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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회원투고] 먼동 - 9

관리자 0 37404

후~~왜 이렇게 늦었어.~ 어 여 와 ~

추운데 감기 들면 어쩌려고 그래~ 빨리 닦아라.~ 응~


막사가 좀 지저분해서 몇 군데 손 좀 보느라고~ 어 여~먹어라 ~ 춥겠다.

달그락… 달그락… 달…그 락… 달그락… 달그락…

말없이 서로 수저만 부지런히 움직여대고 그 무거운 중압감이란 빨리 먹고 나가자.. 빨리 그 생각뿐이었다.

창수는 씹지도 않고 부지런히 밥을 퍼 대고 종숙은 그런 아들을 느껴가며 생각을 정리한다.


그래, 언젠가는 치룰 거~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

지도 에 미한테 미안해 저러나 본데... 그래~ 내가 먼저 예기하자~

그래... 그러자~ 저놈 성격에 지금 어 떡 겠 어....

창수는 반찬도 건너 뛰어가며 밥이 빨리 축 나기를 바라며 입안 가 득 씹어댄다.

창수야~~ 아~ 엄마의 말 한마디가 왜 이리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는지...


창수는 밥 먹다 말고 엄마를 쳐다보다 눈빛이 마주치자 차마 바로 볼 수 없어서 슬며시 대답하며 눈을 깔아버린다.

밥 먹고 우리 예기 좀 할레~? 예~ 알았어요.

내가 언제부터 엄마한테 존대 말을 썼다고~ 알았어요. 라니…

자신도 모르게 존칭이 튀어나와 창수는 적잖은 놀라움을 느꼈다.

상을 치우는 엄마를 보며 창수는 방으로 들어왔다.


담배 한가치를 뽑아 물으며 엄마가 무슨 말씀을 하실까 두렵기도 불안하기도 해서 담배를 깊이 빨아들이곤 뱉어 낸다.

들어가도 되니~~? 엄마가 언제 내방 들어오며 노크를 했다고…

예~ 아휴~ 담배연기~ 쥐 잡겠다~ 꽁초가 이게 뭐니~ 좀 비우지~

엄마는 우유 곽에 가득 찬 꽁초 통을 들고 나가더니 얼마 후 아버지의 제 털이를 갖다 주며 앉았다.

나는 그 순간 아버지의 재 털이를 갖다 주는 별거 아닌 엄마의 행동에서 알 수 없는 묘한 마음이 드는 걸 느꼈다.

엄마가 언제 재 털이 한번 비워준 적이 있었단 말인가…

종숙은 무슨 말을 어디에서 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까 마음을 정리 하려했지만 점점 떨리는 자신을 느껴서 마음을 가라앉히려 호흡을 고른다.

창수야~ “……”


지금 너 마음 말 안 해도 에 미가 다 안다~ “……”

에 미가 너한테 할 말이 없다.~ 볼 면목도 없고.~ 후우~

너 잘못 아니니까 ~ 너무 괴로워 할 필요는 없어~

에 미 혼자 그랬던 거야~ 그러니 넌 괜찮아~ 잘못을 해도 에 미가 잘못한 거야… 알아들었지…?

후~~우~ “……” “… ”


죄송해요~ 엄마~ 그리고 미안 하고요~ 정말 죄송해요~ 죄송해요.~

정말… 흑~흑.. 창수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종숙은 연신 죄송하다며 말하던 아들이 울어 버리자 너무나 가슴이 저리는 걸 느끼며 아들을 안으며 등을 토닥여준다.

자신도 모르게 눈가에 이슬이 맺히며... 아냐~ 죄송할 거 없어~

에 미가 잘못한 거니까... 울지 마~ 괜찮아~ 괜찮아~…


엄마가 등을 토닥여주자 창수는 점점 눈물이 겆 잡을 수 없이 흘러내렸다.

우리 아들 착하잖아~

요즘 말도 잘 듣고 에 미한테 얼마나 잘하는데 이젠 그만 울어..

그 만… 그만… 다 큰놈이~ 창피하게~… 후~~~우~~

창수는 한참을 흐느끼고 나서야 마음이 누그러지는 걸 느꼈다.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마치 속죄 받은 사람처럼...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조금은 후련한 마음을 가질 수가 있었다.

기분도 한결 나아져 갔다.

종숙은 아들이 울음을 멈추고 방바닥만 바라보고 있자 알 수 없는 대견함과 믿음직스럽게 보여 자신의 마음도 이젠 조금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아들과 서먹하게나마 말 못할 의견을 나누며...

그것이 마치 합의를 본 듯한 기분이 들어 이해 못 할 편안함을 느꼈다.

