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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로리 - 13부

관리자 0 4759


0. 어떤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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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숫자 13화를 피하기 위해 쉬어가는 이야기 한 편 집어넣습니다.

(맞습니다. 핑계…-_-)



참고로, 이 이야기는 ‘노리로리’ 등장인물에 의해 묘사되는 얘기가 아닙니다.

즉, ‘노리로리’의 내용과는 전혀, 완전히, 절대, 눈곱만큼도 관계 없는

사이드 스토리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재미로 읽으시고, 다음 연재가 시작되면 싹 잊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곧 본편 14화. She will be loved 가 올라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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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을 꺼냈다.



“너… 과외샘 말인데…”

“오빠…?! …왜?”



순간 그녀의 표정이 아찔하게 밝아졌다가 돌아왔다.

굉장히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맑은 눈에 어린 몽롱한 느낌.

난 한 번도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본 적이 없었다.

분하지만.

분하지만…



“아니, 잘 가르치냐구.”

“에이, 머야, 심각한 얼굴로 물어보길래 뭔가 했네.”

“…….”

“머 대충… 아~아, 요새 이거 해와라 저거 해와라 숙제 내주고 짱 귀찮아.”

“그래…”



귀찮다는 듯 입을 삐죽 내미는 그녀.

하지만 그녀가 누구에 대해 얘기할 때 저런 귀여운 표정을 지은 적이 있었던가?

내가 아는 노리는 누구 얘기를 하더라도, 대체로 무관심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전화기를 쥔 내 손이 부르르 떨린다.



“정말… 귀찮아 죽겠다니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무엇을 상상하는지 그녀의 얼굴은 엷게 달아올라 있다.

진짜 좋아하는구나. 너… 그 남자를…



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 사진을…)













“……사진을, 사진을…어떻게 할까.”



아, 잘 안되네.

역시 여자의 심리를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일찍 일어났네… 어, 글 쓰고 있는 거야?”



한 시간 넘게 노려보고 있는 노트북 화면 너머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그제서야 마법에서 깨어난 것처럼 15인치 화면에서 눈을 떼고 머리를 흔든다.



“오늘까지 올려야 하거든. 금요일까지…”

“오늘 목요일이잖아.”

“한국은 금요일이야.”

“흐음… 하긴 웬일로 일찍 일어났다 했지.”



어느새 책상을 돌아 내 뒤로 다가온 그녀. 목까지만 내려온 그녀의 짧은 머리카락이 내 귀를 스친다.

방금 샤워를 하고 나왔는지 아직 물기가 어린 것 같다.

내 후각을 자극하는 이국적인 샴푸 냄새. 이건… 파파야향일까.



“천천히 쓰지 그래? 데드라인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

“아니 그래도… 독자들에게 나름대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에이, 몇 명이나 읽는다구 그래.”

“내 글 아마 몇 만 명 정도 읽을걸?”

“정말?”



생각보다 많다고 생각했는지 그녀의 눈이 휘둥그래진다.



“흐음… 그 때 쓰던 그거야? 그… 롤리타?”



으윽, 롤리타라니…….



“뭐… 롤리타는 아니지만 좌우간 그거 맞아.”

“어디 볼까…”



그녀는 자연스레 내 어깨에 팔을 두르며 화면을 응시한다.

봉긋한 가슴이 내 등을 지긋이 눌러온다. 우웃.

야릇해지는 내 표정은 개의치 않고 이것저것 지시하는 그녀.



“어, 스크롤 좀 더 내려봐. 오호…”

“……. 너무 자세히 읽지 마.”



사실 그녀에겐 글 초반부를 보여주고 조언을 받은 적이 있다. 전에 이메일로…

그래도 역시 아는 사람한테 직접 보여주는 것은 좀 긴장된다.

윽, 조금 있으면 남녀 주인공이 관계를 갖는 장면도 나올 텐데…

…민망하군.



“이그, 자세히도 썼네. 남자들은 어린 여자가 그렇게 좋은가?”

“어… 난 아냐.”

“아니긴 뭐가 아냐. 니 소설 보면 뻔한데.”

“아냐… 난 이렇게 섹시하고 성숙한 스타일이 좋아.”



난 마우스에서 손을 떼고 두 손으로 그녀의 몸을 어루만진다.

참으로 시기 적절한 대응에 그녀의 얼굴이 싱겁게 풀어진다.



