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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부는 내제자 - 30부

관리자 0 4993
이 작품은 성인을 대상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적절치 못한 내용입니다.

19세 미만인 사람은 절대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경고: 이 작품은 **넷에서만 연재합니다.

이 작품은 본인의 창작품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으로 옮겨가는 행위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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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 투 - 흑기사 2 ]



아직도 화끈거리는 얼굴을 식히지 못한채 동성은 건물을 빠져 나왔다. 찬바람이 불고 있었으나

그런 찬바람도 동성의 화끈거리는 얼굴을 식히기는 역 부족이었다. 동성은 그래도 군데 군데 불이

밝혀져 있긴하지만 화끈거리는 얼굴을 감출수 있는 어둠이 깔린 마당에 고마움을 느꼈다.

여전히 동성의 팔짱을 낀채 자신이 고집을 피워 그런 일을 저지르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자인지라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상미의 목덜미가 하얗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목덜미를 약간은 욕정이 담긴 눈으로 바라보다 조금전의 키스를 생각하자

자신도 모르게 실소를 지었다. 무슨 배짱으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이해가 가지않는 동성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런 말도 안되는 짓을 저지른 자신에게 은근히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제 거기 있던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이 아름다운 상미의 애인으로 완전히

각인시켜준 꼴이 된 것이었다. 한번 C.C로 공인되면 헤어짐을 공식 선언하기 전에는 모두들

인정하고 보호해 주듯이 자신들도 인정을 받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 훗!... 괜찮아요... "



" 으응?... 그래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는걸... 그러는 동성이는?... "



" 저야 당연히 괜찮죠... 오히려 뿌듯한 걸요... 그런데 누님 이제 큰일 났네... "



" 무슨?... "



" 몰라서 그래요?... 저하고 그런 일을 온 동네방네 떠든 격이니까 시집가기는 다 틀렸잖아요...

그런 짓을 한 누님을 누가 데리고 가겠어요... 어쩌나?... 노처녀로 늙게 생겼네... "



" 겨우 그거야?... 뭐! 아무도 안 데리고 가면 안가면 되지... 뭐가 걱정이야... 그리고 정 안되면

동성이하고 결혼하지 뭐!... 두번이나 내 입술을 훔치고... 또 동성이 말데로 온 동네방네

애인이라고 소문을 냈는데 설마 모른척은 안할거잖아... 안그래?... "



동성은 상미의 상태를 물었다. 조금은 걱정이 되는 동성이었다. 그런 동성의 물음에 고개를 드는

상미의 얼굴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런 상미의 얼굴을 보자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슬쩍 심술이 솟는

것을 느꼈다. 그런 마음이 들자 동성은 장난기가 발동하여 상미를 놀리듯 말을 건냈다.

그러나 동성은 오히려 상미의 전혀 예상치 못한 반격에 직면하고는 입만 쩍 벌렸다.

잠시 그렇게 경악의 눈으로 상미의 얼굴을 바라보던 동성은 졌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다음 순간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며 참을 수 없다는 듯 웃음이 터져 나왔다.



( 잘논다... 감히 날 엿먹이고도 잘도 놀고 있군... 어느 누구도 나 강석호를 건들이고 무사하지

못했어... 그건 아무리 상미 너라고 해도 예외가 될수 없어... 처절한 응징만이 남아있을 뿐이야

절대 그냥은 못넘어간다... 기대해라 상미야!... )



두 사람이 즐거운 웃음을 터트리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을때 한쪽에 몸을 숨긴체 이를 갈고 있는

석호라는 남자가 있었다. 두눈에 질투의 불꽃을 활활 태우면서...

그러나 아무것도 모른채 즐겁게 웃으며 서로에게 장난을 거는 상미와 동성이었다.

그런 세 사람을 다시 지켜보며 쓴 웃음을 짓고 있는 또 하나의 눈길이 있었다.



그는 상미와 동성의 그런 깜짝 놀랄만한 일을 지켜보며 벌써부터 석호의 동정을 살피고 있었다.

그리고는 질투에 불꽃을 피우는 석호를 보며 마치 재미있는 건수를 잡았다는 듯 흥미있는 눈초리를

하고 있다가 상미와 상아가 밖으로 나가고 이어 그들을 따라 석호가 나가자 얼른 그들을 따라온

것이었다. 그의 눈은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애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 호! 갈수록 재미있어지는걸... 과연 어떻게 될까?... 저 둘은 석호의 질투를 전혀 모르는 눈친데

흠!... 가만히 놔두면 크게 경을 치겠는데... 내가 개입을 해야하나?... 애이!...

