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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부는 내제자 - 62부

관리자 0 5112
이 작품은 성인을 대상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적절치 못한 내용입니다.

19세 미만인 사람은 절대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경고: 이 작품은 **넷에서만 연재합니다.

이 작품은 본인의 창작품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으로 옮겨가는 행위를 금합니다.

이 작품은 다른 사이트에 게재되었다면 본인에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 3편 62부 >



[ 사랑... 그리고 3 ]



박사장은 평소와는 다르게 자신을 바라보며 더듬거리는 임실장을 마치 고양이가 쥐를 놀리듯

놀리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에게 은근히 가학적인 기질이 있는 느낌을 가지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그렇게 임실장을 놀리는 재미를 포기하기는 싫은 박사장이었다.

임실장은 뭔가 이상한 기분이... 꼭 집어서 말할수는 없지만 웬지 불길한 기분이 전신을 지배하는

것을 느끼면서도 필사적으로 거짓말이긴 하지만 보고를 했다.



" 호!... 그래!... 상미가 친구들과 그렇게 재미있게 놀았다... 아무런 일도 없이...

니가 엄청나게 수고가 많았구나... 많이 피곤했겠다... "



" 예!... 즐거워 하셨습니다... 피곤하기는요... 저도 오랫만에 탁트인 설경을 보니... "



( 뭐야?... 뭔가 눈치를 챈건가?... 설마!... 정회장에게 그렇게 말했으니까 절대 사장님께 발설

할 위인이 아니고... 그냥 질문을 하는거겠지... 그런데 이렇게 찝찝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내가 너무 과민한건가?... 이 일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야... 그러니까 안심을 해도... )



( 흐흐흐... 조금은 눈치를 챈듯 한데... 이쯤에서 그만 두는게 요놈을 더욱 압박하는게 되겠지?

더 조으면 요놈도 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단 사실을 느낄거야... 뻔한 일에 대해 허둥거리는 거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네... 너 나중에 모두 모아서 한번 크게 혼내주마... 기대해라... )



이상한 기분을 억지로 지우며 박사장의 말에 대답하던 임실장은 묘한 표정을 보이는 박사장의

얼굴에 불길한 생각이 다시 솟구치는 것을 어쩔수 없었다.

박사장은 재미있어 죽겠는 속 마음을 억지로 감추었다. 그러나 은근히 떠오르는 음흉한 미소는

모두 감출수는 없었다. 그러다 임실장의 얼굴 표정이 곤욕스러운 빛을 띠자 급히 헛기침을 했다.

그리고는 그런 임실장을 나가라는 손짓으로 물리치고는 의자를 돌려버렸다.

더 이상 임실장의 얼굴을 마주보다가는 모든 것을 털어놓을 것 같은 심정이었던 것이다.



" 하하하... 놈!... 다 알고 있는데 그런 거짓말을... 너무 재미있군 재미있어...

웃음이 터지려는걸 참자니 죽을 지경이었어... 하하하... "



임실장이 나가는 듯 조심스러운 발자국 소리와 조용히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잠시

창밖을 내다보던 박사장은 적당한 시간이 흘렀다고 생각되자 가가대소를 터트렸다.

그야말로 나이와 덩치에 어울리지않는 마치 어린 개구장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박사장이었다.

그렇게 혼자말처럼 이야기하며 혼자 껄걸대던 박사장은 한참동안 혼자만의 만족스러움에 빠졌다.

한동안 그렇게 만족감에 젖어있던 박사장은 다음 순간 웃음을 멈추었다.



( 음!... 상미가 일단 무사히 집에 돌아왔으니까 됐고... 동성이 놈은 상미만 데려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단 말이지!... 만나면 바로 맛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쉽네...

뭐!... 어짜피 조만간 부딪히게 되어있으니까... 아쉽지만 즐거움을 잠시 뒤로 미룬다고

생각하면... 자 이제 이것으로 된건가?... 이제 일을 해야겠지...

이놈의 환율 때문에 골치가 아파서... 떨어져도 너무 많이 떨어졌어...

게다가 기름값은 왜이렇게 오르는지... 정말 갈수록 태산이라니까...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지만 도무지 느낄수가 없으니... 이러다 문닫는거 아닌지 걱정이야...