“섹시하면 뭐하냐, 낼 모레면 서른인데.”

“아냐, 아직 여대생처럼 보인다니까.”

“…정말?”

“나 거짓말 잘 못해.”



운동을 열심히 해서인지 그녀의 갈색 피부는 탄력이 넘친다.

난 그녀의 매끄러운 팔을 매만지는 것을 좋아한다.



“야, 그래두 너랑 같이 다니면 100% 내가 연상으로 보인다.”

“뭐 어때, 연상 맞잖아.”

“그래도 좀 그래.”

“미안하게 됐습니다 누님. 어려 보여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도 그녀의 눈은 모니터 화면에 고정되어 있다.



“여기 이 부분… 내가 얘라면 그 사진 안 보여줄 거야. 얘 같은 타입은 지가 좋아하는 애한테 상처 줄 것 같진 않거든. 육체적으로 강한 애들이 생각보다 어려서…”

“…여려서…?”

“아, 그래, 여리거든. 여자애들끼리면 더 그렇지.”

“그런가… 알았어.”



귀중한 조언 덕택에 22화째가 거의 마무리되어 간다.

정신없이 자판을 두드려대는 나를 보면서, 그녀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는 수건을 흔들며 돌아선다.



……

내가 방학 때마다 짧게나마 하와이를 방문하는 것은 그녀, 나리 때문이다.

그녀가 한국을 떠나 낯선 곳으로 온 지도 어언 십 수년.

여러 모로 미국사람 다 된 그녀였지만 아직 한국어는 능숙하다.

한국문학을 전공하고 있어서 그런 걸까.



몇 년 전, 그녀가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나는 그녀의 자태에 넋을 잃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어렸을 적 근처에서 가끔 만나 놀던 말괄량이 소녀가 아니었다.

미국 가고 못 만난 지 10년도 더 시간이 흐른 뒤, 그녀는 완벽한 여인이 되어 있었다.

보기 좋게 그을린 건강한 갈색 피부.

얇은 티셔츠를 뚫고 나올 듯한 양감 넘치는 가슴.

짧은 청반바지 아래로 길게 쭉 뻗은 다리…

아무리 내가 당시 군바리였고 객관적인 판단이 불가능했다손 치더라도, 그녀의 섹시한 매력은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다.

‘양년 같다’는 주변 어른들의 핀잔에 이후 한국에선 내내 수수한 차림새로 다니긴 했지만…



몇 달 후의 제대와 더불어 나는 하와이에서 다시 그녀의 자태를 접할 수 있었다.

그 때는 훨씬 깊은 곳까지…



“…무슨 생각해?”

“……아.”



막 처음 그녀를 안던 순간을 떠올리던 중, 운전하던 그녀가 내게 물었다.



“그냥, 옛날 생각.”

“후후, 너 나 꼬시던 날? 저기서…”



그녀가 턱으로 가리킨 곳은 와이키키에서 좀 떨어진 알라모아나 해변이었다.

벌써 여기까지 왔나.



“으, 으응…”

“야, 아직도 그 때 생각하면서 얼굴 빨개지냐, 애도 참, 순진하긴…”

“아, 아냐… 빨개지긴 뭘…”

“이런 애가 무슨 배짱으로 일 저질렀나 몰라. 후후…”



사실 회상하던 것은 그녀랑 처음 자던 순간이었지만.

뭐, 그게 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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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로 신비한 보랏빛 하늘이 펼쳐지고, 드문드문 꽂혀 있는 횃불엔 벌써 불이 밝혀져 있다.

처음 보는 현란한 색상의 하늘 밑으로, 그녀가 물 속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와… 멋지다…”

“그치…? 근데 난 너무 자주 봐서 이제…”

“아니, 누나 말야.”

“…어머, 얘도 참…!”



그녀는 의외로 쑥스러워하더니, 귀엽다는 듯이 내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춰 주었다.

그 때 내게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나는 그녀의 몸을 안고 입에 키스를 했던 것이다.



“읍… 얘, 얘…!!”

“나… 나리 누나가 좋다. 알고 있었지?”

“……야아…너…”

“누나도 좋으면서…하핫”



내 갑작스런 고백에 당황해 하며 시선을 돌리던 그녀.

말을 잊은 듯, 몸둘 바를 몰라 하고 있었다.



