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밤 - 6편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으면서도 속일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신세가 이미 더럽혀질 대로 더렵혀진 몸처럼 처량하게 다가왔다.
"다미 누나!... 빨리 안나오고 뭐해요?... 지금 밖에 난리 났어요................"
슬퍼할 여유조차 없는 세린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 민혜야... 지금 친구가 찾아서... 언니가 나중에 전화할게... 응?... 밥 잘 챙겨먹고... 돈 필요하면 바로 연락하고... 알았지?... 그럼 끊는다........."
급하게 밖으로 나와 세면대의 거울을 보며 화장을 점검하는 세린의 모습이 슬프게도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우훔................"
자신의 입술을 파고 들어와 팔딱거리는 진욱의 혓바닥을 살살 달래주는 수진의 입안 가득 침이 고였다. 진욱의 것인지 자신의 것인지 구분조차 불가능한 그것을 그녀는 꿀꺽하고 한 번
달게 삼켜서는 질꺽 질꺽 진욱의 손가락이 들락거리는 보지 밑으로 조금씩 쏟아내고 있었다. 굵고 거친 겉모습과 달리 진욱의 손가락은 부드럽고도 세밀하게 수진의 보지를 공략했다.
그렇게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와 살짝 살짝 거리다 쑤욱 찔러 넣었다가 하는 리듬감이 여자를 애태우는 법을 아는듯 했다.
"하웁.................."
남자에게 다뤄질 때의 쾌감을 한껏 느끼고 있는 수진의 신음을 츄루르릅 진욱이 고스란히 삼켰다.
"하아................"
잠시 후 진욱의 입술이 드디어 가슴 쪽으로 이동하자 수진은 비로소 길게 쾌락을 뽑아낼 수 있었다. 쭈우웁 쭈웁 어느새 발딱서서 음탕하게 붉히고 있는 수진의 유두를 빨아주며 진욱은
계속해서 기술좋게 그녀의 보지와 질벽을 비벼주었다.
"하아... 좋아... 정말 좋아... 오빠... 미칠거 같아............."
이미 한 번의 섹스로 절정을 맛보았던 수진의 몸은 금세 달아올랐다. 그런 수진의 반응이 귀여운지 진욱은 손가락을 빼내더니 거침없이 그녀의 보지둔덕을 덥썩 크게 물었다.
"하아앙.................."
진욱의 커다란 입이 보지 전체를 빨아 들이듯 먹어주자 수진은 허리를 들썩이며 온몸을 한 번 부르르 떨었다. 덩치만큼 아주 커다란 혓바닥으로 진욱이 겉보짓살과 함께 한껏 까발려진
음핵을 핥아주자 수진은 울컥 보짓물을 한 번 쏟아 냈다. 음탕하면서도 향긋한 그 암컷의 냄새에 진욱의 자지가 완전히 일어섰다. 빠르게 핥았다가 길게 빨았다가 하는 진욱의 혀놀림
입술놀림에 수진은 머리가 조금씩 하얘졌다.
"아하웅... 하웅................."
연신 교태로운 신음을 흘려대며 수진은, 자신의 사타구니에 파묻힌 진욱의 머리를 양손으로 움켜 잡았다.
"하아... 오빠... 먹고 싶어... 하아아... 먹여줘... 오빠..................."
애가 타는 듯한 수진의 끈적한 목소리에 진욱은 여전히 그녀의 보지를 빨아먹으며 몸을 시계방향으로 180도 돌렸다. 이내 수진의 코 앞에 진욱의 거대한 자지가 자리 잡았다.
"흐으음... 하아....."
자지 냄새를 깊숙이 빨아들이는 수진의 뜨거움 숨결에, 진욱의 자지털이 자그맣게 펄럭거렸다.
"하아... 사랑해... 오빠..........."
양 손으로 진욱의 단단한 엉덩이를 꽉 잡은 수진은 그 힘줄이 불끈대는 자지에 자신의 얼굴 전체를 부벼대면서 사랑을 속삭였다. 그 사랑 고백에, 나도 너만큼 사랑한다는 듯 더욱 더
집요하게 수진의 보지를 파고들던 진욱은 성난 자지를 힘껏 껄떡거리며 조금씩 겉물을 흘려댔다. 진욱의 자지기둥부터 귀두까지 곱게 키스마크를 새겨주던 수진은 할짝 하고 그 겉물을
맛본 뒤 덜렁거리는 진욱의 불알을 정성껏 빨아주었다. 자신의 불알을 입안에서 굴려주는 수진의 달아오른 콧김이 회음부에 닿자, 진욱은 정수리가 뜨끈해지면서 좀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되었다.
