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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 단편

관리자 0 5356
-스파이-

‘시작이 왜 이리 어려워?’

그녀와 썸을 탄 것도 아니면서, 그럭저럭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에 감사하기는 커녕, 그녀는 항상 불만이 가득한 걸로 한 몫 하는 편이었다. 대개 이런 속궁합의 매치포인트를 따지는 자리에서는 남자들의 불만이 많은 편이었지만, 오히려 불만은 그녀에게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도대처 자긴 준비성이 없어. 콘돔두 가져왔느냐, 내가 물어야 하고, 여기 시설은 어떠냐, 확인은 해봤느냐 몇 번을 물어도, 뻑하면 대번에.... 괜찮을 걸...거기가 거기지 뭐...하는 시덥잖은 멘트나 날리고...나 이거야 원...나랑 하자는 건지, 내가 매력이 없다는 얘긴지....’

‘매력이 없긴?...그럼 이런 금쪽같은 불금에 오만 약속 다 깨빡치고 자기 보러 땡땡털고 나왔겠니? 나 잘못하면 이 개목걸이, 자기땜에 날아 갈지도 몰라.’

‘아니, 왜 나 때문?’

‘다들 지금 눈이 벌게가지고 날밤 까고, 회의 하고, 대가리 쥐어짜고 이건 뭐....푸닥거리두 그런 푸닥거리가 없다니깐? 이런 황망한 시절에 유유하게, 자기 만나러 쌩까고 튀어 나오는 거이, 쉬운 일인 줄 아느냐고요... 미션 임파서블이 딴 데 있는 게 아니라니깐?’

‘그것두 자랑이라고....뭐 섹스에 목숨 걸 일 있어?’

‘목숨을 걸 만큼, 자기가 땡긴다는 거 아니니? 그러니 그만 쫌 툴툴 거리고 일루와 봐잉...’

역시나 푸념은 섹스의 관념으로 눌러야 한다는 어떤 분의 고견이 항상 나는 옳다고 믿어왔다. 불평이 눈에 한가득 이었던 그녀는 나의 손사래에 냉큼 그 응댕이를 나의 사타구니로 던져 넣는다.

‘아야야!’

‘어머, 벌써? 얼마나 참았길래....내가 너무 원없이 꾸겨 앉았쥐...아펐어잉?’

양반다리로 앉아 있던 나의 품에 달겨들어 목을 휘어 감은 채로, 애교를 떨어대는 그녀의 쿠션이 뿜어내는 인공적인 분첩향이 결코 싫지 않은 그런 자세....

‘다른 남자들은 내 육덕이 루져의 기본 자세라면서 싫어 하드만....’

‘왜 육덕진 게 어때서? 다 갸들이 살맛을 몰라서 그렇지....길거리 한번 댕겨보지? 지들 생전에 보지두 못하던 육덕진 보지들이 딴데 쳐다 보지두 못하게 지그들 시선 사로잡는 건 보지두 못하면서, 그저 쭉빵 때리는 보지만 쳐다보니, 그런 육덕진 맛난 보지 맛을 지가 모를 뿐이쥐...’

‘아효...고 놈의 조동아리...보지 빼면 대화가 어렵쥐?...근데, 오늘은 땀냄새 정말 죽인당...자기 목에 핏발 선거 봐...자기 나 몰래 노가다 뛰니? 어째 군살이 하나뚜 없데?’

‘육덕에 가장 좋은 파트너는 말근육이라네. 살끼리 쳐박아 봐야 쌍떡질 밖에 더 되니? 이렇게 바위땡이에 찹쌀떡을 들고 쳐야 착착 감기는 소리가 배째지게 나는 거이지...’

‘어머 자기, 오늘 대사 완죤 빡친다...근데...., 그만 보지에서 손 빼고 좀 씻고 오지? 아까 보니깐 닭발 열나 손으로 쭉쭉 빨던데...손 않 닦았지?’

‘들어와서 씻겨 주면 가고...아님, 손이나 빨고 있지 뭐...나야 뭐 손해 날 거 없쉐다. 이미 보짓물 맛도 봤겠다...’

‘어흥...엉큼하긴...드루와..드루와....얼릉...’

