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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 1부

야설 0 47192

전화기에 쓰여진 문자가 희미해지자 그제서야 수영은 1시간 넘게 미동없이 앉아 있었음을 알았다. 다시 금요일 밤이 시작되면서 그녀는 이성을 밀어낸 체 환각에 조금씩 빠져들기 시작
했다. 그녀는 금새 씻고 나와 몸을 말렸다. 아주 
까맣게 드리워진 어두움은 무거운 굴레처럼 그녀를 짓눌렀다. 현관 문틈으로 보이는 빛을 바라보다가 그 곳에서 새어나오는 가느다란
차가움이 그녀의 오른쪽 젖가슴을 훑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간헐적으로 느껴지는 인기척에 긴장과 안도를 되풀이하며 그녀는 차곡차곡 흥분은 쌓아갔다.
 

실낫 같이 들려오는 시계소리가 지난 주말의 기억의 토막을 꺼내 보여주었다. 거스를 수 없는 깊은 흥분이 그녀의 명치에서 그녀의 자궁 안까지 거침없이 휩쓸고 지나갔다.


“음.................”


그녀의 아주 짧은 신음이 까만 집안을 깨웠다. 다른 생각을 하고 싶었지만 수영은 속수무책으로 젖어가는 그녀의 아랫도리를 조절할 수 없었다. 꿇어앉은 발 뒤꿈치에도 조금씩 물기가
느껴졌다. 
수건이 필요했다. 한참을 숨을 고르고 나서야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향했다. 동시에 현관문 앞에 크게 울리는 그의 인기척이 그녀를 그대로 얼어붙게 했다. 다시 현관 앞으로
몸을 돌릴 수가 없었다. 
현관문이 열리고 환한 빛이 그녀의 발가벗은 하얀 피부를 드러냈다.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 아주 차가운 공기가 그녀를 감싸고 다시 그녀의 뽀얀 살결에 까만
어두움이 드리워졌다.


8년인가 9년 전 즈음이었다. 조카들이 나에게 포로놀이를 같이 할 것을 요구했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그들의 포로가 될 것을 부탁했다. 내가 만약 그들의 부탁을 거절했다면 적당한
즐거움과 안정에 타협하며 심심하게 살아갔을 것이다.


“이모는 이제 우리 포로야... 알았지?................”

“응... 알았으니까... 정말 30분만 같이 노는 거야................”


하지만 14살 성오의 완력은 생각보다 아주 강했다. 그들은 나를 앉히고 난 다음 대장인 성오는 억센 줄을 가지고 와서 내 손목을 교차시켜서 묶었다. 순간 나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흥분을 느꼈다. 가슴이 답답해 오면서 심장의 박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나의 모든 말초신경은 곤두서게 되었다. 그는 내 양 발목을 좌우의자 다리에 따로 묶었다.


“성오야... 살살 묶어... 이모... 아프단 말이야..............” 


하지만 그는 내 말이 들리지 않았는지 다른 줄을 가지고 와서 나의 젖가슴 위를 지나 의자와 나를 같이 묶었다. 그러자 내 등이 의자등받이에 딱 붙어버렸다. 내가 몸을 흔들면서 더 이상
줄로 묶지 말라며 저항을 하는 바람에 옆으로 넓게 파인 라운드셔츠가 어깨 밑으로 내려오면서 내 브래지어 끈이 보였다. 다시 끌어올려 브래지어 끈을 덮으려고 했지만 난 이미 의자에
꽁꽁 묶여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런데 가슴이 쿵쾅거리면서 점점 입이 말라왔다. 성오는 힐끔힐끔 나의 벗겨진 오른쪽 어깨를 쳐다보았다. 그러지 마라고 하고 싶었지만 말해버리면 더 애매한 상황이 될 것 같았고
난 오히려 이 상황을 즐겼다. 갑자기 성오가 내 양다리를 의자 다리에 각각 묶자 사타구니 사이가 약간 벌어졌다. 다행히 반바지라서 팬티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허벅지가 거의 다 보일
정도로 짧은 반바지라 벌어진 틈 사이로 바람이 들어왔다. 하지만 성오가 내 다리를 보더니 무릎 바로 밑부분도 의자 다리에 꽁꽁 묶어서 허벅지 사이의 벌이진 공간이 커지자 질 안이
열리는 것 같은 아찔함이 가슴팍을 스치면 지나갔다. 순간 나는 당황했지만 정작 나를 당황하게 한 건 갑자기 뜨거워지는 볼 때문이었다. 성오가 내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이모... 볼이 갑자기 빨개졌어... 이모 괜찮아?.................”

“으... 응... 괘... 괘... 괜찮아........................”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볼 수도 고개를 숙일 수도 없었다. 난 조금씩 시작되는 흥분을 삼켜야 했다. 묶여있는 팔과 몸통 다리를 스트레칭 하듯 힘껏 당겨보았다. 생각보다 묶인 줄은 꽉
조여있었고 튼튼했다. 개구쟁이 세 명은 나를 이렇게 묶어놓고는 자기네들끼리 만들어진 각본에 따라 소리지르며 놀이를 했다. 사내아이 둘은 마루 쪽으로 사라졌는데 막내 조영이가
나에게로 다가왔다.
 