"허.................."
손가락으로 벌린 수진의 소중한 보지속으로 탄성을 한번 내지른 진욱은 살짝 허리를 들어 수진의 입술근처로 자신의 항문을 맞췄다. 오빠가 원하는게 뭔지 알겠다는 듯 날카로운 콧대로
진욱의 회음부를 몇번 스윽스윽- 비벼준 수진은 그 가녀린 손가락으로 있는 힘껏 그의 엉덩이를 잡아 벌렸다. 벌려진 진욱의 항문에 애정이 듬뿍 담긴 입맞춤을 선사한 수진은 쪼오옵
연인의 입술을 빨아 들이듯 그의 항문을 깊숙이 빨았다. 항문속으로 혀까지 집어 넣어주는 수진의 딥키스에 진욱은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진동을 느꼈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여인의 진심이 담긴 봉사에 진욱은 남자로서의 무한한 기쁨을 맛본 것이다. 진욱의 항문을 정성스레 혀로 닦아주던 수진은 이제 더는 못 참는다.
"하아압.................."
진욱의 자지를 물었다.
"우후우웁.........................."
입안 가득 채워지는 진욱의 자지를 수진은 천천히 먹어들어갔다. 처음이라면 반도 채 삼키기 힘들 그 대물을 수진은 불알이 코를 덮을 때까지 깊숙이 밀어넣었다. 어떻게 저 작은 얼굴로
그 큰 것을 다 집어삼켰는지 다 놀라기도 전에 입술과 혓바닥으로 자짓살의 때를 벗겨주는 음탕한 효과음이 들려왔다.
"허어................."
성욕을 끌어올리는 그 소리에 젖어들며 진욱은 천천히 수진의 입에다 좆질을 시작했다. 진욱의 자지가 찔렇다.
"하우웁... 하웁................."
수진은 고통인지 쾌락인지 모를 신음을 토해냈다. 미끌거리면서 뜨겁고 끈적거리면서 축축한 수진의 입속으로 진욱은 한없이 빨려들어갔다. 이대로 시간이 아주 영원히 멈춰도 좋은 그
감각에 저릿하면서 수진의 얼굴 위에서 몇 번의 허리춤을 더 춘 진욱은 자세를 바꿨다.
"하... 사랑해...................."
달콤한 속삭임과 함께 수진의 침으로 번들거리는 자지를 그녀의 흥분으로 벌름대는 보지속으로 찔러 넣었다.
"하우우웅................."
진욱의 침과 스스로의 애액으로 충분히 젖어있던 수진의 보지는, 비교적 쉽게 진욱의 굵은 자지를 받아들였다. 진욱의 자지는 수진의 보지를 꽉 채워주며 성스러운 진군을 해나갔고
질척이는 수진의 보짓살은 진욱의 자지를 따라 들락거리며 애액을 튀겨댔다.
"하웅... 사랑하아... 사랑해... 오빠하아.................."
수진은 앞뒤로 격렬하게 흔들어대는 진욱의 허리를 양다리로 꽈악 감싸안으며 최대한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조금이라도 더 수컷을 받아들이기 위한 본능적인 암컷의 그 행위에 진욱의
자지털과 수진의 보지털이 진하게 비벼질 정도로 둘 사이는 밀착되어갔다.
"고... 고마워... 내곁에 있어줘서..............."
양볼이 잔뜩 달아올라 붉어진 수진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진욱이 말했다. 자지와 보지가 뒤섞이는 것도 사랑해 고마워 여심과 남심이 마주치는 것도 모두 다 어울림이며 사랑이었다.
둘이 되어 온전할 수 있는 그 자연의 조화를 느끼며 두 사람의 섹스는 점점 더 뜨거워져갔다.
"허억... 허억.................."
조금씩 숨이 가빠오는 진욱의 어깨에 종아리를 걸쳤다.
"하우웅... 하아앙... 하앙..................."