그녀는 내 몸을 씻겨주면서도 갈비골과 근육의 사이사이, 그늘진 강인함을 손끝으로 터치하는 순간을 즐거워 했다. 가슴의 탄력을 일일이 손끝으로 눌러가며, 복근으로 이어지는 그 굴곡을 손목까지 덜렁대면서 과장시키는 그 우스꽝스러움은 내려다 보는 나 자신조차 흐뭇하게 하는 만족감이 흘렀고.....항상 자신과 다르게 간지러워 하지도 않는 내 배꼽을 몇번이고 손가락으로 후벼대면서, 기어이 그 꾸리꾸리한 냄새에 자지러지는 그녀....이미 발기되어 탱글거리는 내 좇은 관심도 없다는 듯이, 손바닥으로 툭툭 옆으로 제끼는 것도 모자라, 성가시다는 표정으로 애써 무시하는 그 애교...난 무엇보다도 그 타이밍에서 가로등에 머리를 기대듯이, 좇대를 핥아댐도 없이 뺨 옆으로 지그시 누르면서, 두 팔로 감싸 안는 내 엉덩이의 느낌을 더 좋아했다. 난 솔직히 그녀의 손길이 언제나 엉덩이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휘어져 들어가는 허리 라인부터 시작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그 라인의 변화로 인해, 둔부의 곡선이 더욱 도드라지게 느껴지는 것이 지극히 황홀하며, 자신의 것과 다르게, 피부 바로 밑에 단단한 근육이 도사리고 있는 듯한 그 도발이 더욱 맘에 든다고 했다.

‘난 노상 앉아만 있어서 그런가? 자기는 근육이 줄지를 않아....자기는 휘트니스도 안다니면서...이걸 어떻게 다 관리해?’

그녀는 그런 대사를 날릴때면 앞뒤가 걸맞지 않게, 좇대 뿐만이 아니라, 늙은 할아버지들 한 손에 호두알 굴리듯이, 불알만을 주무르며 되내일 때가 많았다.

‘관리는 무슨....망언 쫌 보태자면 타고나는 거이지...ㅋㅋ...내 생활 뻔히 알잖아? 다 이기 호르몬의 작용일세...사랑하는 사람을 만날때마다 불끈불끈 뿜어져 나오는, 대가리 좇샘의 칠갑 호르몬...아무나 보고 샘 솟았다가는 일명 좇된다는....’

‘아효....조동아리 하고는....뇌섹남이 아니고, 뇌좇남이구만...아예...좇대가리가 마빡에 타악...깔깔깔...자기가 무쉰 유니콘 이니?’

‘돌아서 봐. 내가 씻겨줄테니...’

그녀는 항상, 이 순간에 돌아서는 척 하다가 뺑그르르 돌아서서 묻곤한다.

‘씻겨주기만 하는 거다? 딴 짓하지 않기다?’

‘거럼.....’

그러나, 매번 나는 그녀의 유혹 때문에 아랫코가 졸나리 길어지는 못된 피노키오가 되고 만다.

‘이게 씻는거야, 문지르는 거야?....또또또....’

난 그 또또또라는 나무람을 좋아한다. 등에 비누칠을 하다말고, 그 미끈한 느낌을 팔안으로 끌어 들이면서, 손 안에 쥐어 보는 그녀의 유방은, 형태를 상상하기도 전에 팔을 타고 흐르는 그녀의 매력 중에 하나였으니까. 그 어떤 윤활유 보다도 미끈거리는 그녀의 유방은, 무덤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봉긋함으로 무장해서 인지, 난 언제나 그녀의 젖무덤을 가리켜 젖동산이라고 따로 불렀다. 하긴 그녀의 또또또는 내가 손으로 주물럭대는 그 손짓 때문이 아니라, 뒤에서 응댕이 골을 향해 방향성을 상실한 채, 이리저리 쑤셔대는 내 좇의 무모함 때문이기도 했다.

‘그렇게도 구녕을 못 찾아서야 원....자!’

내가 또 한번 자지러드는 것은 두 다리를 쭈욱 펴 주면서 응댕이를 화들짝 뒤로 밀어대는 그 자세이긴 했다. 언제나 그 자리에 보지는 원래대로 위치하고 있었건만, 볼때마다 신기하게도 둔부의 골짜기 사이로 낑겨 있듯이 보이는 그녀의 씹살...겉으로 봐서야 절대 간격이 있어 보이지도 않고, 틈새도 없는 듯한, 그녀의 씹구녕은 보기와 전혀 다른 신축성을 고유로 지니고 있는 듯 했다.

