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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부는 내제자 - 1부

관리자 0 5619
이 작품은 성인을 대상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적절치 못한 내용입니다.

19세 미만인 사람은 절대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경고: 이 작품은 **넷에서만 연재합니다.

이 작품은 본인의 창작품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으로 옮겨가는 행위를 금합니다.

이 작품은 다른 사이트에 게재되었다면 본인에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 약속대로 새로운 글을 연재합니다.

신부 시리즈 중 3탄이니 별로 재미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즐거웠으면 합니다.



[ 첫 만남 1 ]



익숙한 듯 어딘지 낮선듯한 학교 안 주위 풍경을 둘러보며 동성은 빠른 걸음으로 캠퍼스를

가로 지르고 있었다. 그런 동성의 눈에 여기저기 쌍쌍이 혹은 무더기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는

학생들이 보이기는 했지만 자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들로 보이는 동성이었다.

그렇게 그들을 소 닭 보듯 하며 동성은 뛰다시피 걸어가면서 아까 걸려온 전화를 생각했다.

입학하자 마자 직업 보도실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신청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학과 사무실에도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봐 달라고 신청을 했던 동성이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발로 뛰어다니면서 간신히 구한 일 자리에서 비록 얼마 안되는 시간급의 일을

충실히하면서 은근히 신청해 놓은 아르바이트 자리에 기대를 걸고 있던 동성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은근히 기댜하고 있던 학과사무실에서 전화가 온것이었다.

동성이 다니는 학과의 학과장이 아르바이트 일로 자신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뛰듯이 걸어가는 동성의 머리 속에는 처음 서울로 올라오기전의 일이 떠올랐다.



어릴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열다섯살이나 많은 형 밑에서 어렵게 공부한 동성은 죽을둥 살둥

모르고 오로지 공부만 한 덕에 다행히 서울의 우리나라 최고 명문대에 당당히 합격을 했다.

합격 통지서를 받고는 처음에는 너무 기뻐 펄펄 뛸듯이 좋아했었던 동성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힘 만으로는 등록금을 마련할 길이 없자 며칠을 혼자 고민했던 동성이었다.

어려운 형의 형편을 잘아는 동성으로써는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을 간신히 열었었다.



" 형님! 등록금과 처음 3달 정도의 생활비만 마련해 주시면 다시는 손벌리지 않고 혼자 힘으로

대학을 졸업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은혜는 죽어도 잊지 않겠습니다. "



" .............. "



대학 합격 통지서를 그것도 남들은 온갖 과외를 한다 뭘 한다하면서도 가기 힘들다는 최고 명문대

그것도 그 중에서 가장 가기 힘들다는 의대에 당당히 합격하고도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어 말하는 동성을 보며 동일은 가슴 한구석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남들이라면 온 동네가 떠나갈 듯 자랑할 일을 어렵게 말하는 동생이 더없이 측은해 보였다.

비록 조그만 철공소를 운영하며 어렵게 살고있는 자신이지만 머리좋고 무슨 일이든지 열심히 하는

막내인 동성은 어떻게든지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 동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동성이 대학교에 그것도 당당히 우리나라 최고 대학에 붙었다는 말에 눈물이 핑도는 동일이었다. 제대로 뒷바라지도 못해줬는데... 부모님이 살아계셨다면 얼마나 기뻐했을 것인가?

그런 생각에 동일은 자신의 눈치를 보는 동성이 새삼스레 불쌍해 보였다.

속으로 치미는 눈물을 감추며 물끄러미 동생을 바라보던 동일의 상념을 깬 것은 아내의 말이었다.

신기하다는 듯 합격 통지서를 이리저리 바라보던 아내인 진주는 약간 호들갑스럽게 입을 열었다.



" 그러니까 이게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는 천재들만 들어간다는... 그 대학... 그 중에서도...

의대에 합격했다는 합격증이란 말이죠?... 어쩜!... "



" 예!... 형수님... 그렇죠...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입학금을... 그래서 이렇게...