이럴줄 알았으면 아까부터 그냥 모른채 하는 건데... 동성이 저놈 때문에...

아이구!... 골치야... 지금 거기까지 생각하니까 머리만 아프네... 나중에 돌아가는 꼴을 봐

가면서 생각해야지... 일단은 그냥 지켜만 보지 뭐!... )



" 그런데 누님!... 또 한가지는 뭔가요?... 아까 두가지라고 했잖아요?... 한가지는 키스하는 걸로

했으니까 넘어가고 나머지 한가지는 뭡니까?... "



" 응?... 아!... 그래 한가지 더 있었지?... 그런데 너 아까 할수 있는거라면 열가지도 해준다고

말했던것 같던데... 설마 내가 잘못 들었나?... "



" 예?... 그거야 그냥... 접대용 맨트였죠... 그걸 믿으시는건 설마 아니겠죠?... 하긴 아까같이

그런 요구 사항이라면 얼마든지 열개 아니라 백개라도 들어드릴 수 있지만... "



" 어머!... 동성이 그렇게 안봤는데... 이제보니 엄청 엉큼한데가 있어... 나빠... 호호호... "



마당에 놓인 벤치에 나란히 앉아 정답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 상미와 동성이었다. 서로 농담을 주고

받으며 웃음을 터트리는 두사람이었다. 두번의 그것도 중인 환시리 하에서 키스를 나눈 두 사람은

서로 너무나 가까운 사이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마치 친 남매라도 된양 스스럼 없이

서로를 대하는 동성과 상미였다. 동성의 말에 상미는 장난스럽게 커다란 눈을 떼구르르 굴렸다.

그러다 동성의 말을 정정했으며 동성은 그런 상미의 장난기 어린 말에 두 눈에 열기를 담으며

농담처럼 되받아쳤다. 그러나 그런 동성의 눈 속 깊숙한 곳에는 열망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이어 상미의 애교섞인 비난에 두 사람은 커다랗게 웃음을 터트렸다. 다음 순간 지형적인 영향인듯

차가운 바람이 낙엽을 휘감으며 회오리를 일으켰다. 상미는 날리는 머리카락과 치마를 움켜쥐며

흩날리는 먼지에 눈을 감았다. 그런 상미의 모습은 마치 천상의 선녀가 바람을 타고 하강하는 듯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었다.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상미의 몸을 바람으로 부터 보호하려는 듯

감싸안았다. 상미는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에 어쩔줄 몰라하다가 동성이 자신을 감싸자 기다렸다는

듯 동성의 품을 파고 들었다. 그렇게 바람에 저항하며 서로를 안고 있던 두 사람은 상대에게서

느껴지는 향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언제 바람이 불었냐는 듯 바람은 순식간에 멈추었지만 서로를

안고 있는 상미와 동성은 그것을 느끼지도 못한체 그냥 그렇게 안고 있었다.



어느 순간 동성의 손은 자신의 품속에서 고른 숨을 색색거리는 상미의 등을 부드럽게 쓸고 있었다.

상미도 그런 동성의 손길을 느꼈지만 자신을 포근하게 감싸는 동성의 품에서 안락함을 느끼며

그런 동성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있었다. 동성은 그렇게 상미를 품에 안은체 부드러운 상미의

몸을 쓸어 내리고 있다가 다음 순간 한손으로 상미의 턱을 살며시 받쳐 들었다.

다음 순간 힘없이 들린 상미의 얼굴이 동성의 얼굴과 정면으로 마주보게 되었다.



어느새 동성의 눈에는 열기로 넘실거리고 있었고 상미의 눈도 촉촉히 젖어 있었다.

서로의 눈에서 서로의 마음을 읽은 두 사람은 잠시 말없이 그것을 확인이라도 하듯 상대의 눈을

들여다 보았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얼굴은 점점 가까워졌다. 점점 커져가는 동성의 얼굴에 상미는

더 이상 감당할수 없다는 듯 살짝 입술을 벌리며 신음을 토했다. 이어 커다란 눈은 살며시 감겨

졌다. 기다란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 하~~~ "



" 누님~~~ "



다시 두 사람의 입술이 맞붙었다. 이미 경험을 한지라 조금도 어색함이 없이 서로의 입술을

당연하다는 듯 자연스럽게 찾는 두 사람이었다. 이어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듯 동성의 혀가 상미의

입속으로 미끌어져 들어갔으며 그런 동성의 혀를 상미의 혀가 마중나왔다.