그 어떤 죄책감도 들지 안 은 체…

새벽부터 일어나 힘들었을 텐데 에 미 나갈 테니 넌~ 한숨 부쳐라~

막사 치워야 된다며~

창수는 마음이 편해서 그런지 다시 반말이 튀어 나왔다.

한숨자고 천천히 해도 되~~ 닭도 얼마 안쳐서 금방 끝나.~ 어 여자~


창수는 엄마와의 그 평범한 일상의 대화에서 무엇인가 용서를 받은 듯 해 기분이 좋아져왔다.

창수가 자는걸 보며 종숙은 혼자 막사를 치울 심산으로 집을 나와 막사로 갔다.

연장을 챙겨 한참을 삽을 뒤적이다 잠시 쉬려고 자리에 앉아 있으려니 불현듯 어젯밤 일이 떠오르며 얼굴이 붉어져 옴을 느낀다.


민망한 생각에 잊으려 하지만 자꾸만 자신의 보지를 쑤셔대던 그 굵고 우람한 아들의 좆이 눈에 밟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떨리는 걸 느꼈다.

잊으려면 잊을수록 생각을 잡고 싶고 어제 밤 보지가 찢어질 듯 들어왔던 아들의 좆이 점점 더 아른거렸다.

자신도 모르게 손을 내려 보지 살을 주무르니 벌써 젖었는지 찝찝한 느낌 들었다.


아~~ 그 느낌… 후우~~ 왜 이러지~

점심때가 되어서야 학수는 짐 보따리 하나 가득 들고 들어오며 아내의 눈치를 살핀다.

어슬렁거리며 들어오는 남편을 보니 종숙은 말도 붙이기 싫어 그냥 모르는 채했다.

아내가 말이 없자 학수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눈치를 보며 불안해했다.


차라리 매도 먼저 맞으라고 욕설이나 한바가지 먹으면 속이나 편할 텐데…

어휴~내 신세야~~

종숙은 설거지를 하며 성질이 났는지 그릇을 요란히 씻다가 갑자기 남편 얼굴을 보니 어젯밤 일이 떠올랐다.

갑자기 저 자세가 되어야 하는 자신을 보았다.

수술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술을 먹는 데요~

아내의 조용한 말투에 학수는 의외 이였지 만 그래도 다행 이라는 생각에 한숨을 놓았다.

아~안 먹는 다는 디 어제 최 씨가 소 잡아서 가 꼬 왔다며 고기한 점 먹고 가라길 레 먹다보니 어디 그런 감… 쩝…

창수 아버지 몸 누가 대신 돌봐 주는 거 아녀요, 알아서 챙겨야지~

어 여 일어나요. 밥 먹게~


학수는 아내가 화내지 않고 조용히 말하자 괜 실이 겸연쩍어 머리를 긁으며 말한다.

아~내가 거기를 안 가던지 해야지~ 그렇게 안 먹는다 했는데 권하는 건 뭐여… 에이~~~

종숙은 남편의 그 소리가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릴 뿐 묵묵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만 퍼 댄다.


창수 좀 깨워요~ 밥 먹으라고~ 아니 인석 여적 자~ 새벽에 나갔다 와서 잔거예요 , 빨리 깨어 와요~

점심을 먹으며 엄마를 보니 그렇게 어색하지 않아서 창수는 마음이 놓였고 자신도 한숨자서 그런지 홀가분한 마음이 들어 좋았다.

엄마는 말없이 갈치를 발라내게 주시는데 난 무슨 마음에서 인지 애정이라고 느껴지기 보다는 사랑하는 남자에게..


잘 먹이려는 그런 여인의 끈끈한 마음으로만 느껴져 왔다.

창수 너~ 밥 먹고 뭐 할 거 있느냐~ 왜요~ 아버지~

없으면 막사 좀 치워야 할 건 디~ 벌써 치우고 있어요.~ 조금 남았으니 밥 먹고 마저 치우면 되요~ 신경 쓰지 말고 식사나해요~

종숙은 남편의 말에 왠지 모를 짜증이 났고 아들에게 일 시키려는 게 괜히 화가 났다.


엄마 내가 치운다고 했잖아~ 치울 거면 깨우지 그랬어.~

아냐~ 얼마 안 되는데 뭐~ 점심 먹고~ 그럼 얼른 같이 치우자~

당신은 창고 좀 치워나요~ 알았네.~… 흐음…

창수는 먼저 일어나 막사로 와보니 엄마가 얼마나 부지런히 치웠는지 1/3 정도만 남았길 레 담배를 하나 물었다…

후~~우~~ 한숨을 내 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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