“뭐야… 갑자기… 응…”



나는 다시금 그녀의 입에 가볍게 입맞춤을 해 주고 잽싸게 먼저 옷을 갈아입으러 나갔다.

그녀에게서 싫다는 반응은 없었다.

……

…그녀와 내가 깊은 관계가 된 것은, 그 다음날 저녁이었다.

창 밖으로 그 미치도록 몽환적인, 보랏빛 하늘을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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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모아나 해변은 2년 전 그 때와 별로 변한 게 없어 보인다.

하얀 백사장, 파도 없이 파아란 바다.

하긴 반 년만 안 봐도 변해 버리는 서울과는 다르겠지.

문득, 그 날의 다소 유치하고도 뻔뻔한 고백이 떠올라 절로 웃음이 난다.



“우리 수영할래…?”

“이렇게 일찍?”

“뭐 어때. 수영하다 집에 가면 금방 저녁 돼.”

“그러지 뭐.”



근처에 차를 댄 뒤, 우리는 곧바로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탱크탑과 바지를 벗으니 바로 하얀 비키니 차림이 되는 그녀.



“와, 처음부터 입고 있었어?”

“그럼. 모처럼 너 왔는데 같이 수영 안하고 가면 섭하지.”



그녀의 하얀 비키니… 분명 2년 전에 내가 고백하던 순간에 입고 있던 것이다.

그 때와 다름 없는 그녀 몸매의 굴곡이 눈부시다.



“빨랑 와아~”

“자, 잠깐만…”



뜨거운 모래밭에 비해, 바닷물은 꽤나 차가웠다.



……

……

“캬~ 좋구나~”

“숙녀가 캬~가 뭐야. 아저씨같이.”

“뭐 어때~. 히히, 역시 수영하고 샤워한 담에 하는 맥주 한 잔은 끝내준다니까…”



집에 돌아와서 샤워한 뒤, 우리는 맥주 몇 캔을 꺼내 마시기 시작했다.

그녀 말마따나 운동 후의 시원한 맥주는 맛이 남다르다.



“후우…”



머리가 채 마르지도 않은 그녀의 얼굴이 벌써 발갛게 달아오른다.

달아오른 얼굴을 식혀 주는 창문 너머 선선한 저녁 바람이 감미롭다.

지나치게 조용한 동네라서, 야자수가 흔들리는 소리까지 들릴 지경이다.



문득, 여기 영원히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 공부 그만두고 취직이나 할까.”

“왜에? 집에서 취직하래?”

“글쎄… 모르겠어. 내가 공부 진짜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

“그리고 취직해서 빨리 돈 벌면 여기도 더 자주 올 수 있을 거 아냐.”

“…얘도 참…”



그녀가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는다.



“취직하면 그렇게 휴가 자주 받을 수 있을 것 같애? 그래 봤자 지금 오는 정도지…”

“그럴까…?”

“그리고 공부 관두지 마. 나 네 전공 얘기 듣는 거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녀가 나를 그윽하게 바라본다.

그녀와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난 가끔 내 관심분야에 대해 이야기해주곤 했다.

차 안에서, 식탁에서, 침대 위에서.

보통 따분해하는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그녀는 열심히 들어주었다.

난 그녀가 인내심이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들어보니 진짜 흥미로웠던 모양이다.



“그래…?”

“그럼. 그리고 진짜 여기 오래 있구 싶으면… 유학 오면 되잖아.”

“…아.”



유학이라.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게, 그럴 수도 있겠다.”

“그치?”

“근데… 나 영어 못하자나.”

“공부하면 되지.”

“아니 말은 쉬워도… 그게.”



생글생글 웃으며 유학 얘기를 꺼내던 그녀가 갑자기 침울해진다.



“하긴… 네가 유학 와서 여기 오래 있으면 뭐하겠냐…”

“…….”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는데.”



순간, 나는 해 줄 말을 찾지 못했다.

그녀가 꽤 많이 남아 있던 두 번째 맥주 캔을 다 들이킨다.



(딸그락…)



빈 캔을 던지듯 내려놓고 어두운 표정으로 일어서서 식탁을 벗어나는 그녀.

나는 반사적으로 따라 일어섰다.



“어, 어디…?”

“(피식) 화장실 간다. 따라오지 마.”



… 왠일인지 그녀의 볼일은 꽤나 오래 걸렸다.



……

왠지 침울한 분위기에서 저녁을 먹었다.