오늘 오후에 간부회의라도 열어서 대책을 세워야 할까보네... )



박사장은 잠시 동성에 대해 생각을 하다 현실에 눈을 돌렸다.

그일에 대해 재미를 느끼고는 있지만 기업을 경영하는 지라 생존의 냉엄한 법칙이 지배하는...

정글의 법칙처럼 먹고 먹히는 냉혹한 기업의 전쟁에서 자유로울수 없는 그였다.

생각만 해도 암담한 주변 환경에 절로 한숨이 나오는 것을 느끼며 박사장은 인터폰을 눌렀다.

점심 식사 후에 이사진들을 소집해서 대책을 세울 생각이었다.



동성과 상미는 그렇게 명수에게 일을 당하고 그 여파로 격렬한 사랑을 나눈뒤 늦은 아침을 먹었다.

즐거운 듯 포장을 하긴 했지만 두 사람은 서로 조심스러워하며 속 마음을 감추고 있었다.

그렇게 즐거운 듯 맛있게 식사를 하고는 후식을 비우며 상미의 얼굴을 미소로 바라보던 동성은

잠시 말없이 뜨거운 커피를 음미하듯 한모금씩 마셨다.

그런 동성의 모습에 상미도 별다른 말없이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취향에 맛게 브랜딩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진한 커피향이 두 사람을 포근히 감싸고 있었다.



" 상미씨!... 오늘은 어떻게 할까요?... "



" 응?... 아!... 그렇지... 어떻게 한다... 음!... 난 여기 지리를 잘 모르니까...

동성씨가 알아서 결정해... 난 그런 동성씨의 결정에 따를 테니까... "



상미는 동성이 중얼거리듯 하는 말에 잠시 딴 생각을 하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는 잠시 생각을 해

보다 미소를 지었다. 그런 상미의 태도에 동성은 마주 조금은 어색한 듯한 미소를 보냈다.

이어 뭔가 할말이 있는 듯 입만 잠시 달싹거리다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렇게 답답한 자신의 심정을 드러내서 상미를 조금 놀라게 만든 동성은 이윽고 결심한듯 입을

열었다. 의아한 기색을 얼굴 가득 담고 있는 상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 상미씨!... 제 말을 오해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제 생각에는... "



" .......... "



" 그렇게 빤히 쳐다보니까 부담스럽네요... 하지만 이왕 말을 꺼냈으니 말하겠습니다.

상미씨의 휴가 기간이 남긴했지만 제 생각에는 여기서 휴가를 끝냈으면 합니다.

몇번이고 생각해봤지만... 아무래도 여기 부산은 너무 위험 한것 같아서... "



" ........... "



동성은 말없이 자신의 말을 경청하는 상미의 예쁜 얼굴을 바라보다 눈길을 돌리며 말끝을 흐렸다.

속으로 삼킨 말에는 명수에 대한 이야기가 숨어있었으나 말하지않아도 잘 알고 있는 상미였고,

동성 또한 치욕에 가까운 그 일을 다시 거론하기 싫었던 것이다.

상미는 동성이 말끝을 흐리지 그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떡였다.

여전히 동성의 얼굴에서 눈길을 떼지않는 상미였다.

동성은 그렇게 상미가 고개를 끄떡여 수궁하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 그래서 오늘이라도 상미씨와 함께 서울로 올라갈 생각입니다... "



" 응?!... 그럼 동성씨도 같이 올라가는 거야... "



"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상미씨 혼자가면 심심할 것 같고 또 힘이 없어 도움은 못되겠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서 바려다 주려는... "



" 으응...! 그런 말이었어... "



동성은 자신의 말에 상미의 얼굴이 기쁜듯 활짝 펴지며 밝은 그러면서 조금 음성을 높이자 자신의

말을 오해한다는 것을 감지하고는 얼른 말을 정정했다. 사실 동성의 말을 오해하고는 기쁜 마음에

환호성을 지르듯 목소리를 높이던 상미는 금방 설명하는 동성의 말에 얼굴 가득 실망의 기색을

지었다. 온몸에 힘이 빠지는 듯 어깨를 축 늘어뜨리는 상미였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모습에 당황스러운 기색을 지었다.