수진은 쉴새없이 교성을 내질렀다. 오늘 두번 째 섹스임에도 진욱의 자지는 처음과 다름없이 강하고 멋있기만 했다. 맨처음 링위에서 그를 봤을때 처럼 쓰러지고 또 쓰러져도 바락바락
일어나려 했던 모습처럼 진욱은 그녀의 절정을 몇번이고 일으켜 세워주었다. 진욱의 자지에 속도가 붙으면 붙을수록 수진의 보지는 더 많은 보짓물을 토해냈고 어느덧 수진의 아랫도리
부근의 침대시트가 축축히 젖어 들어갔다.
"허억... 허억... 사랑해... 수진아... 허억......................"
"하아... 하웅... 나도 사랑해... 오빠아... 하앙................"
마지막 힘을 짜내듯 진욱의 자지는 놀라운 속도와 힘으로 수진의 보지를 밀어 붙혔다. 수진의 보지에서도 홍수가 난듯 울컥 울컥 보짓물이 쏟아져 나왔다.
"허억................"
결국 은 탄성과 함께 진욱은 수진의 몸안에 씨를 심기 위한 본능적인 깊은 좆질을 했다.
"하아아아앙~~~~~~~~~~"
수진 역시 씨를 받기 위해 본능적으로 진욱을 끌어당겼다. 힘줄을 꿀렁거리며 자신의 자궁을 향해 거침없이 토해내는 진욱의 정액을 수진은 아름답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후아..............."
마지막 한방울까지도 밀어넣어주겠다는 듯 여전히 수진의 보지에 자지를 박아넣은 채 진욱은 땀에 절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었다.
"후우... 영원히 내가 지켜줄게..................."
"하아... 하아... 하아.............."
아직도 쾌감이 가시지 않는지 새끈거리며 온몸을 잘게떠는 수진의 눈망울이 촉촉해졌다.
"이... 여자 알지?................"
철제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않은 준수에게 강형사가 죽은 지혜의 현장사진 중 하나를 내밀었다.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
사진을 한 번 슥윽 쳐다본 준수가 대답했다.
"그래?... 그럼... 이건 어때................"
강형사가 이번엔 버스 CCTV 사진을 내밀었다.
"이게... 너고................"
강형사의 손가락이 후줄근한 차림의 사진 속 남자를 가리킨다.
"이게... 이... 여자야................."
CCTV 사진속 지혜와 현장사진 속 지혜를 연이어 가리켰다.
"이게... 저는 맞는데요.............."
강형사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 여자... 이... 여자는 전 모르겠습니다................."
준수는 방금전 그의 손가락을 고스란히 따라서 사진을 짚어갔다.
"하아....."
한숨을 한 번 길게 내쉰 강형사가 말했다.
"네가 오랜만에 취조실에 와서 감을 잃었나 본데................."
눈빛과 말투가 강렬해졌다.
"여기서 자음하나 모음한자라도 삐끗했다가는 뒤지는 수가 있다..........."
발음에 악이 실리기 시작했다.
"아... 글쎄... 전... 정말 모른다니까요..............."
준수의 눈빛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럼... 이날 버스에서 내려서 뭐했어?... 여긴... 너네... 동네랑 완전히 반대 쪽인데.............."
강형사는 다시한번 CCTV 사진을 가리켰다.
"친구 녀석이 술이나 한 잔 하러 오라고 해서 갔었습니다......"
"친구?..................."
준수의 대답을 강형사가 짚었다.
"네... 친구요... 왜요?... 저.. 같은 놈은 친구도 하나 없을거 같습니까?..................."
"근데... 이새끼가 자꾸..................."
쾅- 하며 강형사가 책상을 한 번 내리 쳤다.
"친구 누구... 이름이랑 연락처 대...................."
"후우... 이름 김.............."
한 번 찍힌 준수의 낙인은 그렇게 죽을 때까지 목을 죄어갈 것이었다.
"허억... 허억... 좋아?... 응?... 허억.................."
불룩한 배를 퉁퉁거리며 남자가 허리를 놀려댔다.
"하아앙... 하아앙... 오빠... 최고야... 하앙... 오빠... 너무 좋아...................."
고양이 처럼 잔망스럽게 엎드린 채 세린은 남자에 박자를 맞춰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세린의 매끈한 등골위로 남자의 땀방울이 한 두방울씩 떨어져 내렸다.