맥주를 마셔서 그런지 둘 다 깨작거리고만 있다.

빨개진 눈을 한 그녀가 먼저 입을 연다.



“아이씨 오늘 찌개 진짜 맛없네…”

“괜찮은데 뭘.”

“…너 걸프렌드 없어?”



문맥과는 동떨어진 그녀의 질문에 순간 움찔했다.



“…없어.”

“괜찮으니까 솔직하게 말해 봐. 서울에 여자친구 있지?”

“없대두. 여자친구는 많아도 애인은 없어.”



사실 진짜 없다.

그녀에 대한 의리를 지키려고 노력했다기보다… 뭐, 그냥.



“그러는 댁은?”

“나도 없다.”

“난 믿어 줄게.”

“사실 울 과에 자주 집적대는 코캐시언 한 명 있긴 한데…”

“…근데...”

“그냥… 싫어. 사귀기가.”



무표정하게 대답하는 그녀.

이내 숟가락을 내려놓더니 일어서서 나가버린다.



……

밥 먹는 사이에 날이 저물고 있었다.

여름이라 그런지 해가 늦게 떨어져서 7시가 훨씬 넘은 지금에야 놀이 지고 있다.



라나이(이 곳 사람들이 베란다를 이렇게 부른다)에 나와 있는 그녀는 아까보단 차분한 표정이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가 커피잔을 내밀었다.



“…고마워.”

“뭘요.”

“……미안해.”

“…….”



그 때와 똑같은 보라색 하늘을 배경으로, 그녀가 나를 본다.

그녀의 여전히 아름다운 얼굴에 왠지 모를 슬픔이 배어 있다.

…아니, 내가 그 슬픔을 모르면 말도 안 되는 것이지만.



커피를 마시면서 우리는 아무 말도 없었다.



“저기 말야, 여기 하늘빛 묘하지?”

“으응.”

“그냥 붉은 색 노을이 지는 게 아니라, 자주색이랑 보라색이 섞이면서 이상한 느낌을 줘.”

“…….”



나도 그래.

저 몽환적인 하늘을 볼 때마다, 정말 기분이 이상해.



“그게 말야. 붉은 노을은 대충 언제 사라질지 느낌이 오잖아. 근데 이 보라색 하늘은 그게 잘 안돼. 검은색에 가까워서 그런지, 넋을 놓고 있다 보면 금방 어둠 속이야.”

“…….”

“난, 그게 너무 무서워…”

“…누나.”

“정말, 미치도록 좋아하는데도…”



왠지 그녀가 울 것만 같다.

보라빛 하늘이 검어지기 전에, 나는 서둘러 그녀를 품에 안았다.



“흐읍…! 음…”

“하아, 누, 누나…!”



우린 앞다투어 서로의 입을 찾기 시작했고…

기나긴 키스가 끝난 다음, 서둘러 침실로 향했다.



……

몇 벌 안 되는 옷가지들을 벗어 던진 채, 우리는 침대 위에서 뒤엉켰다.

내 입이 스쳐간 그녀의 계곡은 어젯밤보다도 많이 젖어 있었고, 타는 듯 뜨거웠다.

이미 분기탱천한 나의 분신은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솟아올라 있었다.



“나…학…나도… 해줄게…”

“……우욱…”



나의 애무에 눈을 감고 약한 신음을 흘리고 있던 그녀가 가만히 일어난다.

침대 밑으로 기어가더니 조심스레 나의 물건을 입에 무는 그녀.

촉촉한 그녀의 입안이 느껴지면서 한 단계 위의 쾌락이 전해져 온다.



“으으…”



그녀가 주는 쾌락에 신음하면서, 나는 내 쪽으로 향한 그녀의 계곡에 손을 댄다.

어느 정도 젖은 그녀의 계곡은 내 손가락을 빨아들일 것만 같다.



“웁…?! 으음~!!”



갑자기 아래에서 전해지는 자극에 놀란 그녀가 미세하게 내 물건을 이빨로 물었다.

약간의 아픔과 함께 쾌락의 폭풍이 밀려왔다.



“어… 으윽!!”



나는 오히려 더 강렬해지는 그녀의 입속 빨아들임에 그만 자신을 억제하지 못했다.



“……!!!!!! 으윽…”

“우웁?!!!! 푸악… 캑… 콜록… 콜록…”



예고도 없이 입 안에서 분출이 시작되자, 그녀는 미처 뱉어내지 못하고 걸린 정액을 삼키며 괴로워했다.