" 상미씨!... 그렇다고 영원히 떨어져 있는건 아니잖아요... 어짜피 고향에 내려왔는데...

이렇게 바로 올라갈수는 없는 노릇이니... 길어야 한... 한달... 최대한 빨리 올라갈께요...

하여간 설날만 지나면... 너무 보고싶을 겁니다... "



" 하긴 그렇지... 오랫만에 고향에 왔는데... 하지만 너무 아쉬워... 뭐!... 동성이 말대로 한달

정도만 참으면 되지만... 내 생각만 한다고 비난해도 할말이 없지만...

나!... 동성이와 정말 헤어지기 싫어... 나 혼자 서울에 있단 생각만 해도... "



동성이 위로했지만 상미의 얼굴은 펴질줄 몰랐다. 아니 동성의 말에 처연한 그러면서도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 힘없는 목소리로 말을 하며 살며시 고개를 숙이는 상미였다.

동성의 말에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상미였다.

그러나 첫 남자고 또 못견디게 사랑하는 남자인지라 잠시라도 떨어진다는 생각 그 자체가 싫은

상미였다. 그런 생각에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다시 고개를 드는 상미의 눈은 어느새 촉촉히

젖어있었다. 그런 상미의 눈을 바라보는 동성 또한 마음이 편하지 못함을 느끼고 있었다.



" 저도 이렇게 헤어지긴 싫습니다. 그렇지만 어쩌겠어요... 그리고 한달은 금방입니다...

상미씨가 그런 표정을 지으면 제가... 금방 만날수 있어요... 그리니까... "



" 알았어... 그래 한달은 금방이지... 일을 하다보면 금방 지나갈거야... 장담은 못하겠지만...

참아볼께... 그런데 전화 자주해야돼... 안그러면... "



" 물론이죠... 자주 할께요... 매일 매일... 하루에도 몇통화씩 할께요... 사랑해요... "



" 나도 자주 전화할께... 사랑해... "



두 사람은 금방이라도 헤어진다는 듯 서로의 손을 맞잡으며 애틋한 눈길을 주고받있다.

그렇게 슬픔을 나누던 두사람은 영원히 그렇게 있기라도 하려는 듯 움직일줄 몰랐다.

한참 동안 그렇게 앉아있던 두 사람 중 먼저 정신을 차린 사람은 동성이었다.

동성은 정신을 차리자 먼저 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했다.

그리고 결정을 이야기하려고 두리번거리며 임실장 일행을 찾았다.

계속 지켜보고 있었음인가?... 동성의 그런 모습에 임실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



" 무슨 할말이라도?... "



" 아!... 임실장님!... 잘 오셨습니다... 잠깐 자리에 앉으시지요... "



동성은 알아서 다가온 임실장에게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권했다.

동성과 상미의 얼굴에서 심상치 않은 기색을 읽은 임실장은 마음속으로 의문을 느끼며 천천히

권하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여전히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는 눈길을 떼지않았다.

동성은 그런 임실장을 잠시 바라보다 상미에게 눈길을 돌렸다.

자신의 눈물을 보이기 싫은것인지 상미는 분명히 두 사람의 눈길을 느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떨꾼체 정지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동성은 절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 제가 말씀을 드리죠... 아무래도 조금 있다가 서울로 돌아가야할 것 같습니다...

어제 일도 있고... 또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지라...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같이 가서 상미... 누님을 바려다 주고는 다시 내려올 생각입니다... "



" 아!... 그렇습니까?...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럼 서울 가는 차편을 알아보는게... "



" 비행기로 갈까도 생각해 보았는데... 아무래도 기차가 좋을 것 같단 생각이... "



" 염려마십시요...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



조심스러운 기색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던 임실장은 동성의 말에 얼굴을 활짝 폈다.

평소 거의 표정을 바꾸는 일이 없는지라 몇번 보지 않은 동성이었지만 신기한 느낌을 받았다.

임실장은 동성의 말에 십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활짝 폈다. 다만 하마터면 이제는 모든 일이 해결됐으니 걱정 말라는 말을 할뻔 한 자신을 속으로

질책하긴 했지만... 그런 임실장의 마음은 설사 두 사람이 알았어도 수긍했을 것이었다.



