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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같은 사랑 - 6부

관리자 0 5176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에 눈을 떴다. 지난밤에 마신 싸구려 양주들로 머리가 깨어질듯 아팠다. 옆에 벌거벗은채 자고 있는 효정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움직이는 바람에 효정마저 눈을 떴다.



"아, 머리야."

"그지? 머리 아프지?"

"응."



효정의 머리를 가슴에 안았다. 이마에 뽀뽀를 해주었다. 어제 일요일 하루 동안 벌어진 일들이 떠올랐다. 방안을 살폈다. 후질그래한 인테리어의 모텔 방안이 보였다. 촌스러운 커텐이 드리워져 있고 살짝 열린 커텐 틈 사이로 눈이 아플 정도로 밝은 햇빛이 비집고 들어오고 있었다.



일어나 세면대의 물을 틀고 세수를 했다. 벽에 붙어 있는 거울에 알몸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효정의 모습이 보였다. 앙증 맞은 사이즈의 가슴과 움푹한 배, 잘록한 허리, 보기에도 보드라워 보이는 음모. 그녀의 몸은 정말 신이 조각한 완벽한 작품 같았다.



"기현아. 이제 LA로 돌아가야지?"

하던 양치질을 멈추고 효정의 얼굴을 쳐다봤다.

"우선 돌아가자. 돌아가서 우리 엄마를 조금 더 설득해보자."



벗어 놓았던 옷들을 챙겨입고 너저분하게 흩트러진 물건들을 대강 정리했다. 효정이 목욕실에서 나와 타월로 젖은 머리를 털었다. 벗어 놓은 흰색 레이스 팬티를 주워 입었다. 흰색 브라자를 몸에 걸치고 가슴을 감쌌다.



말없이 나는 모텔방을 나왔다. 모텔 2층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쌩쌩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차들이 보이는 5번 프리웨이와 사막 한가운데 아무것도 없이 외롭게 서 있는 주유소, 데니스레스토랑, "모텔6"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이 모텔 뿐이었다. 황량한 사막 저만치에 집인지 목장인지 모르겠을 낡은 지붕의 건물이 하나 보이기는 했다.



효정이 준비를 마치고 방 문을 밀고 나왔다.



"가자."



LA로 돌아오는 길은 다섯시간이 넘게 걸렸다. 90마일이 넘는 속도로 달려도 꽤 긴 거리였다. 조금만 더 올라갔더라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을 것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 수 있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효정은 굳어 있는 내 표정을 살피며 분위기를 띄워보려 안간힘을 썼다. 생전 부르지도 않던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고, 창 밖에 보이는 풍경을 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도 했다. 사막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여 있는 집을 보면 저런 집에서 사는 사람은 뭘 하며 살까? 궁금하지? 하며 시덥지 않은 이야기도 했다. 운전을 하고 있는 내 쪽으로 상체를 가져와 내 배를 안고 기대어 오기도 했고, 바지 앞춤을 열고 내 물건을 꺼내 입에 넣고 사랑을 해주기도 했다.



월요일 오후. 다섯 시간 정도를 달려 다시 LA의 시내에 진입했고 내내 쌩쌩 달릴 수 있었던 프리웨이는 여지 없이 대도시라는 티를 내며 막히기 시작했다.



"집으로 갈거야?"

"응. 우선 우리 엄마한테 가자. 엄마한테 가서 내가 얘기할게."



효정의 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경. 효정은 나의 손을 잡아 끌었다. 집 안에는 효정의 어머니가 계셨다. 나는 효정의 어머니 앞에 서서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를 했다. 효정의 어머니는 의외로 아무런 반응이 없으셨다.



"너희들 밥 먹었어? 밥 차려 줄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기현이네 부모님도 걱정하고 계시니까 연락이라도 해드리고. 연락 드렸어? 아직 안 드렸지?"



뻘쭘하게 서 있는 나의 손을 잡고 효정이 거실의 소파로 이끌었다.