"허억... 허억... 어디서 이런게... 허억..........................."
꽤나 난잡하게 놀아봤다고 생각한 남자로서도, 세린은 처음보는 계집이었다. 외모부터 테크닉과 마인드에 이르기까지 세린은 완벽한 창녀였다. 쫄깃하게 감싸주며 오물오물 물어주는
세린의 보지를 수컷다운 뒷치기로 만끽하던 남자였다.
"허억... 너 들어 앉을래?... 허억... 내가 잘 해줄게.............."
은근슬쩍 스폰 제안을 건넸다. 더러운 새끼 세린은 아주 역겨운 느낌이 확 몰려왔다. 이런 제안을 받은게 한 두번이 아니지만 받을 때마다 세린은 토할 것만 같았다. 자신이 진짜 더러운
창녀라는 느낌이 확 와닿았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애초에 목표를 가지고 들어선 길이었다. 이제 빚은 다 갚았고 서울 변두리에 민혜와 살 아파트와 그 근처 조그마한 카페 하나 차릴
돈만 있으면 되는 그녀였다. 그런 그녀에게 나중에 어떤 변수가 될지 모르는 관계는 만들지 않는게 좋았다.
"하우웅... 하앙... 정말?... 하아앙.........................."
속으로는 역겨움에 치를 떨면서도 세린은 여전히 그 남자의 자지를 부끄러운 보지로 꽉 문채 엉덩이를 흔들어 댈 수 밖에 없었다. 그게 그녀의 직업이었기 때문이다.
"허억... 그... 그래... 그냥... 허억... 나랑만 놀자... 허억.... 힘들게 이러지 말고... 허억....................."
가쁜 숨을 몰아쉬며 쑤셔대는 이름모를 남자의 좆질에 어느새 물이 차올라 질척거리며 흘려대는 그녀의 보지도, 다만 열심히 일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어떡하죠?.............."
도철이 강형사를 바라봤다.
"진짜 확실해?............"
취조실 밖에서 이중 거울로 준수를 관찰하는 강형사가 물어보았다.
"네... 범행시간에 둘이 편의점에서 술이랑 안주 사가는 거 CCTV로 확인도 했고요... 새벽까지 하도 시끄럽게 떠들어서 옆집 사람이랑 말다툼이 있었던 것까지도 확인 다 했습니다....."
도철이 대답했다. 친구를 만났다는 준수의 이야기는 사실이었다.
"반장님은... 뭐라시는데?........................."
"뭐... 반장님이라고 별수 있으시겠습니까... 그냥... 일단 돌려보내라고..................."
강형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저새끼 분명 뭔가 보긴 봤을건데 준수의 동선상 그 시간에 지혜와 같이 내려서 100m 가량을 뒤따라 걸었던 건 분명하다. 그리고 그 동안 준수가 인지하든
못하든 무언가 보거나 느낀게 있을 거는 분명했다. 하지만 뭐가 뒤틀렸는지 준수는 그냥 아무것도 모른다고만 하고 있었다.
"일단... 다른걸로 엮어서라도 붙잡아 놓고 있을까요?.................."
도철이 은근히 물었다.
"뭘로 엮어... 뭐.. 있어?.................."
강형사의 눈이 반짝였다.
"제가... 잠깐 저 놈... 컴퓨터 조사해봤는데요... 아주 그냥... 막... 어유................."
"왜?... 아동물이라도 있어?......................."
"아니요... 그건 아니고... 취향이 백마인거 같더라고요................"
도철이 양 손으로 가슴을 만들어 보였다.
"쭉쭉빵빵한............"
그런 도철을 잠시 바라본 강형사가 말했다.
"도철아.............."
친근하게 불렀다.
"네... 선배님.................................."
"김본좌님께서도 그랬단다................"
탁 하고 강형사가 도철의 뒷통수를 가볍게 쳤다.
"네... 하드에 야동이 없는자 돌을 던지라고..............."
"아... 예... 선배님.................."
도철이 머리를 긁적였다.
"일단 풀어주자... 아닌건 아닌거니까... 하아......................"
길게 내쉬는 강형사의 한숨처럼 그렇게 속절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아우... 몸이 찌뿌둥한게 시간이 왔구나................"