아무리 임실장이 조직들 사이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전국구라고 해도, 또 실력과 자신감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부산에 있다는 사실은 은근히 불안한 것은 어쩔수 없었다.

비록 정회장이 없었던 일로 하긴 했지만 아랫사람들이 미친척하고 덤빌수도 있는 일이었고,

그렇게 되면 지켜야 할 사람도 있고 또 쓸모없는 인간(?)까지 있으니 여러모로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던 임실장이었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동성을 보자 급기야 이뻐보이기까지 했다.



행여나 마음이라도 변할까 두려운 임실장은 급히 두 사람의 생각을 기정 사실화로 만들기 위해

움직였다. 근처에 있는 여행사로 직원을 보내 기차표를 구입하는 임실장이었다.

그렇게 급하게 서둔 덕분에 한시간 후의 기차편을 확보한 임실장은 그 사실을 통보했고,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 일어나는 일에 어안이 벙벙한 체 동성과 상미는 급히 짐을 꾸렸다.

간신히 시간에 맞춰 부산역에 도착한 그들은 숨 돌릴 틈도 없이 기차에 올랐다.

그리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좌석에 앉았다.



그렇게 허둥거리며 움직이던 동성과 상미는 기차에 올라 자리에 앉자 제정신이 들었다.

지금은 같이 있지만 서울로 가면 한동안 떨어져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두 사람이었다.

그것을 생각하자 그들의 눈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이 순간 같이 있는 상대 만이

그들의 모든 것이었다. 그런 생각에 상미와 동성은 서로 두 손을 꼭 잡은채 서로에게 몸을 기대곤

말없이 상대를 느끼고 있었다.



그런 애틋한 감정을 전혀 모르는듯 기차는 무서운 속도로 일로 서울로 달려갔다.

동성과 상미는 너무나 짧은 시간을 아쉬워하며 기차에서 내렸다.

언제 연락을 한건지 개찰구 앞에는 임실장의 부하직원이 마중을 나와있다가 임실장을 발견하고는

깊숙히 고개를 숙였다. 이어 앞장서서 역사를 나서는 것이었다.

직원이 열어주는 차에 오른 두사람의 손은 그때까지 떨어질줄 몰랐다.

단 한마디의 말도 없이 몇시간 동안이나 그렇게 서로의 손을 잡고 서로를 감싼체 굳어있는

두 사람이었다. 이해가 되면서도 안되는 조금은 묘한 표정을 보니는 임실장이었다.



" 상미씨!... 이제 다 왔네요... 헤어질 시간입니다... "



" 싫어... 헤어지기 싫어... 같이 있고 싶어... 영원히 같이 있고 싶어... "



어느듯 차는 복잡한 서울 시내를 가로질러 멀리 상미의 집이 보이는 조금은 한적한 이차선 도로로

접어들고 있었다. 그것을 느낀 동성은 힘없는 어조로 상미에게 말했다.

상미도 아까부터 그것을 느끼고 있었던 터라 동성이 그런 말을 하자 갑자기 발작하듯 외치며

동성의 목에 매달렸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행동에 자신도 모르게 울컥하는 감정이 솟구쳤다.

뜨거운 것이 목구멍에 느껴지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는 동성이었다.



" 그렇지만... 상미씨!... 어쩔수 없잖아요... 잠시예요... 잠시... 사랑해요... "



" 그래도 싫어... 잠시라도 헤어져 있다는건... "



어느새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동성은 어깨가 축축해지는 것을 느꼈다.

동성의 말에 고개를 흔들며 내뱉는 상미의 목소리는 어느새 촉촉히 젖어있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사람의 입술은 서로의 입술을 찾았다.

입가에 스며드는 조금은 짭짤한 액체를 느낀 동성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정신없이 상미의 입술을

빨았다. 혀와 혀가 얽히며 달콤한 그러나 지금은 씁쓸하게만 느껴지는 타액이 입속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정신없이 서로의 입술을 탐하던 두사람은 이윽고 약간 거친 호흡을 내뱉으며 떨어졌다.