집안이 어려운줄 알지만... 정말 죄송합니다... "



연신 감탄사를 터트리며 흥분한 듯 입을 열어 확인하듯 물어오는 형수의 말에 동성의 고개는 다시

푹 숙여졌다. 말을 하면서도 형과 형수의 어려운 형편을 잘 아는지라 자신이 더없이 부끄러운

동성이었다. 그런 동성의 말과 태도에 마냥 신이난듯 금방이라도 그 합격통지서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갈 듯 엉덩이를 들썩이던 형수의 얼굴 표정이 싹하고 바뀌었다. 온통 붉어진 얼굴로 금방

이라도 웃음을 터트릴듯 하던 얼굴이 차갑게 식으며 정색을 했다.



" 어머나! 도련님도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다하세요?... 아무리 우리가 어려워도 그런 것 하나

못해드리겠어요?... 정말 섭섭해 질려고 하네요... 그러니까 여지껏 우리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단 말이예요?... 도련님! 아무 걱정하지말고 대학가서 열심히 공부할 생각이나 하세요...

그리고 나중에 잘되시면 그때 우리를 잊지만 않으면 되요.. 아셨죠! "



" 그래 너의 형수말대로 내가 아무리 능력이 없기로서니 너 하나 뒷바라지 못하겠니?...

그러니까 걱정하지말고 마음 놓아라... 그런데 내 동생이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에 그것도 의대에

합격하다니 이거 동네 잔치라도 해야하는게 아닌지 몰라... 하하하... "



" ........... "



동성은 정색을 하며 입을 열다 이윽고 부드러운 말로 자신의 말을 마무리하는 형수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리고 옆에서 맞장구치는 형의 얼굴도... 그러면서 그렇게 자신에게 말을

해주는 형과 형수가 너무나 고마웠다. 하루종일 철공소에 붙어서서 부부가 쇠를 깍고 두드리고하여

번돈으로 두 조카와 자신을 키우고 있었다. 그런 형과 형수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에 어쩌다

동성이 허드렛 일이라도 도우려고 하면 그럴 시간에 한자라도 공부를 더 하라면서 철공소 근처에도

못오게하는 형과 형수였다. 자신들은 언제나 힘든 노동의 댓가로 잠자리에서 신음을 토하면서도..



그런 형과 형수를 마치 어머니와 아버지처럼 따르는 동성이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일거리가 그렇게 많지 않은지 저녁이면 예전보다 훨씬 일찍 들어오는 형과

형수를 보면 더욱 미안해지는 동성이었다. 그러면서도 아무런 도움이 못되는 자신을 자책하는데...

그런데 서울에서의 생활비까지 달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끄러워지는 동성이었다.



그런 생각에 동성은 형과 형수의 얼굴을 물기젖은 눈으로 쳐다보았다.

생활에 찌들려 나이보다 늙어보이는 너무나도 평범한 얼굴이었다.

동성은 그런 형과 형수 두사람의 얼굴을 보며 마음속으로 죽을힘을 다해 열심히 공부하여 나중에

열쇠를 세개 네개 받아 두사람을 호강시켜드리겠다고 맹세를 했다.



그렇게 어렵게 등록금을 마련하고 허름한 자취방을 잡은 동성은 공부만 열심히 하라는 형과 형수의

말을 귀전에 흘리고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세상은 동성의 생각처럼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전반적인 경기부진과 실업문제가 심각한지라 시급 이천오백원의 아르바이트도 생각처럼 쉽게 구해지지 않았다. 온 서울 시내를 발로 돌아다니다 시피하여 간신히 구한 것이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자리였던 것이다.



그렇게 힘들게 구한 아르바이트 자리인지라 동성은 정말 열심히 일을 했었다.