두 사람의 혀가 서로 격렬하게 얽혀 들었다. 동성의 두 팔에 힘이 들어가면 상미를 꼼짝 못하게

하려는 듯 얽어 매었다. 그렇게 동성은 상미를 자신의 품에 가둔채 정신없이 상미를 탐했다.



상미는 동성이 자신의 몸을 옥죄면서 자신의 입술을 마음껏 유린하자 오히려 그것이 좋기라도 한양

동성에게 모든 것을 맞기고 있었다. 한참 동안이나 지켜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질투와 경탄으로

물들이던 두 사람의 몸은 한참만에야 떨어졌다. 물론 그것도 떨어지고 싶어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상미를 부르는 소리에 마지못해 떨어진 것이었다. 입술이 떨어지자 두 사람은 진한 아쉬움을

느꼈다. 상미는 살짝 달아오른 얼굴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원망의 눈초리를

던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상미의 친구를 원망하는 것은 동성도 마찬가지였다.



" 계집애들이 남 좋은 꼴을 못봐요... 하여간 원수들도 저런 원수들이 없다니까...

그렇지 동성아?... 그냥 이대로 도망가버릴까?... 호호호... 그러다 다음에 만나면 죽이려하겠지

할수 없네... 또 뭣 때문에 부르나 가봐야지... 호호호... "



" 정말입니다... 진짜 좋았는데... 하하하... "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쳐다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더 없이 가까워진 서로를 느끼며 그것 만으로

도 큰 수확이란 생각이 드는 두 사람이었다. 그렇게 서로를 보며 웃음을 짓던 두 사람은 팔짱을

낀채 자리에서 일어나 발걸음을 옮겼다. 부드러운 미소가 얼굴에서 끊이지 않았으며 서로를

바라보는 눈에는 애정의 빛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 또한 그들의

움직임에 따라 그들의 뒤를 쫒고 있었다.



( 흠!... 이제 얼마 안남은것 같은데?... 이거 빨리 결정을 지어야 할것 같은데... 어떡하지?...

귀찮은 건 딱 질색인데... 휴!... 어떡하지... 그냥 날라버려... 어이구 골치야... )



( 이것들이 끝까지 날 엿먹이고 있네... 오늘 진짜 가만 안둔다... )



두 사람은 그렇게 상미와 동성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명은 골을 싸안고 또 한명은 이를 뿌득 뿌득

가는 것이었다.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는 동성과 상미는 정답게 팔짱을 낀채 걸어가다 저 멀리

보이는 상미의 친구에게 손을 흔들었다. 상미를 부른 친구는 상미가 나타나며 손을 흔들자 마주

손을 흔들며 황급히 달려오는 것이었다. 그런 그녀의 호들갑스런 행동에 상미는 약간 놀란듯 한

눈초리로 그녀를 주시했다. 왠지 모를 이상한 예감이 스쳤던 것이었다



" 상미야!... 어디 갔던 거야?... 너 얼마나 찾았는데... "



" 무슨 일인데... 나 동성씨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



" 수일씨가... 수일씨가 왔어... "



" 수일씨!... 정말?... "



" 그래!... 지금 안에 있어... "



상미는 호들갑을 떨며 자신에게 달려오는 친구에게 농담처럼 가벼운 말을 하다 친구의 입에서 나온

이름에 몸을 굳혔다. 이어 확인하듯 친구에게 반문하는 상미였다. 그런 상미의 몸은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누가 봐도 그런 상미를 알아볼수 있을 정도로... 동성은 그런 상미의 반응에 놀라며

상미와 그 친구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상미는 친구의 말에 눈을 붉히며 건물을

응시하고 있었다. 점점 떨림은 커져가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뛰쳐나가려는 듯 몇번이나 몸을

움찔거리던 상미의 몸은 끝내 움직이지 않았다.



동성은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상미의 손에 점점 힘이 가해지는 것을 느끼며 상미의 변화에 의문을

느끼고 있었다. 수일이란 이름이 상미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도 모르게 본적도

없는 수일에게 맹목적인 증오심을 느끼는 동성이었다. 그렇게 금방이라도 달려갈듯 몸을 들썩이던

상미가 끝내 달려가지 않고 동성의 팔을 아프도록 잡고있자 말을 전한 상미의 친구는 그런 상미를

이해할수 없다는 듯 멍하니 쳐다보았다.