상미의 아름다운 얼굴은 온통 눈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모습에 가슴이 찟어질듯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동성은 잠시 울먹이는 상미의 얼굴을 바라보다 가만히 그녀의 떨리는 몸을 안았다.



" 이제 진정하세요... 이러면 제 마음도 찟어지는 것 같아요... 이제는... "



" 알아... 흐흐흑... 알아... 하지만... 싫은걸... 흑흑... 싫은걸 어떡해... 참으려고 해도...

자꾸 눈물이 나오는걸... 이러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흑흑... "



동성은 계속 흐느끼는 상미의 등을 쓸어주며 위로하는 수 밖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랜 끝에 간신히 상미의 울음이 멈추었다.

상미는 그렇게 간신히 울음을 그치고는 눈물로 인해 빨갛게 된 눈을 들어 동성을 바라보았다.

간신히 진정된 모습을 본 동성은 측은한 마음이 들었으나 한편으로는 간신히 한숨을 돌렸다.

상미는 마치 동성의 모습을 세기기라도 하듯 한참동안이나 응시했다.



" 그럼 들어가세요... 전 여기서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



" 알았어... 그럴께... 내 모습이 추하지... 화장도 다 지워졌을거야... 이런 모습은 절대 보이고

싶지않았는데... 나 내릴테니 이차 타고가... "



" 아닙니다... 여전히 너무 아름다워요... 그리고 저는 다른 교통수단을... "



"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래... 그러니까 그냥 그렇게 해... 응!... "



동성의 말에 상미는 얼굴을 감싸며 아직도 물기젖은 목소리로 부끄러운 듯 입을 열었다.

그런 상미의 말에 동성은 다시 반대하려다가 그냥 상미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상미는 그런 동성에게 어색한 미소를 던진 후 운전기사에게 지시를 했다.

그리고는 다시 지긋한 눈길로 동성을 한참 동안이나 응시하더니 몸을 돌려 차에서 내렸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모습을 차가 출발하고 점점 작아지는 것이 급기야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

보고있었다. 고개를 쭉 뺀 채...



그렇게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죽으러 가는 사람을 배웅하는 듯한 광경을 연출한 두 사람이었다.

동성은 아픈 가슴을 부여안고 서울역에 도착하자 가장 빠른 차편을 알아보고는 기차표를 끊었다.

조금이라도 이 도시에 남아있고 싶은 생각이 없는 동성이었다. 아니 솔직한 심정은 잠시라도

상미가 없는 곳에 있기 싫은 지라 서울을 떠나기 싫은 동성이었다.

그런 생각에 시간이 지체되면 고향으로 갈수 없을것 같은 마음에 가장 빠른 시간대를 택한 것이다.



( 내가 정말 상미씨를 사랑하고 있구나... 잠시 떨어져 있는데도 이렇게 가슴이 아프다니...

정말 헤어지기 싫어... 영원히 같이 만 있고 싶어... 상미씨!... )



동성은 움직이는 차창에 기대어 멍하니 창밖을 응시했다. 아무것도 바라보고 있지않는 그의 멍한

눈동자에는 하늘 가득 상미의 얼굴이 떠오르고 있었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속으로 상미를 불러보았다.

그에 반응이라도 하듯 상미의 모습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바보같은 얼굴이 되었다. 바보같이 입을 헤벌린체...



동성이 형의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 으슥해 있었다.

잠든 식구들을 깨운다는 것이 미안하긴 했으나 눈을 질끈 감은 동성은 초인종을 눌렀다.

불이 꺼진 집안에 불이 켜지며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동성은 미안한 마음을 간직한체 자신임을 알렸다. 금방 문이 열리며 형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런 형의 얼굴은 늦은 밤에 돌아온 동생의 모습에 놀란 표정을 보였다.

서둘러 이끄는 형을 따라 거실로 들어선 동성을 형은 가만히 바라보았다.



" 무슨 일이라도 있는거니?... 얼굴이 좀 안좋구나... 그 아가씨는?... "



" 아무일도 없었습니다... 그 아가씨는 서울로 갔습니다... 출근도 해야하니까요...

그냥 좀 피곤해서... 밤 늦게 죄송합니다... "



" 무슨 소리냐... 니집인데... 그래 피곤하면 그만 쉬어라... "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동성때문에 동성의 방을 차지하고 있던 큰 조카가 자다가 동생의 방으로

옮기는 작은 소동이 벌어졌지만 그런데로 금방 잠잠해 졌다.