‘비누칠 하니까 좋네...쑤욱...쑥...아흐.....미쳐....다리가...다리가...풀려....’

욕실에서의 전희가 좋은 이유는 그 단순한 비누의 윤활 작용으로 인해, 거추장스런 애무와 씹물 터지기를 기둘려야 하는 조바심이 필요 없다는 것이었다. 서로의 즐거움을 위해서 상대의 신체를 억지로, 강제로, 끝끝내 만져 주어야 하기는 해도, 그게 노동스러운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게다가 횟수를 더해가는 관계에 있어서는 그 순서도 짜증스러워 지기도 하면서, 노동의 질도 하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난 이미 인정한 지 오래여서....그러나, 이렇게 욕실에서 시작된 강공은 그녀에게 있어서 또다른 기쁨을 주기는 하는가 보다.

‘어머, 내가 이렇게나 흥분 했었남? 아예, 쑥쑥 밀고 쳐 들어 오는대도 얘가 반항이 없넹?’

반항이라니....그 보지를 내가 아는데...한달에 한번, 피 토하며 항명은 있을 수 있다해도, 반항 찌끄래기 라고는 들어 본 역사가 없었다. 그렇다고 난 그녀를 가리켜 좇대가리에 환장한 년이랄지, 섹스에 대가리 삥 돈년, 혹은 프리섹스 앞에 너무도 당당한 지지배라는 투의 여성격하 닉네임을 붙들어 맨 적은 더더욱 없었다. 어째서 남들에게 여자라 할지라도 섹스를 좋아하는 그 본능을, 닝기리 까진 년, 니이미 밝히는 년 따우의 비하성 논조로, 사회 중론을 이끌어야 하느냐는 페미니즘의 선구자처럼 행동했으니까. 그리고 사실 나 자신도 그 지론에 동조하는 편이었다. 편이라고 한 이유는, 섹스가 고프다는 신호를 먼저 내비치는 것이, 남자인 나보다도 그녀에게서 더 자주 목격되기 때문이었다. 서로가 정해놓은 신호를 통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이른바, 우리 떡칠까 라는 밀약암호가 정해지고 난 후, 핸폰의 일정관리 앱에 그것을 기록하면서, 그녀의 발정 기조를 파악한 결과치를 손에 쥐고 있기에,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나도 찜질방에 가기 힘든데, 자긴 괜찮아?’

그녀는 좇을 빨기 전에 이 질문을 빼먹는 법이 없었다. 어려서부터 뇨실금이 있던 것도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난 팬티에 오줌을 조금씩 지리는 것때문에 오래도록 욕을 쳐들어야 했던 기억이 남아 있었다. 자라고 나서부터는 그 놈의 부쩍부쩍 자라나는 털로 인해 팬티가 금새 눅눅해지는 듯 하여, 나는 학생때부터 쪽집게로 온 좇털을 바락바락 뽑아대는 것이 일이었다. 어느새 팬티도 뽀송뽀송한 상태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었고, 그녀를 만나기 전에 거쳐갔던 여자들은 모두 나의 그 기괴한-지금은 보편적이 됐지만-모습에 흥미반, 징그러움 반으로 대했던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자들이 나중에는 나를 따라서 자신의 씹털을 몽조리 밀기 시작한 이유는 다름 아닌, 감촉 때문이었다고 그 중에 누군가 말해 준 기억이 났다.

%자기야....이건 뭐...느낌이 백팔십도 다른 거 있지?
보지에 자기 좇만 쳐박히는 게 아니고
좇으로 포진된 자기의 사타구니가 쩍쩍하며
내 가랭이에 접착되는 그 느낌....않 밀어 본 여자는 모를 걸?%

그건 아직 검증된 바는 없어도, 서로가 털을 제거한 뒤에 느끼는 밀착감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 소리는 또 어떠한가? 손바닥에 세정제를 바르고 힘껏 뺨따구를 후려치는 듯한 장쾌한 호타음....난 그 모든 과정을 통해 털이 성기를 외부의 침입이나 충격완화를 위해서는 절대적인 기능을 자랑한다고는 해도, 섹질에 있어서만큼은 시각적 효과를 빼고 나면, 역시 없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고 실토하고 싶었다.

