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새살림 - 5
관리자
네토라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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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59
2020.06.17 12:36
창 빛으로 내리쐬는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눈을 떴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기가 없었다. 깜짝 놀라 거실로 나와보니 누이가 아기를 돌보고 있었다. 내가 나오는 것을 보자 누이가 말한다.
<무슨 잠을 그리 깊이 자? 애가 우는 것도 모르고!>
그러고 보니 잠결에 어렴풋이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아마도 아이가 계속 울자 누이가 들어와서 아이를 안고 나갔었나 보다.
<그나저나 무슨일이야? 새벽에 갑자기 와서는 재워달라고 하고? 무슨일 있었어?>
<일은 무슨... 그냥 좀 생각할 것도 좀 있고 해서!>
누이가 내 안색을 살피는가 싶더니 가볍게 한숨을 쉰다.
<왠만하면 집에 들어가! 부부 사이의 문제는 말로 해결해야지! 이렇게 나와있으면 안좋아!>
<알았어! 며칠만 신세 질께!>
갑자기 어젯밤의 일이 떠오른다. 아내의 모습을 목격하고 집에 돌아온 나는 즉시 짐을 꾸렸다. 그런 나를 아내가 막아선다. 자기 말좀 들어보라고 한다. 그건 그냥 실수였다고 한다. 그냥 답답해서, 자기가 제정신이 아니었던 모양이라고 한다. 나는 아무말 않고 그런 아내를 쳐다보았다. 아내의 예쁜 얼굴이 온통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용서할 순 없었다. 젊은 사내의 집에서 포르노를 보며 음란하게 욕정을 불태우던 아내였다. 또다시 화가 미칠 듯이 치밀어 오른다. 나를 막아 서고 있는 아내를 밀쳤다. 그리고 아기를 들쳐업고는 집을 나섰다. 그런 아내가 맨발로 나를 따라나선다. 맨발로 대문까지 따라나왔다. 그런 아내에게 더 이상 할말 없으니 어서 들어가라고 매몰차게 쏘아붙였다. 아내는 연신 잘못했다며 다시는 그 남자 안만난다고 한다. 그런 아내의 모습마저 가식으로 느껴졌다. 그때마침 택시가 내앞을 지나간다. 얼른 택시를 잡고 택시에 올라탔다. 아내가 택시의 문을 부여잡는다. 그런 아내를 외면하고 택시기사에게 어서 출발하자고 재촉을 했다. 택시가 출발하자 아내가 저만치로 멀어진다. 그런 아내를 잠시 바라보았다. 아내는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고 나와 아이가 타고 있는 택시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신발도 신지 않은 맨발로.....
상념에 빠져있는데 누이가 나를 부른다. 그 사이 아침을 차려 놓은 것이었다. 밥을 먹기 위해 식탁에 앉았다. 식탁엔 된장찌개가 올려져 있었다. 된장찌개를 보니 또다시 아내가 떠오른다. 아내는 요리를 잘했다. 특히 된장찌개를 맛있게 잘하는 아내였다. 신혼때는 매일같이 된장찌개만 식탁에 올릴정도였다. 그랬던 아내가 어째서....
밥을 몇숟갈 뜨지도 않았는데 입맛이 싹 사라졌다. 그냥 수저를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왜? 그만 먹게?>
<어! 입맛이 없네!>
식탁에서 일어선 나는 아무말 없이 다시 방으로 들어와 몸을 뉘였다. 몸을 뉘이려는 찰라 핸드폰이 울린다. 아내였다. 그러고 보니 아침부터 수십통의 전화가 와 있었다. 모두 아내였다. 발작적으로 핸드폰의 밧데리를 빼버렸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머릿속이 뒤죽박죽 혼란스러웠다.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조만간 회사도 다시 나가봐야 했다. 그러면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된다. 그렇다고 지방에 멀리 살고 계시는 부모님께 맡길수도 없었고, 누이집에 맡길수도 없었다. 요즘 누이도 집사정이 별로 안좋다고 하는 것 같았다. 불연 듯 아내와 처가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여기서 비굴하게 다시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한참을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며 고민하던 나는 다시 거실로 나와 한참동안 TV를 켜놓고 멍하니 TV를 보고만 있었다. 그렇게 하루종일 멍하니 TV만 보고 있는 사이 어느덧 날이 저물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TV만 본 덕인지 눈이 무척이나 피로했다. 문득 핸드폰에 생각이 미쳤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어쩌면 아내가 문자나 음성을 남겼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말을 남겼을지 호기심이 생겼다. 핸드폰의 밧데리를 다시 끼워넣었다. 밧데리를 끼기 무섭게 핸드폰이 울린다. 발신번호를 가만히 보니 모르는 번호였다. 어쩌면 회사동료가 하는 전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핸드폰을 받아보았다. 핸드폰너머로 장모님의 가쁜 목소리가 들려온다.
<박서방! 날세!>
<장모님!>
<박서방! 빨리 이리로 좀 오게나! 글쎄! 글쎄! 은서가... 은서가 약을......>
머리를 무언가로 맞은 듯 쿵하고 울렸다. 아내가 약을 먹다니..... 나는 서둘러 옷을 입고는 황급히 장모님이 말해주신 병원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그 순간만큼은 아내에 대한 미칠듯한 분노와 배신감은 사라지고 없었다. 나도 모르게 아내에 대한 걱정만이 내 마음속에 가득차 있었다...