동성은 새로 깔린 이부자리에 몸을 뉘였지만 금방 잠을 이루지 못했다.

천정 가득 보이는 상미의 모습에 잠을 이룰수 없는 동성이었다.

그렇게 그밤을 꼬박 세다시피하는 동성이었다.



다음날 늦게 눈을 뜬 동성은 한동안 집안에 틀어박혀 있다가 이윽고 정신을 가다듬고는 외출을

나갔다. 방학을 한지라 고향에 내려온 친구들도 만나고 또 그들과 함께 술자리도 가지는 동성이

었다. 그러다보니 한번은 여자들과 미팅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그 뿐이었다. 보기드문 아니 두번 다시 볼수 없는 그런 미인인 상미와 그에

못지않는 상미 자매들로 인해 눈이 한껏 높아진 동성인지라 그녀들이 눈에 차지않았다.



물론 서울S대 그것도 의대생이란 말과 그럴듯한 외모에 여자들이 대쉬를 했으나 동성은 심드렁하기

만 했다. 어서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는 동성이었다.

하루에도 몇번이 서로 전화를 하여 사랑의 밀어를 나누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시간을 보내던

동성은 설날이 지나자 마자 형에게 말을 했다.

집에 오고부터 매일 지겨운 얼굴을 한체 침울한 표정을 보이는 동생에게 몇번이고 대화를 하려다

참았던 동성의 형이었다. 물론 여러번 술자리를 가지며 동생의 마음을 떠보지 않은건 아니지만



" 그래?... 올라가겠다고... 아직 방학이 많이 남았잖니?... "



" 예... 그렇긴 하지만 미리 공부도 하고... 또 이사도 해야하니까... 준비할것이 좀 있어서... "



" 음!... 그렇다면 어쩔수 없지... 그런데 혹시 그 아가씨때문에... "



" 예?... 그게... 그게... 사실은 그 아가씨 때문도 조금은 있긴 하지만... "



동성의 말에 형은 잠시 생각하다 술상을 차리게 했다.

어느새 그렇게 되었는지 동성에게서 조금은 자신들과는 다른 위화감을 느끼는 형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말이 없이 술을 주거니 받거니하던 두사람이었다.

소주 한병이 비워졌을때야 형은 조용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동성은 별 생각없이 미리 준비했던 말을 꺼냈다. 그러나 그런 동성은 다음 순간 들리는 형의

목소리에 허를 찔리고는 허둥거렸다. 잠시 주저하던 동성은 곧 사실대로 대답했다.



" 그 아가씨를 사랑하는 거니?... 하긴 너 정도 되면 그리 나쁘지는 않으니까...

그런데 그 아가씨도 널 사랑하고?... "



" 예!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 아가씨도 그렇고요... "



" 다행이다... 그 집에서도 다 알고 있는거니?... 하긴 이렇게 먼 곳까지 같이 올수 있는걸 보면

그 집에서도 알고 있겠지... 내가 해줄 말은 한가지 밖에 없다.

책임 질수 없는 일은 하지마라... 그리고 책임질 일을 했으면 책임을 져라... "



" 알겠습니다... "



차마 형에게 이야기 안했다는 소리를 못한 동성은 그냥 대답하는 것으로 넘어갔다.

그리고는 술잔을 비웠다. 그런 동성은 자신을 키워준 형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자신의 주량보다 조금 많이 술을 마신 동성은 술이 취해 쓰러져버렸다.

미안한 마음과 내일이면 상미를 만날 수 있단 생각에 과음을 한 동성이었다.

그렇게 술이 취한 동성을 감싸듯 밤은 점점 깊어만 갔다.

동성의 옅게 떠오른 미소를 이해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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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올리지않는 관계로 2편 올립니다.

또한 흐름상 이렇게 두 편을 올리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

재미도 없는 글 읽고 칭찬해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더군다나 쪽지에 대한 답도 못해드리는데...



다시 한번 감사드리면서...

그럼 즐거운 주말 되시기를 빕니다.

- 무대포 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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