“헉… 미, 미안…”

“괘, 괜찮아…”



전에도 몇 번 그녀가 입으로 해주긴 했지만, 입 안에서 폭발시킨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입을 닦은 뒤, 그녀가 엷게 미소를 지으며 내게 몸을 붙여 왔다.



“그렇게 좋았어?”

“으…응.”

“후후…”



기쁜 듯 내 가슴을 쓰다듬는 그녀. 몸에 와 닿는 그녀의 피부가 보드랍고 매끄럽다.

매끄러운 그녀의 등과 도드라진 엉덩이를 어루만지고 있다 보니 금새 다시 일어서는 나의 물건.

내 하체를 내려다보던 그녀가 재미있다는 듯이 말한다.



“히히, 건강하네… 역시 젊음이 좋아~”

“겨우 두 살 많으면서 노인네같이 말하긴…”

“뭐야 그건.”



그녀가 웃다가 살짝 눈을 흘기고는 다시 내 분신을 빨기 시작한다.

으음, 역시 기분 좋다.



“추웁… 후, 이제… 할게…”

“응~”



내 대답이 떨어지기도 전에 냉큼 내 위로 올라 앉는 그녀.

다시 빨갛게 부풀어오른 막대기를, 젖은 입구에 몇 번 문지르고는 주저앉는다.



“으으음~!”

“허억… 어…”



입과는 전혀 다른 그녀의 뜨거운 구멍이 나의 분신을 삼켰다.

뜨겁고, 축축하고, 쫄깃한 감촉…



(척… 처억…)



그녀는 처음부터 위로 올라가는 것을 좋아했다.

이상하게도 항상 마지막 순간엔 내가 올라가곤 했지만…



“아…으으음~”



그런데 이상하게 뭔가 빠진 느낌이 든다. 뭐지?

…이런…!



“아… 아흐…”

“저…저기… 우리 그거…!”

“항…하이… 뭐…?”

“코…콘돔 안 했잖아… 헉…”



갈색의 탐스러운 몸을 정신없이 흔들고 있는 그녀에게 힘겹게 말을 건다.



“모… 몰라… 하앙… 나중에 밖에… 해… 아이… 아아~!”

“허…헉… 그, 그래… 으윽…”



눈 앞에서 흔들리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 앞에서, 나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눈을 감은 채 가만히 벌린 그녀의 입술에서는 알 수 없는 신음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 지쳤는지 점차 그녀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 같다.

나는 몸을 일으켜 앉은 자세로 그녀를 안았다.



(쪼옥)



가볍게 입을 맞추자 그녀가 감았던 눈을 뜨면서 배시시 웃음짓는다.

그녀의 몸을 밀어 눕힌 다음, 내 쪽에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퍽… 퍽…)



“아…아아~! 으음… 하…”

“헉… 헉… 후우…”



얼마쯤 움직였을까. 그녀의 옥문이 서서히, 강하게 조여오기 시작했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

몸을 굽혀 그녀의 가슴을 빨면서, 허리를 계속 돌렸다.



“아~! 아! 아!! 아~!!!!”

“으흑… 헉…”



벌써 한번 사정했지만 이런 식으로 조여대면 오래 버틸 수 없다.

내 침으로 젖은 그녀의 가슴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어지러이 흔들린다.



“이, 아, 아~ 으음~~!”

“허…헉… 나, 나올 것 같아…!! …으읍…!!”



나의 급박한 목소리를 듣자마자 내 목을 감싸 안으며 강렬하게 입맞춤을 해 오는 그녀.



(위… 위험해…)



허리를 들어야 한다… 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그녀의 긴 다리가 내 허리를 조르고 있었다.

입과 허리를 모두 봉쇄당한 채, 나는 그녀의 뜨겁게 옥죄어오는 구멍을 느꼈다.



“우… 우웁… 푸아… 헉~!!!!”



그녀의 뜨거운 혀로부터 풀려났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나는 마지막 힘을 다하여 허리를 몇 번 흔든 뒤, 모든 것을 그녀 안에 쏟아내었다.



“아으…흑…”

“으윽……!!!!!”



(툭…툭… 투툭…)



……

영혼이 빠져나갈 것만 같던 격렬한 사정이 끝났다.