“이모... 찌찌... 있잖아..................”

“으... 응... 왜...................”

“만져도 돼?..................”

“아니... 안돼... 이모 찌찌 만지면 안돼.....................”

“싫어... 만지고 싶단 말이야.......................”


그녀의 손이 나의 젖가슴을 살며시 만지자 애써 감춰졌던 흥분이 다시 머리를 내밀었고 스멀스멀 올라오는 뜨거운 뭔가가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조영아... 제발... 그만 만져...............”


조영이의 손이 나에게 떨어지고 나는 다른 상상을 하면서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빠져드는 흥분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쓰다가 성오와 눈이 마주쳤다.
‘쟤는 언제부터 나를 보고 있었던 거지?’
그의 얼굴엔 아무 것도 쓰여있지 않았다. 다만 나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지가 궁금했다. 지금 나의 흥분 상태를 알고 있는 건지 그 때부터 다른곳으로
가지 않고 나의 주위를 맴돌면서 나를 주시했다.


포로놀이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나는 그날 저녁 마당에 있는 소나무에 묶였다. 의자에서와 마찬가지로 손목은 교차되고 나의 젖가슴 위를 지나 나무뒤를 돌아서 다시 나의 젖가슴을
두세 바퀴를 돌면서 나를 기둥에 고정시켰다. 발목과 무릎은 30분 정도가 지나고 풀리기 얼마 전에 성오에 의해서 묶였다.
 

“성오야... 그만 묶어... 이모 아파................”

“....................”

“이모... 아프다니까....................”


결국 성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포로놀이를 하자고 제안한 건 조영이었고 성오는 나를 묶기만 했다. 두 번째로 묶일 때는 첫 번보다 세게 묶였다. 어디서 찾았는지 보이스카우트
줄이 있었고 난 그 줄에 묶였다. 두 번째는 줄이 나를 더 흥분시켰다. 첫 번째는 굵은 전선부터 줄넘기 줄까지 형형색색의 줄들이 나를 묶었지만 보이스카우트가 사용하는 면으로 된
줄 두 다발을 잘라서 4~5개 줄로 나뉘어 묶이자 나는 정말 포로가 된 것 같았다. 나는 나를 잡은 사람이 이 꼬맹이들이 아닌 덩치큰 사내들이기를 바랬다. 옷이 찢겨서 속살이 다 보이고
젖가슴이 드러나고 팬티만 힘없이 엉덩이에 걸려진 체 온갖 성적으로 유린 당한 비련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나의 얼굴은 다시 발갛게 달아올랐고 사타구니 사이는 조금씩 젖어갔다.
 

이렇게 줄에 의해 결박되는 본디지(Bondage)에 열광하는 Masochist의 삶이 시작되었다. 애들이 좋아서 교사가 되겠다던 나의 꿈은 그 후로부터는 자유시간이 많이 남기 때문에 애착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나는 소수성애자의 지독한 외로움과 엇갈림에 파묻혀 살아야 했다.
 


이 사건 이후 여름방학 내내 난 노예로서 몸이 줄에 결박된 체 성적노리개로 살아가는 환상에 젖어 있었다. 다음 날 우리가족이 강가에서 수영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난 식구들이 없는
외딴 곳으로 헤엄쳐 갔다. 가슴까지 오는 곳에 난 뒤돌아서 멀리서 놀고 있는 가족들을 봤다. 그들은 나의 얼굴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난 입고 온 반 바지의 주머니에서 줄을 꺼내고
반바지를 벗었다. 난 잠수를 해서 라운드T와 브래지어를 벗었다. 그리고 3개의 옷을 강바닥에 놓은 다음 떠내려가지 않게 큰 돌을 올려놓았다. 난 조금 깊은 곳으로 가서 양 손목을 등
뒤로 해서 감았다. 꽉 조여진 느낌이 좋았다. 난 팬티만 입은 체 손목이 뒤로 묶여진 상태였다. 난 젖꼭지가 딱딱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질 안에서 간헐적인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고
나의 몸은 뜨거워졌다. 난 눈을 감고 내가 포로가 되어 알몸으로 손목을 등뒤로 묶인 체 강을 건너는 모습을 상상했다. 제어할 수 없는 흥분이 나를 한동안 휘몰아갔다.
 