"여기 잠깐 앉아 있어. 나 옷 좀 갈아입고 내려올게."



옷을 갈아입겠다고 2층으로 효정이 올라가자 부엌에서 무언가를 준비하시던 어머니가 내 곁으로 오셨다.



"기현아, 효정이 누나가 그렇게 좋니?"

"....."



내 얼굴을 한참 쳐다보셨다. 효정이 다시 내려오면서 "엄마, 기현이 하루종일 쫄쫄 굶고 운전만 했어요."

"얘! 너는 엄마한테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기현이 배고픈 걱정만 하니?"

"미안해요, 엄마. 하지만 엄마가 자꾸 억지로 나 시집 보내려고 하니까...."



먹는둥 마는둥 효정이 어머니가 차려준 밥을 먹고 효정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2층으로 올라가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겨우 잠이 드려는 순간, 집안에 인기척이 들리며 부모님이 들어오셨다.



"기현아. 이리 좀 내려와봐라."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버지는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남자로서 사랑하는 여자 때문에 그런 행동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성을 잃은채 하는 행동은 본인 스스로만 깎아내리는 행동이기 때문에 절제를 해야 했다. 아직은 네가 어려서 그런 것이지만 네가 나이가 들면 너도 네 나이에 맞는 여자가 더 좋아질 것이다. 남자란 다 그런거다. 누구나 네 나이 때에는 연상의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길 수도 있다 등등....



나는 아버지께 죄송합니다~ 라고 사과를 하고는 다시 내 방으로 올라왔다.



전화벨이 울렸다. 효정이었다.



"기현아. 뭐해? 괜찮아?"

"응. 그냥 있어."

"저기 있잖아."

"응. 말해."

"우리 교회에서 다음주에 청년/대학부 수련회가 있대. 우리 부모님이 거기 다녀오라는데, 너도 갈래?"

"교회 수련회?"

"응. 우리 엄마가 가서 기도도 하고 말씀도 들으면서 마음 좀 정리하고 오래."

"나도 가라고?"

"응. 우리 엄마가 너랑 함께 가서 은혜 받으면 좋을 거 같다고 같이 다녀오래."



효정의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셨다. 아마 우리 둘의 마음을 정리해주고 이성을 되찾게 해 줄 방법은 효정과 내가 은혜를 받고 기독교인이 되는 방법뿐이라 생각을 하셨던 것 같다. 내가 교회 수련회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했더니 나의 부모님은 놀라면서 매우 반가워하셨다. 잘 생각했다면서 이번 수련회가 프로그램도 좋으니 좋은 시간 갖고 오라는 것이었다.



수련회 전날. 이것저것 짐을 챙기고 가방을 정리하고 있었다. 효정에게 전화가 왔고 저녁을 함께 먹자는 것이었다. 동네에 있는 TGIF에 가서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시켜 맥주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은 뒤 효정이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고, 우리는 서로를 꼭 끌어안은채 영화를 관람했다.



"이번 수련회 가서 나 기도할거야."

"무슨 기도?"

"우리 둘이 결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칫."

"왜? 안 믿어? 하나님이 허락해 주시면 우리 엄마도 뭐라고 못하실걸."



차를 몰고 효정의 집 근처에 있는 동네 공원에 차를 세웠다. 늦은밤 공원은 상큼했다. 시원한 밤 공기와 인적 없는 조용한 공원. 젖어 있는 잔디와 외롭게 서 있는 나무들. 효정은 나의 팔짱을 꼈고 우리는 천천히 공원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공원의 한 켠에 장미 나무와 한껏 사납게 자라 있는 키작은 야자수들 사이에 놓여 있는 벤치가 있었다. 장미 덩쿨과 아무렇게나 자란 야자수의 부채꼴 잎들에 둘러쌓여 바깥에서는 이 벤치가 여기 있다는 것 조차 알아내기가 쉽지 않은 자리였다. 난 발길을 그 벤치로 옮겼고 효정은 그 벤치 앞에 이르자 내게 안겨왔다.



