을 남기고 말았다.



“유진씨. 저기…… 정말 죄송합니다. 고의가 아니구요…….”



“괜찮아요. 하진씨. 저 잠시 화장실좀.”



유진은 나에게 한번 웃어주고는 여별의 옷을 챙겨서 화장실로 갔다. 정말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평소 때처럼 행동했으면 이런일도 없었을 텐데. 나는 머리가 혼란스러워 짐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조용한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나는 뭔가 이상함을 느끼며 눈을 떴다.



“이상하네…….”



지금 시간은 2시 30분 유진이 옷을 갈아입으러 간 시간은 2시. 벌써 30분이나 지났다. 아무리 늦게 갈아입는 다고해도 예전에 나왔어야 정상인 시간인데. 나는 이상함을 느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리와 사쿠라는 자고 있었다. 나는 그녀들을 깨울 마음이 들지 않아 조용히 빠져나와 화장실로 갔다.



-똑똑-



“유진씨, 안에 계세요? 계시면 말씀 좀 해보세요.”



안에서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보니 아무도 없나보다. 나는 다른 여자 화장실을 찾기 위해 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으음. 하…진…씨.”



뭐지? 유진인가? 나는 화장실에서 미약하게 세어 나오는 가냘픈 여자의 목소리에 다시 시선을 화장실로 향했다.



“안에 유진씨에요? 맞으시면 대답을 하세요.”



유진인가? 마음이 급해졌다. 분명 이 시간까지 화장실에 있을 정도면, 유진에게 무언가 일이 있었다는 말이 된다. 나는 문을 두드리면서 안에있는 유진이 들을수 있게 크게 소리쳤다.



“하진씨……. 저 맞아요. 지금 문제가 조금 생겨서 그런데, 좀 도와주시겠어요?”



“네?”



나는 머리를 빠르게 돌리기 시작했다. 과연 화장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하지만 나의 23년 묵은 두뇌도 오늘 만큼은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



“유진씨. 제가 어떻게 하면 되죠?”



“일단 여기로 들어와 주세요. 남의 눈에 띄면 안 되니 조심해 주세요.”



나는 일단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핀 후 아무도 여기를 주시하는 사람이 없자,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무언가 큰 일이 생겼으리라 생각했던 나의 느낌과는 달리, 유진은 조금 불안한 표정으로 서있을 뿐이었다.



“유진씨?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러세요?”



“저기… 하진씨. 이건 아무한테도 말하시면 안돼요. 이… 이거….”



유진은 말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자신의 그곳을 가르쳤다.



“뭐 길래 그러세요? …… 헛!”



나는 유진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그녀의 바지에 묻은 빨간 액체를 보고는 헛바람을 삼켰다.



분명 내가 음료수를 흘린 부분은 그녀의 치마였다. 하지만 지금 유진은 면바지로 갈아입은 상황. 그렇다면 저 빨간색 액체는 과연 무엇일까?



“하진씨. 다시 말하는 거지만. 절대로 이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시면 안돼요. 알겠죠?”



유진은 나에게 신신당부를 하며 입을 열었다.



“사실, 아까 치마로 갈아입고. 나오려고 하는데. 갑자기 생리가 나오는 거예요. 오늘이 그날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치마에서 바지로 갈아입는 김에 생리대도 교체하려고 원래 차고 있었던 생리대를 잠시 빼냈어요. 그런데 갑자기 생리가 나와서 이렇게 민망한 꼴이 되어 버려, 30분이 지나도록 나가지도 못하고 여기서 하진씨나 다른 사람이 오길 기다리고 있던 거예요.”



유진은 이렇게 말하는 자신이 한심스러운지 연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저는 여기서 못 나가니. 하진씨가 대신 생리대랑 여별의 바지를 좀 얻어와 주세요. 생리가 새어나오긴 했지만 아직 전부다 나온건 아닌 것 같아서요. 단 중요한건 이 일을 아무도 알아서는 안돼요. 생리대를 구하시기 힘드시면 스튜어디스에게는 부탁해도 되지만 다른 사람은 절대로 안돼요! 알겠죠?”



아니. 사쿠라랑 아리나 애영에게도 말하지 않고 어떻게 생리대와 바지를 구해란 말인지.



나는 거의 억지에 가까운 유진의 말에 머릿속에 혼란스러워 졌다. 하지만 지금 유진이 믿을 사람은 오직 나뿐. 나는 그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고, 거절한 이유도 없었기에 흔쾌히 대답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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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하진은 볼거 다 봤으면서 손한번 잡은거 가지고 나 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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