그런데 눈을 뜨자 성오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난 순간 놀라 물속으로 잠수를 해서 등뒤로 손목에 감은 줄을 풀고 브래지어와 T셔츠를 입고 반바지를 거머쥔 체 물위로 올라왔다. 난
반바지를 입는 순간 줄을 놓쳤다. 그 때 성오가 내가 있는 곳으로 오고 있었다. 뭔가를 발견한 듯 나를 주시한 체 계속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난 줄을 찾는 건 포기했다. 바지를 입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촉박했다. 바지의 단추를 채우고 있을 때 성오는 나를 불과 2미터정도 앞두고 갑자기 잠수를 했다. 하지만 그때 내 손은 바지의 단추에 가 있었다. 그는 금방 올라오지
않고 나를 지나 조금 깊은 곳으로 가서 한참 후에 물위로 올라왔다. 하마터면 난 놀라서 넘어질 뻔 했다. 그의 손에는 내가 나를 묶었던 줄이 있었다.
 

“이모...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

“아... 니... 아... 아무것도...................”

“이... 줄은 뭐야?.....................”

“아... 니야... 몰라... 이 줄은... 모르는 거야...............”


그는 대답을 하지 않고 나를 쳐다보기만 했다. 분명 얼굴이 빨개져 어쩔 줄을 몰라 했을 것이다. 겨우 중학교 1학년짜리에게 도대체 이거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날 더 두렵게
한 건 그가 어디까지 눈치를 챘냐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확증도 없는 걸 가지고 날 어떻게 하겠냐는 생각이 나의 불안을 잠재웠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그 때 마침 수박 먹으라고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성오야... 수박 먹으러 가자...................”

“...................”


그는 그저 묵묵히 내 뒤를 따라왔다. 수박을 먹으면서 난 그 일을 잊으려고 했다. 하지만 성오는 내가 날 묶은 줄을 아직까지도 가지고 있었다. 그 날 저녁은 모두들 물놀이에 피곤했는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오후에 난 지하실 기둥에 묶여있었다. 손목을 엇갈려 기둥 뒤에 묶이고 가슴 위로 지나가는 줄을 기둥에 내 등을 붙여놓았고 무릎과 발목까지 묶여 있었다. 기둥 뒤로 두 팔이
당겨져 있어서인지 유난히 가슴이 튀어나 보였다. 이런 모습이 나를 더 무기력하게 느끼게 했다. 나는 다 보여진 체 꼼짝 못하고 묶여있는 존재라는 
어른들은 인기척이 없었다. 애들
셋이랑 나만 있는지 집안이 조용했다. 성오는 여느 때와 같이 말없이 날 묶어 놓고는 그들의 포로놀이에는 별로 가담하지 않고 기둥에 묶인 내 주위를 맴돌았다. 그가 신경이 쓰여서 내가
노예로 유린되는 상상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 가슴은 쿵쾅거리고 있었고 입안에 조금씩 말라가고 있었다. 하지만 서서히 나의 몸은 달궈지고 있었다. 성오랑 조영이가 다시 지하실로 내려왔다. 얼마후 다시 그들이 1층으로
올라가자 성오가 나를 바라보면서 나를 향해 걸어왔다. 입안이 말라오고 가슴이 쿵쾅거렸다.
 

“이모는... 포로놀이가 좋지?...................” 


한참을 날 주시한 다음 입을 열었다.


“응?... 아니... 그냥... 너희들이랑......................”

“난... 알아... 이모는 묶여있으면...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고... 눈이 멍청해져... 평상시의 이모의 모습과는 너무도 달라져... 이모는 묶여있는 게 좋은 거야............”

“야... 넌... 내가 어떻게 그렇다고 생각해?... 넌... 이상해진 거 아냐?..................”


“이모는 묶여 있을 때 언제 우리더러 풀어달라고 한 적 있어?... 한번도 없어... 분명히 한번도 없어... 항상... 30분만 놀아준다고 하지만... 항상 1시간은 넘었고... 두 번째 마당에 있는
 나무에 묶였을 때는 두 시간도 넘었던 거 알지?.................”


“그건... 너희들이 좋아하니까... 그런 거지.....................”


벌써 말이 궁해졌다.


“일반 사람들은 보통 1시간만 밧줄로 묶여 있으면... 미칠 건데... 이모는 두 시간이 지나도 아무렇지 않아... 오히려 즐기는 거 같아... 그래 좋아... 나만 알고 있을게... 이모가 대답할
 필요도 없어... 굳이 부끄럽게 말할 필요도 없잖아?.......................”


그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나의 튀어나온 가슴에 손을 갖다 대었다. 난 눈을 부릅뜨고 완강히 거부했다. 발과 무릎이 묶여 있다는 것이 이토록 무기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조금씩
내 가슴을 만졌다. 수치와 분노가 동시에 폭발을 했다.
 

“야!... 난... 네... 이모야... 너... 가만 안 둬................”

“친... 이모는 아니잖아...................”

“그래도... 이모는 이모야!... 너... 이 줄만 풀리면....................”


난 이 줄을 풀어도 달리 그에게 어떤 재제를 가할 수 없었다. 기껏해야 뺨을 때리는 정도지 그는 나를 너무 많이 알고 있었다. 어쩌면 나의 이런 성향을 언니가 알게 되면 고아로 태어나
입양된 나의 원래 핏줄에 대한 말들이 오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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