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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마 - 단편

관리자 0 5066




주의!



아, 이건 주의랄게 없나?

음... 아 이건 제가 평가했을 때 C등급입니다

그러니 고급 야설을 찾는 분은 보지 마시고 위에 있는 [뒤로]를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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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가 그애를 사랑하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그러니까 2년 전 여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처럼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겨울이 아닌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무거운 여름. 그 여름 그애를 처음 본 순간 부터 아마 나의 사람은 시작된 것 같다.



생가해 보면 처음 만남도 참 우습다. 그날 나는 주번이라는 역활 때문에 다른 애들 보다 조금 늦게 집에 가게 되었다. 보통 고등학교라면 야자(야간자율학습)다 뭐다 해서 밤 12시, 1시까지도 학교에 학생들이 꽉 차있겠지만, 우리 학교는 다르다. 명색이 이 지역 최강의 실업계 고등학교인데 남을 학생이 있을리 없었다.



그나마 나처럼 끈까지 남아서 뒷정리 하는 주번도 드물다. 어린 시절 부터 책임감이라는 것을 심어준 어버지께 감사를…….



투웅! 텅텅!



어디선가 들려오는 철판 두드리는 소리에 나의 걸음이 멈춰섰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 소리는 운동장 구석에 있는 체육창고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그 안에서 철문을 두드리면 딱 이런 소리가 나겠지.



"밖… 누구 없어……."



"……."



하아, 뻔한 일이다. 매일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한 번,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꼭 이런 일이 있다. 장난 삼아 안 한 명을 가두거나, 몰래 숨어 있는데 다른 사람이 모르고 문을 잠궈버리는 일. 실제로 나도 한 번 갇혀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꼬박 하루를 그 안에서 보냈는데. 이번에 갇힌 사람은 운이 좋다.



"안에 누구 있어!"



"있… 구해……."



이런 꽤 오랫동안 소리를 지르고 했나보다. 밖에서 듣는 목소리라지만 너무 힘 없이 들렸다. 근데 전에 지나간 녀석들은 뭘 한 걸까? 선생들은? 난 언제나 그게 궁금하다.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문을 두드리는데 어재서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걸까?



길에서 좀 멀긴 하다. 한 20미터 정도? 그래도 적어도 한 명 정도는 그 옆으로 지나갈만도 한데 말이다.



"문에서 물러서!"



문을 잠가 놓은 자물쇠 정도야 옆에 숨겨진 열쇠로 따면 된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 열쇠다. 하지만 뭄에 녹이 슬어 잘 안 열린다. 몸으로 부딫혀서 한 번에 열어야 한다.



쿵!



아아, 깨끗한 몸통박치기였다. 10점 만점에 9점 정도?



"꺄악!"



그런데 안에 있는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비명까지 지르면서 누워 있는 걸 보니 말이다. 그러길래 문에서 ㄸ러어지라고 경고 했건만…….



"우이씨……."



체육복을 입고 뒤로 넘어져 잇는 그 모습, 여기 저기 먼지가 묻어서 더러워지고 눈에는 눈물자국까지 있는 그 모습이 그렇게 불쌍해 보일 수 없었다.



"괜찮아?"



"……지마."



"응?"



"웃지마! 웃지 말란 말이야!"



난 전혀 안 웃고 있는 데 말이다. 나중에 그애 주장으로는 내가 굉장히 재밌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고 한다.



하여간 나는 그 말에 진짜로 웃어버리고 말았다. 눈물을 글썽 거리면서 소리치는 그모습이 얼마나 우습던지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웃음이 나온다. 꼭 꼬마가 떼쓰는 것 같아서 말이다.



내가 크게 웃자 그애는 더 크게 "웃지마!"를 연발 했고, 그 소리에 나는 정말 창고가 떠나가라 웃고 말았다. 결국 그것도 그애가 울음을 터뜨리며서 끝이 났지만…….



그 뒤로 우리는 자주 만났다. 어쨌든 같은 학교니 만날 기회는 많았다. 전에 창고에서 잇었던 사건 때문에 우리는 서로 말을 트거나 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만나기는 우연히 만났지만, 마치 수년을 알고 지내온 친구 처럼 거리낌 없이 지냈다.



그애는 항상 나에게 어리광을 부렸고 나는 그것을 받아주는 입장이었다. 주변에서는 약간 이상하게 소문이 나긴 했지만, 그애와 나는 친한 친구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참 묘한 친구였다.



하지만 이듬해 고3이 되자 그것이 변해버렸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애와의 관계는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바보였나보다.



고3이 되어 그애가 한 동아리의 회장이 되고 나는 그 동아리의 부원이 되었다. 그때부터 그애는 전과 같은 태도를 버리고 갑자기 어른과 같은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매사에 신중하고 완벽하려 했고, 나와도 거리를 두려했다.



솔직히 말해서…… 슬펐다. 사내놈이 되서 울기도 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난 진짜로 그애를 사랑했을 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1년이 가도록 우리는 그저 그런 사이로 지냈다. 난 내 마음을 전할 만큼 용기 있는 놈이 아니었으니까.