‘그만 좀 해...그렇게 기운 빼면, 나중에..... 피똥 싼다...으응?’

욕실에서 지분대는 내 액션이 과하게 그녀의 후장조차 괴롭힐 때면, 그녀는 손사래 대신, 후반전의 체력 걱정을 먼저 늘어 놓는 것이었으나, 난 나대로 침대 위에서의 후장따기를 별로 선호하질 않는 편이었다. 그 뽀송한 침대 시트의 감촉 위에 윤활액의 끈적한 지지래가 묻는 것도 찝찝했을 뿐더러, 몇 번이고 불만을 터뜨렸던 그녀의 지론이 사실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제발, 자기야...일관성 쫌 있어봐....보지 싫컷 쑤시는 걸로 끝을 내든가, 후장이 먹고 싶으면 마무의리로 장쾌한 홈런 한방 날리고, 똥쭈바리에다 싸 주시든가....이건 뭐 수륙양용도 아니고설랑, 교대로 쑤셔댈 건 또 뭐 있다니? 똥꼬야 그렇다쳐도, 보지가 뭔 죄가 있니? 씹구녕 입장으로 볼때, 아무리 깜깜한 동굴안으로 벼락같이 쳐들어 온다쳐도, 대가리에 된장 바른 쇄끼랑, 달랑 고무탈 쓴 넘도 구분 못할까봐?’

게다가, 침대가 주는 자세의 안정감을 극도로 요구하는 그녀의 섹스 패턴을, 나도 대부분은 공감하는지라, 욕실의 행위가 자칫 부상으로 연결된다면, 서로에게 곤란하질 않느냐는 주장도, 따지고 보면 그리 틀린 말은 아니었다. 우리끼리는 닭날개 자세라고 부르는 섹스 형태가 있었는데, 한번은 재래 시장에 같이 갔다가, 모가지가 없는 닭을 통째로 튀겨낸 자세를 보고, 둘이서 가가대소를 하며 만든 이름 이었는데, 내 목에 흠씬 안겨서 가랭이를 활짝 벌린채, 나의 직립 자세에 의지해서, 씹구녕을 좇대에 들이박는 스타일이었고, 자신의 모습이 마치 그 튀겨놓은 닭모양과 흡사하다고 붙인 것이기도 했다. 나야 든든한 두 팔로 그녀의 튼실한 가랭이를 양쪽으로 걸어 벌리면 그 뿐, 더 이상 애쓸 것은 없었지만, 체력이 졸나 빠른 시간안에 소모된다는 좇같은 제약이 있었다. 이 자세의 장점과 단점을 예로 들자면, 내 체력의 한계에 도달할 경우, 침대 위에서라면 내팽게치고, 또 다른 체위로의 전환이 용이 했지만, 욕실에서는 내떤지기도 뭐하고, 비리비리 내려 놓기도 뻘쭘해서, 기어이 질질대며, 침대로 걸어가서 마무리를 해야하는 약점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자세를 욕실이건, 침대 위에서건 마다하지 않는 그녀의 이유는 딴 데 있었다.

‘자기가 내 위에서 열씸히 박는 자세...좋아,좋아...근데...내 씹구녕이 생긴 게, 아마 후굴 인가g....닭날개로 펼쳐야만, 저 끝까지 막힘없이 쑤셔 지는 거 있징? 아유...아주 허벌나요, 허벌나...’

그래서 그런지, 그 어떤 자세로 그녀와 섹스를 나누어도 애액이 넘치는 법은 없었지만, 이 닭날개 자세만큼은 기어이 방바닥에 지지래를 해놓는 경향이 다분했다. 남자는 정액으로 그 마침표를 찍지만, 난 항상 그녀와 섹스를 하면서 그녀를 향해,

‘넌 도대체, 맺고 끝는 게 없어...허구헌날 끝났다 싶으면 젤젤젤....꺼뻑 돌아가셨나 싶어서 살펴보면, 또 질질질....이건 뭐 도돌이표도 아니고, 다중 쉼표도 아니고설랑, 끝을 볼 줄을 몰라요.’