그러나 그렇게 두달이 넘게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손에 쥔 돈은 거의 없는지라 동성은

점점 초조해지고 있었다. 이렇게 하다가는 다음 학기의 등록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런 생각에 점점 초조해 하고있던 동성에게 마치 구세주인양 학과 사무실에서 연락이

온 것이었다. 조금이라도 조건이 좋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진채 행여 변동사항이라도 있을까 겁을

내며 동성은 급히 학과 사무실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동성은 학과 사무실앞에 당도하자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모습을 한번 점검한 뒤 문을 두드렸다.

이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몇명의 선배들과 사무원인 미스 박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박순희라는 조금 촌스러운 이름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학생들에게 여간 인기가 있는것이 아니었다.

비록 미인은 아니지만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얼굴을 한 스물 다섯살의 미스박은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하며 언제나 학과생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또 고민을 해소시켜주려고 노력했다.

특히 지방에서 올라온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더욱 친절하게 대하는 미스박이었다.

그러다 보니 미스박 보다는 미스 스마일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한 그녀는 동성이 들어오는 것을

보더니 애의 그 포근한 기분을 느끼게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냈다.



" 어머! 동성이 빨리 왔네. 학과장님께서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늦으면 어떡하나 했는데...

내가 지금 교수님께 연락할테니 어서 연구실로 가봐... "



" 그래요?... 고맙습니다. 누나... 그럼 나중에 다시 올께요... "



환한 미소와 함께 말을 건내며 전화기를 드는 미스 스마일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동성은 미소와 함께 인사를 하고는 학과장의 연구소로 뛰다시피 달려갔다.

학과장인 김명인 교수의 연구실에 도착하니 문에 재실이라는 팻말이 눈에 크게 들어왔다.

동성은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뛰는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조심스럽게 노크를 했다.



" 들어오세요... "



" ......... "



조금은 걸걸한 김명인 교수 특유의 목소리가 들리자 동성은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

앉힌 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두번인가 들어온 방인지라 조금은 익숙한 연구실이었다.

그런 연구실 안은 사방이 온통 책으로 덮혀 있었으며 그것도 모자라 책꽂이에 꽂히지 못한 책이

여기저기 어지럽게 쌓여있었다. 동성은 처음 봤을때도 그랬지만 그렇게 많은 책에 다시 한번

감탄하며 김명인 교수에게 인사를 했다.



" 최동성, 교수님께서 찾으신다고 해서 왔습니다. "



" 아?!.... "



동성이 들어오자 처음에는 누군가 의아해하는 얼굴을 한채 동성을 바라보던 김명인 교수는 동성의 인사에 생각이 났는지 미소를 지으며 손짓으로 동성을 가까이 불렀다.

너무나 많은 일을 하는 김명인 교수인지라 곧 잘 약속이나 그런것을 잊어버리고는 했던 것이다.

그래서 건망증이 있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 그렇지!... 하하하 마침 잘됐군... 두번 걸음을 하지 않아도 되게 됐어... 이리오게...

이 친구야! 자네가 부탁한 친구가 왔네... 면접을 보고 이자리에서 결정하면 되겠군... "



김명인 교수의 손짓에 쇼파로 다가가던 동성은 그제서야 김명인 교수의 앞 자리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깊숙히 몸을 묻고 있었던지라 처음에는 발견할수 없었던 것이었다.

김교수의 말에 동성에게 고개를 돌리는 중년인은 날카로운 눈빛을 동성에게 던졌다.

마치 사람의 속까지 꽤뚫어 보는듯한 그래서 당하는 사람을 주눅들게 만드는 눈빛이었다.

잠시 그런 눈길로 말없이 동성의 아래 위를 훑어보던 중년인은 다시 김교수를 바라보았다.



" 음! 얼굴이나 몸은 그런데로 쓸만하고... 실력이야 자네가 추천하니 믿을수 있겠는데...