다음해 우리가 대학이라는 곳을 가게 되었을 때, 난 정말 기뻤다. 그애와 같은 학교를 가게 됬기 때문이다. 실업계 고등하교라지만 갈 수 있는 대학은 많다. 우리 나라에는 대학이 하도 넘쳐나서 어떤 고등학교 종업자보다 대학정원이 많다. 돈만 있으면 어딜 가도 갈 수 있다.



수십개의 대학. 아니 찾아보면 수백개일 대학. 그중 그애와 같은 대학을 가게 된 것이다. 뭐 기뻐한 것도 잠시, 오히려 고등학교 때보다도 소원하진 관계에 쓴웃음을 지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같은 학교 같은 과라고 엠티나 다른 행사로 자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좋아했던 그 어리광쟁이는 볼 수 없었다.



또다시 1년이 덧없이 흘러가고 겨울이 찾아오는지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을 때였다. 얼마 후면 군대를 갈 처지에 놓인 나는 친구들을 불러 술을 마시기로 했다. 2년. 적어도 2년동안 나는 절대로 그애를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2년 후면 아마 그애는 다른 남자와 사귀고 있겠지. 이건 확실하다, 그애는 지금도 인기가 많으니까…….



그래 그러니까 이제 잊어야한다. 18살에 품었던 환상이니 날려 버려야 한다. 그런 심정으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였다.



꼴에 친구 라고 모인 4명의 친구들이 참 고맙다. 안 그러면 혼자서 우울하게 술을 마시다가 돌아버렸을지도 모른다. 웃고 떠들면서 얼마나 술을 마셨을까? 옆에서 시끄러운지 눈치를 줬지만 1주일 뒤에 군대간다는 말을 하자 우리와 같이 이등병의 편지를 불러주었다.



한동안 그렇게 놀다보니 술병 또 꽤 쌓였다. 하지만 별로 취하지는 않았다. 아니 취했나보다. 헛것이 다 보인다.



"야, 나가자!"



"응?"



아니, 헛것이 아닌가?



"나가자니까아!"



"뭐야… 왜 니가 여기 있어……."



그애다. 그애가 지금 내 눈앞에 있다. 황당하기도 하고, 당화스럽기도 하고, 기쁜 듯 혼란스러운 감정이 마구 솟아났다. 이럴 때는…… 웃는 걸까 우는 걸까? 깜빡 정신을 놓은 사이에 올라오는 취기가 내 머리속을 뒤죽 박죽으로 만들었다.



"이씨이… 하여간 나가자구우우우우!!!"



"… 하하 …… 아하하하하……."



"웃지마!"



그래 확실하다. 내 눈앞에 있는건 2년전 그날 창고에서 만난 그애다.



"미안하다, 친구들."



"야 이 새끼!"



"넌 내일 죽었어!"



말은 저렇게 하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박수를 쳐주는 친구들이다. 이제보니 저녀석들도 참 좋은 친구들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술을 그렇게 마시냐?"



"뭐 어때? 별로 취하지 않았으니까 됬잖아."



"안 됬어, 안 됬다구."



"아아, 그래 알았어. 내가 잘못했다."



"칫,"



사실 좀 취했다. 눈 앞이 약간 가물가물한 것이 걸음도 조금 휘청거렸다. 그러다 택시를 타고…… 뭐라고 떠들은 것 같지는 기억이 난다. 그 뒤로는 기억이 없는 것이 아마 택시에서 잠이 들었나보다.



다시 깬 것은 그애가 나를 부축해서 택시에서 내릴 때였다. 잠을 좀 자서 그런지 아까보다 훨신 나았다. 이번에는 술에 강한 튼튼한 몸을 주신 어머니까 감사를…….



에레베이터. 그래 에레베이터다. 몇 층인지는 모르지만 조금 높이 올라갔다. 그리고 조금 걷다가 문을 열고 들어가서 친대에 벌렁 드러누웠다.



"후우, 여기 어디냐?"



"여기? 내 자취방."



"…… 뭐?!"



술이 확 깼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니 술은 깼는데 정신은 완전히 혼란 상태였다. 아예 술에 꼴아서 그냥 잠들어 버렸으면 속이라도 편했을 텐데 이건 그것도 아니었다. 도대체 얘는 정신이 있는 걸까 없는 걸까? 사람들 믿어도 너무 믿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아아, 그래 그게 본래 모습이었지. 항상 어린애 같이 어리광을 부리고, 한 번 구해 줬다는 이유로 나를 너무 믿는, 그래서 너무 불안하고 사랑스러운 그 모습.



"너구나… 진짜 너구나……."



"바… 바보야 웃지마……. 남은 큰 결심하고 데려왔는데……."



"응?"



내 품에 안기는 작은 몸. 내 입술에 닿는 따뜻한 감촉. 순간 나의 머리속을 텅비게 만드는 감각이 온몸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헤에, 술 때문인가? 좀 쓰네."



얼굴을 붉게 물들인 그 모습이 너무 예쁘게 보였다. 끌어안지 않고는 못배길 만큼 예뻤다.