‘그게 여자의 강점 아니겠어용? 보지가 왜 보지겠어? 보면 볼수록 지지리도 질리게 들러붙는다고 해서 보지잖아? 내가 자기를 왜 못 끊는지, 이유를 알려주까? 들러 붙어두 예전 아새끼들은 깨갱하며, 꼬꾸라지는데, 자기는 들이댈수록 더 박아대니, 나 이거야 원, 이걸 잘했다고 응댕이를 뚜들겨 줘야해, 아님, 그 미친갱이 좇대가리 좀 치우라고 발악을 해야돼! 난 서슴없이 전자에 올인이시와요.... 내가 그럼 그 상황에서 눈 똥그랗게 뜨고, 내 보지 안에서 씨벌떡 거려서 좋아 죽겠는데, 팔다리 풀렸다고, 거 TV선전에도 있잖수, 오빠 뭐해? 라고 외칠까? 아닐세, 이 양반아....ㅋㅋ’

그녀는 자신의 느낌에 솔직하다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었고, 나도 그게 그닥 싫지는 않다. 다만, 남들이 개입된다는 상황을 가정해 본다면, 아마도 그런 상대라면 한번 돌려 먹읍세 하면서 덤벼들 것이 뻔했기에 나 스스로 조심이 될 뿐이었다. 어째서 여자가 스스로 섹스에 자유롭다는 의미가 남자들에겐 개갈보의 표상처럼 해석되는 것인지, 그 대가리 속을 한번 헤쉬테그 해보고 싶기는 하다. 하긴 #표 붙여봐야 그런 대가리들이 메타데이타로 변할지는 알 수 없어도....

‘그만 쫌, 나가지?’

쫌 이란 단어가 부사 인지, 형용사 인지 나는 모른다. 그렇지만, 그 한 음절에 그녀는 많은 감정을 실을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 쫌이 가벼운 스타카토 음절로 끊어 질 때는, 기분이 통통 튀는 것이고, 길고 끝이 강한 악센트로 귀결 될때는, 냉큼 명령에 복종하는 편이 나았다. 그렇지 않을 경우의 불이익은 누구나가 다 아는 그런 결말이고, 그걸 풀어 내는 데에는 오지리게 힘든 과정이 수반되는 개미지옥이 버티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불같이 떡을 치고 있었어도, 나의 모든 행위는 당위성을 상실했고, 나를 향한 모든 통칭에는 앞대가리에 개짜가 꼭 붙어 다니는 그 황망함.....

‘머리를 말리고 올 껄 그랬남?’

이렇게 외모가 흐트러지는 것을 걱정하는 것은 좋은 징조 였다. 타올로 몸을 닦지도 않은 채, 나와 그녀는 춤을 추듯이, 닭날개의 형태로 어우러지면서, 침대로 직행하는 것이 보통 이었다. 이때는 욕실에서 쫌 이라는 추임새를 아주 신속하게 분석할 줄 아는 민첩성을 필요로 한다. 만일 기분이 저조 했다면, 침대 위에 그녀를 패대기질 쳐서는 그걸로 막장 드라마 레디고 였다. 그럴 때는 생전 처음 애기 보듬듯이-허리에 졸나 무리가 가기는 해도- 슬로우 비디오로 그녀를 침대에 살포시 뉘여야 한다. 이때, 그녀가 좋아하는 코스는 베개 챙겨주기.....침대에 누워서 내가 챙겨주는 베개를 머리에 받쳐주든, 허리 밑에 쑤셔 넣고 쿠션으로 사용하든 말든, 그 타이밍에서는 그런 오버된 친절이 결국, 그녀의 비명을 유도하는 견인차가 되었으니까 말이다.

‘자기야,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 어쩌구 하는 말 절대 하지 말자...응?’

‘그럼 뭐 하까?’

‘떡이나 치는 거지 뭐...몰라? 모르면 내 갈켜주지롱!’