줄어든 물건을 빼내고, 숨을 가라앉히며 그녀에게 속삭인다.



“헉…헉… 후… 어, 어쩌려고 그랬어…?”

“하아, 하… 머…멀...?”

“뭐라니… 안에… 했잖아…. 임신하면 어쩌려구…?”

“……나 임신하는 게 그렇게 무서워…?”



순간 등골이 오싹해진다. 나와 그녀의 아이…



“아니, 그게 아니라…”

“난 네 애 생겨도 좋은데…”

“…….”

“나랑 너 닮으면 틀림없이 귀여울 거야… 그치?”

“…지금 무슨 얘길 하는 거야.”



내가 심각한 얼굴로 말하자, 그녀가 순간 피식 웃기 시작한다.



“후훗, 사실은 오늘 안전한 날이야. 너 여기 오기 바로 전날에 생리했어.”

“……뭐야...도대체.”

“놀랐지…? 하하… 하…”



깜짝 놀랐잖아. 사람도 참.

그런데, 장난스런 표정을 짓던 그녀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진다.



“…누나…?”

“아, 하하…흐…흑…”

“…….”

“흑… 흐흑…미, 미안해… 흑…”

“누나, 울지마… 미안해… 우리 나리 착하지… 쭈쭈쭈…”



나는 잔잔히 흔들리는 그녀의 풍만한 몸을 보듬은 채, 한동안을 그렇게 누워 있었다.



……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겠다.

어느 새 창 밖에서 아침 햇살이 눈을 찌르기 시작한다.

우리는 거의 동시에 눈을 떴다.



가볍게 입을 맞추고 다시금 그녀의 알몸을 끌어안았다.

어젯밤 무리한 관계로 다시 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기억해 두고 싶었다.

그녀의 촉감, 그녀의 체취, 그녀의 머릿결.

내가 그녀를 다시 만나러 올 때까지, 잊지 않도록.



또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녀가 내게서 떨어져, 이불로 몸을 가린 채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등을 돌린 채, 나직이 입을 떼었다.



“이제… 오지 마…”

“…왜…”

“오지 말라구. 이제… 나 그만 괴롭혀…”

“…….”

“나… 너 한번 왔다 가고 나면 너무 괴로워…”

“…알았어.”



난 알고 있다.

지난 겨울에도 우린 똑 같은 얘기를 했었지.

아마 다음 방학 때도, 난 이 이국의 섬으로 다시 날아와 같은 말을 들을 것이다.

분명히 그녀도 그걸 알고 있을 테지.



“알았어…”



뒤에서 그녀를 안고, 젖은 눈을 가만히 쓸어주면서 작게 뇌까렸다.

지금으로선 이런 거짓말 밖에는 할 수 없겠지.

그게 언제까지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

………

……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인천 공항에서 서울까지 돌아오는 길은 정말 멀고 피곤하다.

특히 서울 진입 후의 교통정체… 정말 싫다.

녹초가 된 몸으로 방에 들어와서 노트북부터 꺼낸다.

한국인은 어쩔 수 없는 인터넷 중독이다.



“휴우…”



그녀에게 잘 도착했다는 이멜을 보내고, 하루 늦게나마 소설 이번 주 연재분도 올렸다.

다음 주 세미나 준비는 좀 있다가 하고, 이제 부모님이나 만나 뵐까.

서랍 속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2번 버튼을 꾸욱 누른다.



“여보세요… 어머니? 저 지금 왔어요…”

“왔니? 잘 놀다 왔지? 방이냐?”

“네, 막 짐 풀었어요. 지금 뵈러 갈게요.”

“아유, 피곤한데 바로 올 거 없다... 아, 지금 니네 이모 와 있거든. 언니? 얘, 잠깐만 받아 봐라.”



때마침 이모가 오셨나 보군.



“어 이모? 네, 잘 다녀왔어요. 나리 누나도 잘 있죠. 아, 맞다. 누나가 늦었지만 어버이날 선물 이모한테 전해달라고 저한테 맡긴 거 있으니까, 가지 말고 계세요. 제가 곧 갈게요. 네.”



……

대충 옷을 갈아입고 다시 거리로 나섰다.

후덥지근한 날씨.

역시 7월의 초여름이라도 서울의 여름 날씨는 너무 습하다.

모자를 눌러쓴 내 얼굴 위로 어느 샌가 물방울이 맺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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