다시 보름달이 떠올랐다. 달빛은 비추되 뜨겁지 않고 빛나되 환하지 않는다. 그런 달빛이 늑대는 마음에 들었다. 내 목표를 잃지 않게끔 비춰주면서 날 주목받지 않게 해주는 그것이
꽉 차있는 보름날이었다. 여기가 좋겠네. 말끔한 정장차림으로 늑대는 2층 카페의 창가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근처에서 유일하게 번화가라 할 수 있는 곳의 만남의 장소가 내려다보이는
그 자리에서 늑대는 동물의 눈을 켰다. 너무 어리거나 많아서도 안되고 너무 예쁘거나 못생겨서도 안되고 너무 순수하거나 까져서도 안되고 사냥감의 미덕은 적당함에 있었다.
쟤는 딱 보니 고딩이네. 학생이 혼자살리는 없으니까 패스. 제법 늘씬하게 빠진 흰색 스키니진의 여성을 내려다보던 늑대가 시선을 돌렸다. 남자친구 기다리는 애도 일단 패스. 잘 차려
입은 채 시계를 확인하는 여성도 늑대는 지나쳤다. 딱히 급할 건 없었다. 기가막힌 요리는 먹을 때 뿐 아니라 기다리는 동안 충분히 흥분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얼음이 반쯤 녹았을 무렵 늑대의 입에 군침이 돌았다. 맛좋은 향기를 풍긴 건 꽤나 오랫동안 누군가를 기다린 한 여자였다.
깔끔한 청바지에 평범한 듯 블라우스를 입은 그녀는 애인보다는 친구를 기다리는 옷차림에 가까워 보였다. 아담한 키와 몸매에서 전체적으로 귀여운 인상이 잔뜩 풍기는 그녀가 늑대의
눈을 사로 잡았다. 이 정도 시간이면 아마도 약속이 쫑난거 같은데 약속이 깨져서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여성을 뒤를 밟는건 비교적 쉬운 난이도였다. 아직 확실한 건 없으므로 그녀를
좀 더 가까이에서 탐색하기 위해 늑대는 재빨리 건물을 빠져나왔다. 자연스럽게 그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을 평범함으로 늑대는 손목 시계를 슬쩍 보며 그녀의 근처에 멈춰섰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처럼 늑대는 그저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톡을 하고 있나? 자꾸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그녀였다. 전화 통화라도 하면 좋을텐데 아무래도 통화내용을
엿듣는게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에 늑대는 그녀가 통화를 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보름달은 늑대의 소원을 외면하지 않았다.
"여보세요?... 어... 오빠....................."
여자가 전화를 받았고 늑대는 실망했다.
"아니... 아직 못 만났어... 몰라... 톡도 안 읽고 연락도 없네..............."
늑대의 눈이 다시 반짝거렸다.
"에이... 일은 무슨... 그냥 회의가 늦게 끝나는 거 같애... 어... 어... 그냥 집에 들어갈까봐....................."
집에 들어갈까봐 늑대의 동공이 커지면서 심장박동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됐어... 거기서 여기가 어디라고 와... 괜찮다니까... 그냥... 나 혼자 가도 돼... 몇 정거장만 가면 되는데 뭐... 어................"
여기서 몇 정거장 안된다? 늑대의 머릿속에 지도가 펼쳐졌다.
"아... 참... 그리고 엄마가 내려가시면서 오빠주라고 반바지 하나.............."
확실하다! 완벽했다. 혼자 귀가하는 혼자 사는 여성. 지금까지의 모든 정보들은 그녀가 그런 완벽한 먹잇감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늑대는 오른 어깨에서 왼쪽허리로 맨 서류가방을
한 번 꽉 잡았다. 가방안에 담긴 밤을 위한 도구들이 흥분으로 퍼덕대는 것 만 같았다. 잠시 후 통화를 끝낸 여자는 아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한 템포 늦게 그녀를 따라간다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게 늑대가 그녀를 뒤쫓았다. 얼마지나지 않아 버스정류장에 선 그녀를 늑대는 넉넉한 거리를 두고 지켜보았다. 그녀가 탄 버스번호를 알아볼 수 있는 거리면 충분했다.