효정은 니트 스웨터와 긴 치마를 입고 있었다. 니트 스웨터 밑단으로 손을 집어 넣어 그녀의 맨살을 느꼈다. 몇잔 마신 맥주의 기운인지 그녀의 상체에 열기가 느껴졌다. 브라자와 가슴 틈으로 손을 밀어 넣어 그녀의 유방을 느꼈다. 그녀가 두 팔로 내 목을 강하게 안았다.



"사랑해."

"나도, 효정이 사랑해."



늦은밤 초겨울 공원 벤치위에서 우리 둘은 아름다운 섹스를 즐겼다. 그녀가 긴 치마를 입고 나온 덕분에 옷을 벗지 않고 삽입을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내 무릎 위에 앉아 팬티를 벗어내렸고 나는 바지 앞춤을 열어 내 물건을 끄집어 냈다. 긴 치마에 폭 덮인 그녀와 나의 하체는 우리 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치마 폭에 쌓여 있어 한기도 느끼지 못한채 뜨거운 섹스를 즐겼다.



벗겨져 나온 내 그곳을 효정이 자신의 음부로 문질러줬다. 내것은 금방 벌떡 일어섰다. 자신의 것을 준비시키려는듯 벌떡 일어선 내 것을 그녀가 가랑이 사이에 넣고 가랑이를 오므렸다 폈다 하며 장난을 쳤다. 난 그녀의 스웨터 밑으로 손을 집어 넣어 등 뒤에 브라자 후크를 열었다. 그녀의 가슴을 만지는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보드라운 가슴, 그 가슴 한가운데 작은 사이즈로 달려있는 유두. 효정은 내 목을 두 팔로 끌어안으며 내게 키스를 퍼부었다.



그녀의 혀는 정말 보드랍고 좋았다. 그녀의 혀와 내 혀가 닿는 순간이면 달콤한 사랑액이 쏟아지는 것이 느껴지곤 했다. 키스를 하며 그녀가 하체를 움직여 내것을 자신의 구멍에 맞춰 삽입을 시켰다. 겨울밤 찬 바람이 느껴지는 공원 벤치에서 제자리를 찾아 들어간 내것에 느껴지는 그 부드럽고 뜨거운 느낌. 효정이 천천히 방아질도 하고, 허리를 앞뒤로 움직여가며 나를 자극시켜주었다.



내것은 편안하게 엄마의 품을 찾은 어린 아이처럼 효정의 구멍 안을 만끽하고 있었다. 사정을 했다. 뜨거운 액체가 구멍 안에 흩어지는 것을 느꼈는지 효정이 상체를 내게 기대어왔다.



"기현아, 오늘 나 임신되는 날인데..."

"응?"

"...."

"뭐 잘 됐네. 우리 어차피 이번 수련회 다녀와서 결혼할 거 였잖아?"



서로를 마주보며 사랑하는 사이의 연인들만이 서로에게 보여줄 수 있는 깨끗하고 맑은 미소를 서로를 향해 띄워주며 우리는 키스를 했다.



"이제 집에 가자. 내일 새벽 일찍 출발해야 하잖아."

하며 효정이 치마를 내리며 팬티를 다시 치마 속으로 입었다. 바지 앞춤을 추수리고 나도 일어섰다. 효정의 손을 잡고 벤치 곁을 떠나 차를 세워두었던 공원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어둠 속에서 무언가 짐승 같은 것이 후다닥 뛰어가는 것이 보였다.



"어맛~"

효정이 놀라며 내게 안겨왔다.

"뭐야?"

"뭐긴. 도둑고양이겠지. 괜찮아."



저만치 떨어져 있는 으산해 보이는 나무 가지 위로 어둠 속에서 노란 두눈을 비추고 우리 쪽을 쳐다보고 있는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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