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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날의 고해성사 - 9부

관리자 0 4935


시골 여인숙이라 방은 형편없었다.

마당에 있는 수돗가에서 밤이슬에 젖은 바지가랑이를 대충 씻고,

겨우 세수만 하고 우리는 예기치 않았던 하룻밤을 맞이했다.



오래도록 같이 살아온 부부처럼.

고난을 함께 이겨낸 부부처럼.

..



시골 여인숙.



케케묵은 냄새에다 지저분했으나

... 별 수 없이 우리는 나란히 누웠다.

일시에 피곤이 밀려왔지만 그렇다고 얼른 잠도 오지 않았다.



애틋한 느낌.

두어 시간 넘게 들판을 헤매는 동안

그녀에게 마음으로부터 울려오는 어떤 애틋함을 느꼈다.

더군다나 그렇게 둘이 같이 누웠으니

더 했다.



"이야, 여기 정말 시골인가 봐요... 어휴,

초가집이 아직도 있잖아?"



그녀가 문득 초가집 얘기를 꺼냈다.

나도 아까 마당에서 씻으면서 담 너머의 초가집을 봤었다.

담벼락에 붙어있던 외등이 그 초가를 운치 있게 비춰주고 있었다.



"우리 고향집도 초가집이었었지..."

"그래요?

오빠, 순, 촌사람이었어요?"



...



내 유년시절...

우리 집도 초가집이었다.





...... 귀암이.



그때 문득 귀암이 떠올랐다.



귀암은 내 유년시절 소꿉친구였다.

아마 6살 때부터인가,

그때부터 국민학교 가기 전까지 나는 귀암이랑 많이 놀았다.

나보다 한 살 아래의 그 아이는 늘 외톨이였다.



아버지가 문둥병을 앓았다는 소문이 있어서

다들 그 집 아이들이랑 놀지 못하게 했었다.

하지만 그 아이 엄마와 우리 큰 고모님이 친구사이라

우리는 가까웠다.

그리고 나 역시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었으므로 외로웠고,

할머니는 그런 손자가 안돼 보였던지

그 아이랑 노는 것을 말리지는 않았다.



나는 매일같이 그 아이와 살림을 차렸다.



..



그랬다.

그 아이랑 친하느라고 나는 다른 친구녀석들에게 놀림까지 당했었다.

<가시나 반종>이라고 놀려댔다.

매일 여자아이랑 논다고 붙여진 별명이었다.

하지만 난 여자아이랑 지내는 것이 더 좋았다.



친구들이 찔레나무로 만든 목검을 들고서 골목을 누비며 병정놀이를 할 때,

나는 여자아이랑 소꿉놀이를 더 많이 했다.

그게 더 좋았다.



우리는 주로 우리 집 뒤에서 놀았다.

우리 집 담 뒤에는 바로 가파른 밭 언덕이 있어서 자연스레 그 곳은

아주 비밀스럽고 아늑한 공간이 되어 주었다.

그러나 그 곳은 소피가 마려울 때가 문제였다.

화장실은 마당을 지나가야 하는데 그럴라치면 할머니가 꼭 부르셨다.



"아이고~~ 내 새끼~

삼둥갑은 내 강생이~~"



그러시면서 그저 손자 엉덩이 두들기고 싶으셔서...

그러면 노는 시간을 뺏기게 되거나

기다리던 귀암이 그냥 집으로 돌아가 버리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나는 곧잘 밭 언덕을 향해 소피를 봤다.

귀암이 빤히 보는 가운데...

언덕에 나있던 여러 가지 풀잎에 사정없이 갈겨대는 재미가 또 그만이었다.



그러다가 언젠가 귀암도 내 앞에서 볼일을 보게 되었고

난 귀암의 허락을 얻고서 자세히도 구경을 했다.

그 후로 우리는 그렇게 서로 <보여주기>를 오래도록 했다.



.... ..



그때마다 기분이 야릇했다.



..... 내겐 그것이 첫 性的인 경험이었을 거다.

.. 그래서 그 기억은 늘 내 머리 속에 남아있다.



그때 난 할머니에게

이담에 크면 꼭 귀암에게 꼭 장가갈 거라는 얘길 했다.





왜, 문득 그 기억을 떠올렸을까.

내 <첫 性>의 귀암을 아직도 가슴에 담고 있었던가.



그러다 나는...

그 생각들을 멈추고 그녀를 껴안았다.

아까 모래밭에서는 급하게 치르느라 잘 몰랐는데

그녀의 몸매는 환상적이었다.



작지도 않은 키에다 날씬한 몸매, 손안으로 꼭 쥐어지는 가슴.

아름다운 언덕.



그래...

귀암도 그 언덕이 그렇게 예뻤다.

만져봐도 된다고 해서 만져본 적도 있었다.

말랑말랑한 언덕이었는데...





귀암이,

그 아이는 어디서 살고 있을까.



. .....



나는 계속 그녀 언덕의 보슬보슬한 털을 만졌다.



아아, 삼베적삼.

할머니의 헤진 삼베적삼 만지는 느낌...



내 나이 열 일곱 때,

생전 처음으로 털이 난 여자의 그곳을 만져 보았다.

열 여섯 나이에 성숙했던 옥주의 그 언덕.

그 감촉.

털을 만진 첫 느낌.



할머니의 헤진 삼베적삼을 만지는 느낌이었다.



..



할머니는 입던 삼베적삼을 걸레로 썼는데

빨랫줄에 널려있던 걸레를 걷을 때,

그런 감촉이었다.



나의 그곳에 있는 털을 만질 땐 그런 느낌을 못 가졌었는데,

그런데 왜 할머니의 삼베적삼을 떠올렸을까.

....



할머니.



그렇다.

할머니를 떠올리면 꼭 귀암이 그 곁에서 해슬픈 얼굴로

"집 뒤에서 안 놀래?" 하며 묻고 있었다.



아! 그 아래,

귀암의 그 곳 감촉을 아스라이 그리며 나는,

할머니의 삼베적삼을 만지는 그 감촉을 그리며 나는,

꿀물보다 더 미끈거리는 그녀의 그 아래를 만졌다.



그리고

그녀는 내가 리드하는 대로 쫓아왔다.

하지만 그녀의 반응, 강변에서와는 달랐다.



그녀는 경험이 많거나 아니면,

타고난 듯 했다.

스물 한 살 나이에...





강변에서의 섹스에 이어서

텁텁한 시골 여인숙 방에서의 섹스.



길고 긴 섹스를 통해서 우리는 완벽하게 하나가 되었다.

끝나고서도 나는 금방 또 하고 싶었다.





섹스중독에 걸린 모양이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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