내가 그녀에게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점을 꼽으라면 바로 이 점이기도 했다. 뻔한 드라마 대사치는 것들이나, 억지 멜로로 삼류영화 찍어대는 치들은 곧잘,

%자기가 나 사랑하는 건 아는데, 언제 였을까? 내 이 두 귀로 사랑한다는 말, 들어 본지가...%

그녀는 그런 년들의 두 귓짝을 양손으로 잡고 좌우로 쫙 찢어 놓고 싶다고 했었다. 도대체 지들이 머리만 길게 기르면 남자들이 다 뻑이 가는 줄 알고 있고, 지들이 핫팬츠만 껴 입으면 지나가는 남자들이 모두 몰카 들이댈 것처럼 앙탈 부리는 것들, 게다가 무조건 떡칠해대며 발라재껴도 그게 화장빨인지 딴 사람들은 절대 모를 거라고 시침 뻑따는 것들이 모두 그 종자들이라고 우기긴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난 그녀를 향해 머리결이 곱다느니, 얼굴빛이 상큼해 보인다는 둥, 쭉 뻣은 각선미가 눈에 부신다는 등의 개멘트를 날리는 수고를 겪지는 않고 지낸다.

‘자기야, 그래 봐야, 그게 귀빵맹이에다 대고 하는 좇거튼 립서비스 인거, 알만한 년들은 다 아는데도 불구하고, 대놓고 요구하는 그 후안무치는 뭐냔 말이쥐...그래 쒸발, 나 육덕이다, 왜? 그게 어때서? 싫으면 쭉빵 따라가서 고생 직살나게 하든가....난 그렇다. 다 생긴대로 좋아하는 짝이 있게 마련이고, 없으면, 니이미 나중에 돈 벌어서 여린 새싹 같은 좇대가리들, 우리집 마당 텃밭에 상추처럼 졸졸이 심어놓고 살지 뭐...어려울 거 없쓰....’

한편으로는 그녀의 그런 여유가 부럽기는 했다. 사실 난 그녀를 만나기 전에, 수 많은 여자들을 향해, 섹스를 하면서 사랑한다는 대사를 셀 수도 없이 남발하기는 했었다. 상대도 그게 쌩쑈에다 쌩거짓뿌렁인지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그 순간의 추임새처럼 튀어나오는 망발이라 할지라도, 그녀들의 눈자위가 휘뜩 뒤집어 질때는 바로 그 챤스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쫌 다르긴 하다.

‘아니 섹스를 뻐꾸기로 절대평가 하는 미친년들이 바보지, 섹스를 어떻게 우회 벤치마킹으로 점수를 주느냐고요, 내말은...길러진 수재는 타고난 천재를 절대 못 이기는 법이거든...길러진 수재도 못되는 쉐이들을 가랭이에 끼고설랑, 개수작도 유분수지, 그렇게 사랑 타령 할 거 같으면, 아예 길거리에서 프리허그 허다 눈 맞는 쇄끼랑 콘돔 없이 자보지? 그래도 첫눈에 반해서, 사랑에 눈이 멀어 내 보지 돌렸네 하는 말이 나오나?...사랑은 무슨 개뿔...다 살아봐야 맛을 알고, 뒈져봐야 끝을 안다고, 살다보면 정들고, 정 없으면 쫑나고, 그래도 살고 싶으면, 의리로, 동료애로 불쌍히 바라봐 주고...뭐 그러면서 사는 거 아니겄어요?’

하여간 그녀의 신랄한 논리는 내가 파고들 틈이 없었고, 섹스를 하는 도중에도 우리는 이런 건조한 논쟁을 나누면서도, 씹떡질의 운율이 조금도 쳐지는 법이 없었다.

‘아후...자기 근육은....몸이....살이...’

‘말을 해, 말을...왜...말을 못해? 네가 홍길순 이니?....’

‘지금 내가 제정신으로...말 섞게...생겼니?..그러니, 떡칠때 조년히 대화하자는 년, 다 니기미야...정신이 획까닥 돌고 있는데, 욕이나 안쳐나오면 다행이지....뭔 놈의 대화....아효...보지야...이게 아픈거야, 아님 좋은 거야...누구 아는 사람 갈켜 줘봐잉...’

그건 좋은 게 분명했다. 사람의 찡그림과 웃음 사이에는 묘한 어울림과 유사성이 있다고 하질 않던가? 그녀의 표정변화는 항상 신비로왔고, 꽐라가 되었을때 만큼 버라이어티 하다고 볼 수 있었다.

‘욱윽....내일 아침에....씹구녕 헐랭이 되면...너 주우거!....쒸발넘..어디 있다 이제사 나타나서....이렇게 보지에다 민방우 훈련을 시키나?....어그그.....’