<무슨 잠을 그리 깊이 자? 애가 우는 것도 모르고!>
그러고 보니 잠결에 어렴풋이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아마도 아이가 계속 울자 누이가 들어와서 아이를 안고 나갔었나 보다.
<그나저나 무슨일이야? 새벽에 갑자기 와서는 재워달라고 하고? 무슨일 있었어?>
<일은 무슨... 그냥 좀 생각할 것도 좀 있고 해서!>
누이가 내 안색을 살피는가 싶더니 가볍게 한숨을 쉰다.
<왠만하면 집에 들어가! 부부 사이의 문제는 말로 해결해야지! 이렇게 나와있으면 안좋아!>
<알았어! 며칠만 신세 질께!>
갑자기 어젯밤의 일이 떠오른다. 아내의 모습을 목격하고 집에 돌아온 나는 즉시 짐을 꾸렸다. 그런 나를 아내가 막아선다. 자기 말좀 들어보라고 한다. 그건 그냥 실수였다고 한다. 그냥 답답해서, 자기가 제정신이 아니었던 모양이라고 한다. 나는 아무말 않고 그런 아내를 쳐다보았다. 아내의 예쁜 얼굴이 온통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용서할 순 없었다. 젊은 사내의 집에서 포르노를 보며 음란하게 욕정을 불태우던 아내였다. 또다시 화가 미칠 듯이 치밀어 오른다. 나를 막아 서고 있는 아내를 밀쳤다. 그리고 아기를 들쳐업고는 집을 나섰다. 그런 아내가 맨발로 나를 따라나선다. 맨발로 대문까지 따라나왔다. 그런 아내에게 더 이상 할말 없으니 어서 들어가라고 매몰차게 쏘아붙였다. 아내는 연신 잘못했다며 다시는 그 남자 안만난다고 한다. 그런 아내의 모습마저 가식으로 느껴졌다. 그때마침 택시가 내앞을 지나간다. 얼른 택시를 잡고 택시에 올라탔다. 아내가 택시의 문을 부여잡는다. 그런 아내를 외면하고 택시기사에게 어서 출발하자고 재촉을 했다. 택시가 출발하자 아내가 저만치로 멀어진다. 그런 아내를 잠시 바라보았다. 아내는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고 나와 아이가 타고 있는 택시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신발도 신지 않은 맨발로.....
상념에 빠져있는데 누이가 나를 부른다. 그 사이 아침을 차려 놓은 것이었다. 밥을 먹기 위해 식탁에 앉았다. 식탁엔 된장찌개가 올려져 있었다. 된장찌개를 보니 또다시 아내가 떠오른다. 아내는 요리를 잘했다. 특히 된장찌개를 맛있게 잘하는 아내였다. 신혼때는 매일같이 된장찌개만 식탁에 올릴정도였다. 그랬던 아내가 어째서....
밥을 몇숟갈 뜨지도 않았는데 입맛이 싹 사라졌다. 그냥 수저를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왜? 그만 먹게?>
<어! 입맛이 없네!>
식탁에서 일어선 나는 아무말 없이 다시 방으로 들어와 몸을 뉘였다. 몸을 뉘이려는 찰라 핸드폰이 울린다. 아내였다. 그러고 보니 아침부터 수십통의 전화가 와 있었다. 모두 아내였다. 발작적으로 핸드폰의 밧데리를 빼버렸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머릿속이 뒤죽박죽 혼란스러웠다.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조만간 회사도 다시 나가봐야 했다. 그러면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된다. 그렇다고 지방에 멀리 살고 계시는 부모님께 맡길수도 없었고, 누이집에 맡길수도 없었다. 요즘 누이도 집사정이 별로 안좋다고 하는 것 같았다. 불연 듯 아내와 처가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여기서 비굴하게 다시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한참을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며 고민하던 나는 다시 거실로 나와 한참동안 TV를 켜놓고 멍하니 TV를 보고만 있었다. 그렇게 하루종일 멍하니 TV만 보고 있는 사이 어느덧 날이 저물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TV만 본 덕인지 눈이 무척이나 피로했다. 문득 핸드폰에 생각이 미쳤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어쩌면 아내가 문자나 음성을 남겼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말을 남겼을지 호기심이 생겼다. 핸드폰의 밧데리를 다시 끼워넣었다. 밧데리를 끼기 무섭게 핸드폰이 울린다. 발신번호를 가만히 보니 모르는 번호였다. 어쩌면 회사동료가 하는 전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핸드폰을 받아보았다. 핸드폰너머로 장모님의 가쁜 목소리가 들려온다.
<박서방! 날세!>
<장모님!>
<박서방! 빨리 이리로 좀 오게나! 글쎄! 글쎄! 은서가... 은서가 약을......>
머리를 무언가로 맞은 듯 쿵하고 울렸다. 아내가 약을 먹다니..... 나는 서둘러 옷을 입고는 황급히 장모님이 말해주신 병원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그 순간만큼은 아내에 대한 미칠듯한 분노와 배신감은 사라지고 없었다. 나도 모르게 아내에 대한 걱정만이 내 마음속에 가득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