마음이 어떨지?... 자네도 알다시피 그놈이 워낙... 견뎌낼수 있을런지?... "



" 하하하... 그놈 대단하지... 암! 대단하고 말고... 그런데 어쩌겠나? 그렇다고 입에 맞는 떡이

나 여기있소하고 기다리는 것도 아니지않나?... 그리고 저기 동성군은 보기보다 심성이 굳건해서

그런데로 견딜수 있을것도 같은데... 일단 시험해보고 나서... "



자신을 보며 골치아프다는듯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친구를 보며 김교수는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말꼬리를 흐리는 김교수의 말에 중년인은 어쩔수 없다는듯 고개를 끄떡였다.

그런 중년인을 조금은 안됐다는 눈길로 바라보던 김교수는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 내용에 무슨

말들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서있는 동성에게 중년인을 소개했다.



" 미안하네... 불러놓고 말도 없이 세워놓아서... 자! 먼저 인사드리게.. 이분은 내 고추 친구로

지금은 제법 큰 사업을 하는 장사꾼이지... 박정섭 사장이네... 그리고 이쪽은 아까 밝혔지..

최동성군!... "



" 처음 뵙겠습니다. 최동성이라고 합니다. "



김교수의 말에 황급히 고개를 깊숙히 숙이며 깍듯이 인사하는 동성을 바라보던 박사장은 그런

동성의 태도에 호감이 가는지 잠시 지푸렸던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

그런 것이 행동으로 나타나는지 박사장은 동성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내미는 손을 가볍게 잡아 악수를 한 동성은 박사장이 권하는데로 쇼파에 어색하게 한쪽 엉덩이만

살짝 걸친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동성은 박사장이 자신의 일자리를 줄 사람이란걸 감지했던

것이었다. 그런 동성을 관찰하는 듯 한 눈길로 바라보던 박정섭 사장은 동성에게 입을 열었다.



" 자네 얼굴은 그런데로 그놈의 타입이니 괜찮은것 같은데... 혹시 싸움은 좀 하나...?"



" ?......... "



" 하하하.. 자네...하하.... 다짜고짜 싸움이라니.... 처음 본 친구에게... "



" 그렇지?... 내가 생각해도 좀 우습군... 하하하... 미안하네... 설명도 없이... "



" .......... "



자신을 관찰하는 눈길로 쳐다보던 박사장의 뜬금없는 말에 동성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동성의 표정을 보자 김교수는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그런 김교수의 모습에 동성은 더욱 알수 없는 기분에 빠졌으며 그것은 바로 어색해 하는 얼굴 표정으로 나타났다.

박사장은 자신이 말을 하고도 어색한지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 허허허.... 다시 한번 미안하네... 내가 뜬금없는 말을 했군... 어떻게 말을 꺼내야하나...? "



" 뭘, 그리 망설이나? 자네 답지 않게... 단도 직입적으로 묻겠네... 한달에 얼마 줄텐가? "



잠시 할말을 잇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박사장을 보자 김교수는 답답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러자 박사장은 김교수를 한번 힐끗 보며 쓴 웃음을 짓더니 이어 동성을 쳐다봤다.

잠시 마음속으로 뭔가를 생각하는 듯 눈길이 아득해지더니 다시 눈에 촛점을 맞추며 그렇게 동성을 쳐다보던 박사장은 다시 김교수에게 눈을 돌리며 말을 했다.



" 그러니까... 아직은 자네를 잘 모르고... 아니 아직 겪어보지 못했지만 이친구가 소개했으니...

그런데 먼저 있던 사람에게 백오십을 줬으니까... 자네도 그 정도면?...

물론 입주니까 숙식은 당연히 포함되는거고... "



도무지 알수없는 소리만 하는 박사장과 김교수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있던 동성이었다.

그러다 박사장의 말에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눈이 번쩍 뜨여졌다. 박사장의 입에서 나온 금액은

동성으로써는 생각도 못했던 금액이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금액에 동성은

자신이 잘못 들은건 아닌가 하고 놀란 눈초리로 박사장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이어나온 김교수의 말에 자신이 잘못 듣지는 않았다는 아니 오히려 똑바로 들었음을 실감할수 있었다.