‘그러게, 평소에...헉헉...선행도 쫌 하고...윽윽....덕도 쌓고...윽윽....차카게 쫌 살지.....올바른 사람 맹글려는 사회적 의지가 이렇게도 없나?...윽윽...그러니 나라도 혼낼 밖에....다 이기 사랑의 매인거, 잘 아시쥬?...윽윽... 뭐 쫌 부족하다 싶으믄...억억.... 보지에 설탕 한스푼 더 드려유?’

그녀와 난, 정말 되도 않는 대화를 하면서 섹질을 하는 지라, 거사를 치루고 나면 정신이 하나도 없는 것이 보통이었다.

‘자, 이제 돌리시고....’
‘자, 앞으로 나란히....’
‘자, 뒤로 쭉쭉이....’
‘자, 하늘보고 깜빡깜빡...’

난 내 입에서 나오는 구령이 마치 때밀이 아쟈씨들의 그것과 너무 동일시 되어 웃음이 터진 일이 많았다. 그녀의 취향은 오로지 다양한 체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쾌감중추의 끝판왕 이었기는 해도, 그 요구가 지저분 하다거나, 난잡하게 느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 머리가 뺑글뺑글 돌아봐야, 윽윽....물총만 일찍 때리지 별 수 있니? 섹스와 함께, 윽윽....인문학도 섭렵허고,윽윽윽...인생도 통찰하는....이 노련미....’

‘자기는 언제나 섹스할 때는 단어가 유식해 지드라...어그그그극...몸뚱아리는 완전 노가단데...어그그그....’

우리는 속궁합에 대해서 별로 생각해 보진 않았다. 그저, 허심탄회 시럽게 서로의 섹스를 깔맞춤했다 정도로 평가했으니까. 앞으로 또 어떤 상대를 만나, 섹스라는 코드를 공유할지는 몰라도 여태까지 만나본 상대들 중에서는 가장 솔직한 공통분모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볼 뿐이었다.

‘그래, 요즘 넌 뭐하셔?...윽윽....윽...’

‘어그그... 내 보지....이렇게 쑤셔박다, 내일 일도 못하고, 윽윽윽.... 몸이락두 쑤셔대면 너 주거어...으그그그...이걸 내칠 수도 없고....그렇다고..으그그그...이 좋은 걸 하지 말자고 할 수도 없고....’

‘요즘 뭐 하냐니깐?’

‘윽윽....뭐하긴...씹구녕 빠지게...일한다 왜?...윽윽윽...알면서...으그그그....그만, 그만...뒤로 쫌 하자...이러다 치골이락두 아작나면 깁스도 못해....아효...못된 새끼....막질 않으면 주구장창 좋은 줄 알고..윽윽윽윽 계속 박아대....’

‘일?..헉헉...일은 뭔일?’

‘그럼 넌?....척....척.......척........척.........아효...점점 지치시나 봐요? 점심 자시고 하시게?....윽윽윽윽....고물 떨어지기 무섭다고....바로 또 저따우로 박아대지?...너 벌 받는다....사람이 정도가 있스야지?’
누가 방 밖에서 엿듣는다고 해도 당췌 나와 그녀의 대화는 이런 모텔방에서 들려올 주제와는 영 거리가 있어 보였어도 우린 멈춤도 없이 씨부려대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 이었다.

‘말도 모르니? 대도무문에다 곁들여 돌아댕기는말 ,음문개도(淫門開刀)라고....윽윽....헉헉....’

‘음문은 알겠는데, 개도는 뭐래? 으그그그극....개쇄끼가 연다...뭐 그런?...으그그그....’

‘열 개짜에 칼 도짜....자고로...윽윽....보지는 칼 같이 생긴 좇으로 열어재낀다. 뭐 그런 말이쥐....’

‘아효....졸나 무식한 쇄끼가...으그으그....유식한 프로 맡았다고 저지랄을 떠니...윽윽....내가 미치지....너 국장 됐다가는..아주..나라 말아 잡숫겠다?..윽윽윽.....’

‘헉헉....ㅎㅎ...넌 또 어떻구?..그따구로 드라마 돌리다가 너만 좇된다, 아니?’

‘아효....그래서? 윽윽윽윽....왜? 바로 뉘여서 어떻게 하려구?’