" 안가니?... "



" 그래!... 안갈거야... 내가 가야할 이유가 있니?... "



" 수일씨와 넌... "



" 지난 일이야... 벌써 오래전에... 지금 내게는 여기 동성씨가 더 소중해... "



" ......... "



상미의 행동에 그녀의 친구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고 그런 친구에게 상미는 동성의 팔을

꼭 끌어안으면서 처연하게 그러나 단호히 말을 했다. 그런 상미의 말에 친구는 고개를 끄떡였고

동성은 그런 상미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을 배려한다는 생각이 동성의 가슴

벅차게 만들고 있었다. 상미의 단호한 태도에 친구는 더 이상 상미에게 얻을 것이 없다는 생각을

상미와 동성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고는 걸음을 옮겼다.



친구가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상미는 동성을 처연히 바라보았다. 뭔가 할말이 있는 듯한

얼굴이 되어 동성을 쳐다보는 것이었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눈길에 마주 상미를 쳐다보았다.

상미는 잠시 동성을 쳐다보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조금 떨어진 곳에 하얀 페인트가 칠해진 벤치가

보이자 상미는 동성의 팔을 잡아당겼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이끔에 아무 생각없이 따라갔다.

상미는 먼저 벤치에 앉더니 옆에 동성이 앉자 살며서 동성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순간 살짝 바람이 불어오자 상미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며 동성의 얼굴을 간지럽혔다. 동시에

아주 향기로운 샴푸의 내음이 동성의 코를 자극했다. 동성은 그 느낌과 향기에 살짝 빠져들고

있었다. 잠시 그렇게 동성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체 말이 없던 상미는 한참만에야 독백하듯 입을

열었다. 주의해서 듣지 않는다면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였다.



" 이 나이가 되도록 연애 한번 못해봤다면 거짓말이겠지?... 학교 다닐때 연애를 했었어...

조금 전에 이름이 나온 수일이란 선배와도 그리고 나는 싫었지만 석호와도 만났었어...

비록 이제는 완전히 잊었다고 하지만... 이런 내가 우습지?... 그리고 왜 이런 말을 동성이에게

하는지 궁금하지 않아?... 후후후... "



" 학교 다닐때는 당연히 사람과 사귀고 그러는 것 아닌가요?... 다 이해합니다... "



솔직히 동성은 상미가 아무 일도 없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동성의 마음 속에는 고귀한

여신과도 같은 상미가 순결했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게 생각한다하더라도

상미 또한 일반인이었고 약한 여자일 뿐이란 생각이었다. 그러므로 속이 쓰리긴 해도 상미를

이해하는 동성이었다. 그런 동성은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그런 사실을 자신에게 털어놓는 상미의

속마음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에 동성은 상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 모르겠어... 내가 왜 이런 일을 동성이에게 털어놓는지?... 사실 이일을 알고 있는 사람은 가족

중에 아무도 없는데 말이야... 그런데 이유는 몰라도 어쩐지 동성이에게 만은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모든 것을 다... "



" .......... "



" 상미!.... "



그렇게 상미는 동성에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 전부 털어놓으려는 듯 눈에 아련한 기색을 띤체

천천히 그러나 분명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옆 얼굴에 시선을 고정시킨체

복잡한 눈빛이 되었다. 동성의 마음은 한편으로는 상미의 말을 듣고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상미의 과거를 듣는다는 것이 두렵다는 이중적인 생각에 사로 잡혀있었다.

그렇게 갈등을 겪으며 상미에게 뭔가 이야기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입을 열지못했다.



그때였다. 상미와 동성이 그렇게 한사람은 이야기를 하고 한사람은 듣고 있을때 들려온 열정적인

목소리에 상미와 동성의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상미는 시간이 흘렀으나 한때 익숙했던 목소리에

그리고 동성은 알수 없는 예감에... 전신을 휘감아드는 질투심을 느끼며 그렇게 궅어버리는

두 사람이었다. 상미는 동성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그 자세 그대로 잠시 몸을 부르르 떨더니 한참

만에야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쳐다보았다. 동성의 고개도 따라 돌아갔다.