" 음! 백오십이라!... 최군! 그정도면 괜찮은 것 같은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



" 예! 저는 좋지만... 그런데 무슨일이기에 그렇게 많은 돈을?... "



당장이라고 하겠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동성이었지만 무언가 비리가 있는 듯한 느낌에

그것을 간신히 억누르고는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동성의 말에 박사장은 자신이 말하기가 난처하다는 듯 김교수에게 눈짓을 했다.

그런 박사장의 심정을 알겠다는 듯 김교수는 미소를 지으며 동성을 향해 입을 열었다.



" 별거아니네... 고 3 여학생을 과외 시키는 일이야... 단 입주해서 과외를 시켜야하는데...

미리 말해주는데 여기 박사장의 세째 딸로 조금 골치덩어리가 되서... 과외 선생들이 2개월을

못버티고 두손 두발 다들고 나가버렸네... 그러니 자네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게... "



" 허어... 이사람이 그런 말까지 하면 누가 하겠다고 하겠나?... 나라도 안하겠다고 하겠네...

하긴 골치덩어리긴 하지... 그놈만 아니라면 내가 골치를 앓을 일이 없을거니까... "



아무리 자신의 골치를 썩히는 딸이지만 자신의 딸을 친구가 혹평하자 순간 발끈하지 않을수 없는

박사장이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박사장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혼자말처럼 중얼거리더니 이내

친구인 김교수의 말에 동의를 표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말을 귓전으로 흘리며 동성은

잠시 홀린듯한 기분이 되었다. 두 사람의 대화보다 동성에게는 그 돈이 더욱 커보이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에 동성은 두 사람 몰래 자신의 엉덩이를 살짝 꼬집어보았다. 동성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

말에 지금이 꿈인지 생신지 잠시 동안 분간이 안갔던 것이었다.



( 아무리 골치덩어리라도 여학생을 가르치는데 그것도 먹고 자는 걱정없이 한달에 백오십만원을

준다니... 그 돈이면 형님에게 손을 안벌려도... 아니 손을 안벌리는게 아니라 형님에게 얼마

정도를 보내 드릴수 있는데.. 어떻게 내게 이런 좋은 기회가 오다니.. 그 학생이 비록 못말리는

말광량이로 아무리 짓궅게 굴어도 나만 참으면 되는 일이잖아... )



그렇게 잠시 속으로 생각에 잠겨 있던 동성은 이윽고 결심을 하고는 고개를 들었다.

그런 동성의 눈에는 조금은 초조한 기색을 띠고 있는 박사장과 김교수의 얼굴이 들어왔다.

박사장과 김교수는 생각에 잠겨있던 동성이 고개를 들자 기대에 찬 눈으로 동성의 입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두사람을 바라보며 동성의 입술이 무겁게 떨어졌다.



" 하겠습니다. 실력은 별로 없지만 최선을 다해서 가르치겠습니다. "



" 하하하... 잘됐네... 자네 한턱 단단히 써야되네... 저 친구 겸손한 말을 해서 그렇지 실력이

대단한 친구거든... 하하하..."



" 당연히 내가 한턱 써야지... 고맙네... 그럼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먼저 선금부터 줘야지.. "



동성의 말에 김교수는 박사장의 어깨를 툭툭 치더니 대소를 터트렸다.

박사장은 그런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친구인 김교수에게 고마운듯 말을하더니 동성을

바라보았다. 이어 양복 안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수표를 몇장 꺼내 동성에게 내밀었다.

그런 박사장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동성일 바라보고 있자 김교수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 최군!... 괜찮으니까 받게... 저 친구가 자네의 코를 꾀려고 하는 걸세...

그렇게 선불을 받으면 꼼짝없이 한달은 일해야 되니까!... 하하하..

