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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 2부

관리자 0 3601
2회 : 한국에서의 첫날 밤





차창밖을 내다보는 덕배의 눈에서는 지난 세월에 대한 감흥이 도시의 네온사인 불빛에따라 하나 둘씩 떠 오르다가 사라지고 있었다.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는 미국에서 한국까지의 긴 여정에 지쳐서인지...아니면 자신과의 섹스에 지쳐서인지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다.



여자의 잠자는 모습은 어린 아이처럼 평온해 보였다.



유리창에 희미하게 비친 덕배의 모습에서 옛날 어릴 적 모습을 찾아보기란 어려웠다.



잘 다듬어진 육체며....핸섬해 보이는 얼굴은 어딘지 모르게 귀족적인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어릴 적 덕배는 그리 크지않은 키에..까만 뿔테 안경을 꼈었고...그의 인상에 대한 거부감을 주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앞으로 삐죽 나오며 불규칙적으로 나열된 치아였다.



아마도 어릴 적 그러한 덕배의 모습을 상상한 사람이라면 지금 덕배의 모습에서 옛날 모습을 전혀 찾아볼수가 없을 것이다.



덕배는 자신의 외모와는 달리 머리가 상당히 영리해서 초등학교때 항상 올 수를 맞았던 수재였고...중학교에 올라가서도 전교에서 1등을 놓쳐 본 적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상이군인 인 아버지와 체력이 약하셨던 어머니...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과 함께 특이한 외모 때문에 친구들이 거의 없었으며 많은 주위 학생들로부터 따돌림과 함께 괴롭힘을 많이 당했었다.



그러다가 한국을 떠나게 된 결정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은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이 시작 될 때 쯤 이였다.



같은 반 친구의 미니 카세트가 없어진 사건이 체육시간이 지난 직후에 발생한 것이다.



당시에 문교부 정책이 바뀌어서인지 남,녀 공학으로 변한 학교가 많이 있었고...또한 남,녀

합반이 시행되는 학교도 많았는데 덕배의 학교가 그러했다.



미니카세트를 잊어버린 학생은 담임에게 신고를 했고 담임은 당연히 아이들의 소지품 검사를 했는데 그 카세트가 덕배의 책가방에서 나온 것이다.



졸지에 덕배는 도둑으로 낙인이 찍혔고 덕배는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고 변명했지만 그 누구도 그 사실을 인정하지는 않았었다.

덕배는 훈육실에 끌려가서 반성문을 쓰고 나왔다.



내일 부모님을 모시고 나오라는 담임을 말이 계속 귓전을 때렸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터벅 터벅 걷는데 눈물이 앞을 가렸다.



얼마나 걸었을까......?

한 골목길을 걷고 있을 때 아이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하아......그 새끼...오늘 담탱이에게 졸라 혼났을 거다!”



소리를 따라 덕배는 가는길을 멈추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씨벌 놈.....존나....뭐같은 새끼가......1등을 해....씨발놈 때문에 내가 우리 꼰대에게 혼날 것을 생각하니...........개새끼 존나 고소하다....”



아이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이야기와 웃음 소리와 함께 골목길을 울렸다.



미니카세트를 훔쳐 덕배의 가방에 몰래 집어넣은 놈은 민호라는 녀석이었는데 바로 덕배의 아버지가 다니는 건물의 주인 아들이었다.



하지만 원래 공부를 그리 잘하지 못하던 놈이었는데 항상 자신의 건물에서 경비나 서는 사람의 아들보다 공부를 못한다는 잔소리를 아버지에게 듣고 일을 꾸민 것이었다.



덕배는 그 무리의 아이들에게 달려갔다.

당시 덕배의 눈에는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었었다.



해병대 출신이었던 아버지에게서 어릴적부터 꾸준히 특공 무술을 배웠던 덕배는 그 동안 부모님 때문에 참아왔던 모든 울분을 그때 풀었었다.



이제껏 어떤 따돌림을 받더라도......누구에게 심하게 맞더라도,,,,한번도 자신의 주먹을 쓰지 않았지만 이때만은 달랐다.



덕배의 주먹과 발은 인정을 두지 않고 아이들의 얼굴과 몸뚱아리를 마음껏 짓 이겨놓았다.



그런 사건이 있은 후 덕배은 그 학교에 다시는 모습을 비추지 않았었다.













어느 새 덕배의 입에서 뿜어나 온 담배연기가 차창가에 부딪히다 사라지고 있었다.



여전히 소연이라는 아가씨는 침대에서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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