단정한 머리, 조각같은 얼굴, 그리고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슈트 차림의 한 마디로 말해서 유능한

전문직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사자 직업을 가졌다고 광고하는 듯한 인물이 두 눈에 열정을 가득

담은채 상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동성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자 본능적으로 그가 수일이란

이름을 가졌다는 것을 감지하며 이유모를 자괴감에 빠져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자인 자신이

봐도 멋진 남자란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 상미!... 오랫만이야... "



" 오랫만이네요... "



동성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수일의 입에서 다시 열정적인 음성이 터져나왔다. 그런 수일의

눈은 상미의 얼굴에 못박혔으며 옆에 앉아있는 동성만 아니라며 금방이라도 상미의 몸을 안을듯

들썩이고 있었다. 그에 반해 상미는 너무나 냉정한 얼굴이 되었다. 이미 마음을 완전히 다져먹은

듯 상미의 얼굴 표정에는 별 변화가 없었다. 그런 상미의 얼굴 표정에 동성은 물론 수일까지도

놀란 눈이 되었다. 잠시 그런 놀란 표정으로 상미를 바라보던 수일은 다시 입을 열었다.



" 상미!... 몇년 만인데... 좀!... 변한것 같군... "



" 당연한것 아닌가요?... 내가 아직도 당신을 보면 미소를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훗!... 뭔가 착각을 하는 것 같군요? 철없던 시절을 아직도 생각한다면 오해도 그런 오해가 없을

거예요?... 여기 이 청년을 봐요... 당신과 어떤가요?... 훨씬 활력이 넘치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안드나요?... "



" 그렇지만 우리는... "



" 우리가 뭐 어땠는데요?... 당신을 따르던 많은 여자중 한명이란 그 말을 하고 싶은가요?...

방금도 말했지만 그건 어릴때 철없던 시절의 이야기에요... 지금은 콩깍지가 벗겨졌어... "



" ........... "



상미는 여전히 동성의 팔짱을 낀채 수일에게 말을 했다. 수일은 그런 상미의 말에 놀란듯 입을 딱

벌렸다.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너무나 놀란듯한 수일이었다. 상미는 그런 수일에게 마지막

못이라도 박듯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다시 동성의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기대는 것이었다.

그런 상미의 반응에 수일은 두 눈에 질투의 빛을 가득 담은체 상미와 동성을 쳐다보았다.



" 그래?... 내가 잘못 생각한 모양이군... 하긴 벌써 5년이 넘어 흘렀으니까... 옛날만 생각한

내가 잘못한 거군... 미안해... 나는 옛날의 상미만 생각하고... 이 친구가 새로운 연인인가?...

괜찮다면 내게 소개라도 시켜줄수 있어?... 이름이나 알고 지냈으면하는데... "



" 그것도 괜찮은 것 같은데... 솔직히 마음이 내키지를 않네요... 당신들 같이 특권의식이 있는

사람들과 내 소중한 사람을 인사시켜 상처를 주고 싶지않아서... "



상미는 그런 수일의 말을 듣고는 안색을 바꾸었다. 얼핏 듣기에는 과거의 일을 아무 뜻없이

회상하는 듯 한 수일이었지만 자세히 들으면 은근히 상미와 자신의 관계를 강조하며 동성에게 그런

사실을 밝히고 있었다. 상미는 그말에 입가에 조소를 떠올렸다. 그리고는 수일의 말을 한치의 가치

도 없다는 듯 일축해버리는 상미였다. 동성도 그것을 깨닫고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잠시 그렇게 대치라도 하듯 서로를 노려보던 세 사람은 수일이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는 것으로 대치를 풀었다. 수일은 그런 동작을 보이며 눈길을 옮겼다.

그리고는 가벼운 어조로 상미와 동성에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 수일의 어투에는 조금은

깔보는 듯한 어투가 묻어나고 있었다. 전형적인 졸부의 근성을 보이는 것이었다.



" 그렇군... 내가 잘못 생각했군... 나는 같은 물에서 노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실망이군...

이렇게 되면 내가 너무 초라해지나?... 하하하... 아니군... 나는 상미가 우리와 같은 부류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하하하... 그럼 내가 허탕을 친건가?... "



" 호호호... 그래요... 당신들과 난 달라요... 특별한 당신들과는... 호호호... 그러니 더 이상

나와의 관계에 대해 잊어버리는 게 당신에게도 유리하겠네요... "



동성은 그런 수일의 말에 울화가 치미는 것을 느끼며 반박을 하려고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러나

그런 동성의 행동은 먼지 막아서는 상미에 의해 막혀버렸다. 상미는 혹시라도 문제가 커질것을

염려하여 동성의 앞을 막고 나섰다. 그런 상미의 입에서는 가시가 잔뜩 돋힌 말이 터져나왔다.

그말에 수일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으며 잠시 상미의 얼굴을 노려보던 수일은 몸을 돌렸다.

그런 수일의 뒷모습을 벌건 눈으로 노려보는 동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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