저 친구 타고난 장사꾼이거든... 그런데 중간에 포기하면 손해배상 청구가 들어갈거네... "



" ........... "



( 이거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네... 그렇게 골치덩어리란 말인가?... "

아무리 그래도 여학생인데.. 설마 남자인 내가 못당할려고.. )



김교수의 말에 주저주저 하던 동성은 박사장을 쳐다봤다. 박사장의 눈에는 기대감이 떠있었다.

동성은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며 다시 한번 생각해 볼까도 했으나 설마하면서 수표를 받았다.

초초하게 동성의 다음행동을 기다리던 박사장은 동성이 수표를 받자 안도의 안숨을 쉬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만큼 간절한 박사장이었다.



" 자 이제 됐군... 자네에게는 다음에 내가 톡톡히 한턱내고... 최동성군이라 했던가?

자네는 일단 지금 나하고 우리집에 같이 가세... 일할곳은 알아둬야 하지 않겠나?

그리고 빠른 시간내 짐도 옮겨야 할꺼고 말일세... "



" 저 친구 급하긴 급했나 보군... 그럼 나중에 연락하게... 최군 자네 잘해보게... "



" 감사합니다. 교수님... 다음에 다시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



김교수에게 치하의 말을 하고는 급하게 일어서서 정신을 못차리게 몰아붙이는 박사장이었다.

동성은 그런 박사장의 태풍이 몰아치는 듯한 기세에 눌려 아무런 소리도 못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동성은 김교수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한채 얼떨결에 끌려갔다.

그렇게 끌려가다시피 간 연구동 주차장에는 최고급 벤즈 S클라스가 서있었다. 조수석에 타겠다는

동성을 억지로 자신의 옆에 태운 박사장은 기사에게 집으로 가자고 한뒤 한참동안 말이없었다.



마치 바늘방석에 앉은듯 잠시 안절부절 못하던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에 손을 대어보았다.

희미하게 느껴지는 수표의 감촉에 자신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떠오르는 동성이었다.

다음 순간 형과 형수의 얼굴이 떠오르자 이제 숙식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내일이라도

이돈을 형님께 붙여야겠다고 결심하는 동성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동성의 귀를 때리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것은 혼자말처럼 그러나 동성에게 하는 말이었다.



" 내게는 딸만 셋있는데... 큰애와 둘째는 말썽없이 학교를 잘다니고 집에서도 얌전한데 말이야..

막내 놈은 어릴때부터 얼마나 말썽이던지... 휴! 지금까지 내 속을 썩이네..."



" ............. "



박사장은 독백하듯 한탄하듯 그렇게 혼자말처럼 그러나 동성에게 들으라는 듯 중얼거렸다.

동성이 그런 박사장 말을 들으며 그것을 분석해보니 큰딸은 작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스튜어디스로

있으며 둘째딸은 현재 명문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둘은 명문여대를 혹은

졸업하고 혹은 다니고 있는데 유독 지금 동성이 가르치려는 막내만 말썽이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하는 짓으로 봐서는 머리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말을 덧붙이는 박사장이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막내가 그렇게 된것이 어릴때 몸이 약해서 태권도니 검도니 하고 여러가지 운동을

시킨것이 원인인것 같다는 말도 덧붙이는 박사장이었다. 동성은 박사장의 말에 막내딸의 모습을

상상하며 자신도 모르게 약간 위축되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곧 그런 위축되는 자신의 마음을 추스리는 동성이었다. 동성의 생각에는 아무리 여자애가

여러가지 무술을 배웠다고해도 여자는 여자라는 마음이 들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동성은 태어나서 처음 그것도 여자를 가르치는 조금은 가슴 떨리고 조금은 설래이는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그런 두근거리는 마음에 동성은 스쳐지나가는 거리의 풍경은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있었다. 지금 동성의 머리에는 우락부락한 그러면서도 뚱뚱한 여고생이 가득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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