‘어떻게 하긴....너랑 나랑 그냥 미추어 버리는 거이지....섹스 뭐 있어? 하다보면 즐거운 거이지...’

그녀와 나는 미션이라는 체위를 통해, 극렬한 오르가즘을 통폐합 시키는 것을 가장 선호하는 편이었다. 그를 통해 나와 그녀의 쾌감은 절정을 통과 하면서, 서로의 가슴 속에 눌려 있었던 불협화음의 앙금들을 속시원하게 털어 놓고, 기어이 나락으로 자지러드는 그 아삼삼한 느낌에 서로가 중독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에....

‘윽윽윽....으그그그극......그래......이번 시즌은 엄마.....엄마...엄마...아갸갸갸갸각.....’

‘헉헉헉헉....헉헉헉헉....억억억....그래 우린 이번에....잡놈...잡년 데려다가......기냥....윽윽윽.... 쳐멕인단다....쳐멕여...악악아강강.......’

나와 그녀의 오르가즘은 서로를 향해 내뱉는 언어속에서 가슴이 뻥 뚫리는 쾌감과 함께 침대속으로 분연히 침몰해 간다. 그 사이에 우리 두 사람은 사랑한다는 단어는 내비친 적도 없고, 그렇다고 서로를 칭찬하느라, 손발이 오그라들 틈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쓰잘데기 없는 감정싸움으로 기력을 소모하지도 않았으며, 제3자가 옆에 있었어도 그냥 섹스로 보였을 행위만이 오갔을 뿐이었다.

‘자기야, 담배 쫌 줘봐...여기서 펴도 된다디? 이거 무인모텔이라 나중에 내 카드 영수증으로 벌금 리고 그러는 거 아니니?’

‘그럴리가? 그럼 창문을 저따우로 달아놨겠어? 그리고, 재떨이는 이 화장대 안에 왜 넣어 뒀겠니?’

‘하긴....근데 너희두 참 대가리들 없나부다. 아니, 이눔 저년 할 거 없이 죄다 요리프로 한다고 너희두 장단 맞출 건 또 뭐래?’

‘그러게나 말이다. 이번에는 생방중에 방청객 데불고 나와서 쳐멕이신단다. 하도 그딴 요리 내가 해보니 좇도 안되던걸요 하는 댓글 땜시, 국장이 총대 쥐기로 했쓰...끝났쓰...난 몰르고.....ㅋㅋ..그건 그렇다쳐도, 또 그거야?’

‘누가 뭐래니? 그렇게나 필력들이 없나? 아주 이번 씨즌에는 엄마로 도배다 도배....다음 개편때는 뭘로 들고 나올런지....아주 퓨전 조선 활극이 한바탕 돌드만, 이젠 강시도 나올 판이다야, 이제 슬슬 재벌 아쟈씨들 뒤꼭지 가려울 시절이 오긴 헐텐데.....’

나와 그녀는 다른 방송사에서 일하면서 개편때마다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로 밤을 지새는 사이인 게다. 그러다 보니 ,이 방송에서 뜰거라던 드라마, 저기서 비스무그리하게 베껴대고, 저기서 튀어올랐던 예능, 이 방송에서 뺑끼치다 좇되는 경우가, 바로 나와 그녀 사이에서 오가는 고급 정보들이 방송가를 넘나들었기 때문이란 것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저 아무 생각 없는 시청자들은 우연이 필연을 낳고, 지금 즈음엔 저런 얘기가 잘 먹혀 들어가지 라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건만 고맙게도 스스로를 세뇌시켜가며, 방송을 보아주기에 있을 수 있는 일들 이었다. 누굴 탓하겠는가? 그저 그 단순한 한마디 뒤에 버티고 앉아서 목숨걸고 제작질을 하는 사람을 탓해봐야 소용은 없었다. 왜냐하면 개편은 모든 방송사들에게 동질적인 물갈이 였고, 기대시청률을 위한 저마다의 동시 선전포고이자, 무기 재장전 이었기 때문이었다. 서로 옷을 갈아 입으면서도, 섹스는 뒤끝 없이 흔쾌했어도, 그래도 가슴속에 앙금처럼 남은 것은 표현하기 힘든 묘한 찝찝함 이었다.

‘여기저기 그놈이 그년 같아 보여도, 그려려니 하고 누군가는 또 보겠지.....’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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