이미 그 구역의 버스노선은 훤히 꿰뚫고 있는 늑대였다. 잠시 후 그녀가 버스에 올라타고 늑대의 뇌는 순식간에 그 버스의 노선도를 그렸다. 그리 멀지 않다면 적어도 00고개를 넘지는
않을 거란 말인데 그녀가 탄 버스가 출발하는 것을 확인한 늑대는 바로 택시를 잡았다.
"00고개 버스정류장이요................"
문을 닫으면서 늑대는 한마디 덧 붙였다.
"저... 죄송하지만 좀 천천히 가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이사온지 얼마 안되서 주변지리 좀 익히려고요............."
오지랖 넓은 택시기사의 침 튀기는 주변설명을 들으며 늑대는 그녀가 어디서 내리는지 집중하고 있었다. 보름달은 높이 떴고 아직 밤은 길었다. 보고 또 봐도 보이지 않았다. 사인은
목의 자상에 의한 과다출혈 손목과 발목에 밧줄로 묶였던 흔적 등에 전기충격기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두 군데 미세한 화상 양 손바닥과 이마에 30mm 정도의 십자 자상 질과 항문에
성기삽입으로 인한 약간의 찰과상 부검 소견서라 해봤자 그게 다였다.
"깔끔해도 너무 깔끔하네... 후우....................."
툭툭 서류뭉치를 집어 던지며 강형사가 한숨을 내쉬었다. 한달 내내 주변 탐문하고 동일전과자 심문하고 별의별 짓을 다 하고 뛰어다녔지만 아무것도 건진게 없었다. 사건 초기에는
어떡해서든 두번째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두번째 범죄가 일어난다면 뭐라도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만큼 사건은 아주 답답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커피 한잔 드시고 하세요.................."
책상위에 도철이 종이컵 하나를 내려놓았다.
"집에 안가냐?... 오늘은 좀 쉬라니까..................."
강형사가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에이... 선배님만 두고 제가 어떻게 편히 쉬겠습니까?... 파... 트... 너... 아닙니까.................."
도철이 짐짓 젠체하며 자기 가슴을 쾅쾅 쳤다.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 그래... 에휴....................."
강형사는 의자 깊숙이 몸을 파묻으면서 기지개를 한 번 폈다. 쉬겠다는 건지 몸을 풀겠다는 건지 불분명한 그 행위를 보았다.
"선배님?................"
도철이 친근하게 물었다.
"왜............."
"김지혜씨... 사건 말입니다... 분명 딱 보자마자 이건 연쇄다... 라고 저한테 말씀 하셨잖아요..............."
"그랬지............"
"근데... 한달이 다 되도록 조용한거 보면 그냥 그걸로 끝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인마... 손바닥이랑 이마 딱 보면 모르냐... 영화보고 돌았는지... 소설 읽고 돌았는지는 몰라도... 그 새끼 정상이 아니다... 제대로 미친놈이야................"
강형사는 일어나서 어깨 운동을 시작했다. 조금 전의 행위는 몸을 푸는 것이었단게 확인되었다.
"그런... 미친놈들은 보통 잡힐 때까지 멈추지 않지.............."
어깨를 풀어준 강형사는 아까 집어던진 서류를 다시 집어들었다.
"그리고 나도 미친놈이거든... 잡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거다... 도철아.............."
도철을 바라보는 강형사의 눈빛이 뜨거웠다. 이수진 89년생 수술용 장갑을 낀 채 늑대는 여자의 지갑을 뒤지고 있었다. 세팅이 다 끝나기 전까지는 장갑은 필수였다. 수진이 진욱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면서 늑대는 순간 놀랐다. 누구라도 한 방이면 나자빠질 듯한 포스가 진욱에게서 느껴졌기 때문이다. 잠깐동안 수진의 핸드백과 지갑 그리고 집안을 대충 살펴본
늑대는 거실에 커다란 비닐을 깔고 세팅을 다 마친후 수진을 깨우러 침실로 향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수진은 손발이 묶여 침대에 곱게 누워 있었다.
골반 하나는 예술이네. 얼굴, 키, 가슴 등등 전체적으로 아담하고 귀여운 수진의 유난히 색기 넘치게 발달된 골반이 늑대를 흥분시켰다. 그 골반을 눈으로 범하며 침대로 다가간 늑대는
아주 천천히 스윽스윽 쓰다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