와락



"꺄악!"



"…… 사랑해."



정말 그 한마디 외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그 한마디 밖에 할 수가 없었다. 정말… 술기운에 고백한다는 게 말이 되는 거였구나.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거였구나.



"음… 하악……."



아차, 술기운이 좀 과했던 모양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손이 그애의 가슴에 닿아 있었다. 너무도 신비로운 감촉. 꿀꺽 하는 침 넘어가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가슴을 메만졌다. 분명하게 느껴지는 뭉클한 감촉과 딱딱한 브래지어의 감촉. 그리고 아주 작은 떨림.



잠시동안 그대로 있었다. 서로의 체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큼만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애가 일어나 옷을 벗기 시작했을 때, 나는 그야말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가녀린 목선과 어깨선. 아담하게 솟은 가슴, 그 정점에 위치한 귀여운 돌기. 날씬하게 내려가는 허리와 다리, 앙증맞은 배꼽.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의 모든 신비를 간직한 듯한 검은 숲.



나는 급히 일어나 뒤돌아섰다. 그리고 정신없이 옷을 벗었다. 어디로 팔이 빠지고 다리가 나오는지도 분간 못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적어도 내 앞에 선 저애를 그냥 세워둘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급하게 옷을 벗은 것이다.



옷을 다 벗고 다시 돌아 봤을 때, 그애는 어느샌가 침대에 누워있었다. 이불로 몸을 가리고, 두려운듯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그애를 본 순간 나는 이성을 반쯤 잃었다.



"흐읍!"



단숨에 이불을 걷어내고 거칠게 입을 맞췄다. 내 손이 그 순백의 나신 위를 거침없이 파헤치고, 어느 틈엔가 나는 나의 흉기를 서서히 들이밀고 있었다.



"……."



하지만…… 하지만, 차마 최후의 그 행위를 할 수 없었다. 할 줄 몰라서? 실전이야 처음이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몇 번을 했는데 할 줄 모르겠는가. 숙달된 조교들의 시범을 한두번 봤서 할 줄 모르겠는가.



다만, 지금 내 거친 몸 아래서 떨고 있는 그애를 느낀 순간, 애처롭게 떨고 있는 그 작은 몸을 느낀 순간. 나는 더이상 욕심을 부릴 수 없었다.



"…… 그만 두자."



"기, 기다려."



먼저 일어서려고 하는데 그애가 내 목에 팔을 둘렀다. 몸과 몸이 맡닿고, 생각과 생각이 교차했다. 이상하게도 방금 전까지 날뛰던 본능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남은 것은 작은 행복감뿐.



"나 말이지… 너한테 보여주고 싶었어…… 내가 그냥 어린애가 아니라고…… 나도… 잘 할 수 있다고…… 너한테 도움이 될 수 있고…… 훌쩍 또……."



나에게 무언가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이 요 몇 년 동안 나에게 보여준 차가운 모습이었나 보다. 노력하고, 잘 해내고, 성실하고, 완벽한 모습. 그것이 나에게 보여주고 싶은 자신의 모습이었나 보다.



"근데…… 흑… 그래도 난 안 되는 거야? 응? 나… 흑 훌쩍…… 나아… 흑… 잘못한 거야?"



이제는 반쯤 울음이 되버린 하소연. 결국은 어린 그애의 고백에 나는 너무 미안하고, 고맙고, 부끄러웠다. 동시에 지금 울고 있는 이 아이가 너무 사랑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바보야… 뚝. 그만 울어."



"우아아아아앙!"



아, 결국 울어 버렸다. 별 수 없이 잠시 끌어안은 상태로 그 울음을 받아 주었다. 사실…… 기분이 좋았다.



그애는 생각보다 좀 오래 울었다. 그래도 울고 나니까 좀 진정이 되는지 많이 개운해진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내 품에서 빠져나가 이불을 푹 뒤집어썼다. 그리고 얼굴을 코 위로만 살짝 내밀고 나를 바라보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작게 웃고 말았다.



"우, 웃지마!"



"응?"



"웃지 말란 말이야!"



"쿡, 큽큽."



"웃지마아~ 웃지 말라구우~!!"



"후, 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



"아아앙! 웃지마아아아!"



"아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누가 믿어 줄 것인가. 그날 밤 옷까지 다 벗어던진 남녀가 밤새 웃고만 있었다는 것을. 서로의 마음만의 소유했을 뿐 서로의 몸을 탐한 적이 없었다는 것을. 서로의 몸마저도 소유하게 된 것이 꽤 시간이 흐른 뒤였음을.



뭐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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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래서는 이거 야설이 아니군요

묘사도 상당히 약하구요 묘사(妙寫)가 아니라 묘사(墓寫)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전에 올리고 있던 "늑대가 사는 학교"는.... 다음에 올리도록 하죠

이번에는 이걸로 참아주세요

비축분이 있지만 조금 천천히 올려볼까 합니다

아 지금도 너무 늦나요? 음... 저에게 천천히는 한달에 두편? 그정입니다



그럼... 다음에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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