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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짓는 아내 - 6부

관리자 0 19041
한적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하나의 차가 있다. 기묘하리만치 무거운 정적이 흐르고 있는 자동차 안에는 잠든 안정수와 이런 분위기는 알 바 아니라는 듯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최 사장과 이 정적을 즐기고 있는 김우영이 있다.

‘아~무것도 안 보이네.’

오로지 정나은만이 이 부자연스런 정적에 짜증을 내며 휙휙 지나가는 풍경을 자동차 창문 너머로 바라보고 있다. 아니 필사적이라고 할 정도로 고개를 고정시킨 채 어둠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흐음……슬슬 찝쩍거려 볼까?’

최 사장이 차를 몰고 가고 있는 곳은 이 근처에서도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터다. 그것도 모르고 그저 집에 가고 있으려니 생각하며 자신과 거리를 두고, 그 짜증나는 기분을 전혀 숨길 생각도 않는 정나은을 곁눈질로 훔쳐보고 있는 맛도 쏠쏠하지만 저 자존심 강한 여자가 당황하는 꼴도 보고 싶은 김우영은 슬그머니 그녀 곁으로 다가간다.

‘정말이지 기가 세긴 세군. 안정수 사원도 이런 아내 데리고 살려면 참 힘들겠어.’

필사적이라고 할 정도로 자신 쪽에는 일체 신경을 끄고 있다. 김우영이 조심스럽게 움직였다고 해도 같은 뒷좌석에서 사람이 움직이는 걸 모를 리 없는데, 전혀 미동도 눈치 챈 기색도 없다. 그저 하염없이 창문 너머를 뚫어져라 바라볼 뿐…….
김우영은 최 사장과 백미러로 서로 신호를 주고받은 뒤 정나은이 입고 있는 하얀색 스키니 진 위로 정나은의 육덕진 허벅지를 주무른다.

“……?! 자, 잠깐 뭐, 뭐하는?”

정나은은 이런 곳에서 접근을 해 자신을 희롱할 줄 정말로 몰랐다는 표정이다. 김우영의 손이 허벅지에 자신의 손이 닿는 순간 튕겨져 나갈 듯 화들짝 놀라는 모습이나 너무 놀라 목소리 톤이 높아질 뻔했지만 그녀의 순발력으로 순식간에 목소리를 줄여 속삭이듯 항의한다.

“허허~뭐기는? 가는 길 심심하니 서로 즐기자는 거지.”

김우영은 탄력적인 허벅지를 징그러운 손놀림으로 주무른다. 정나은은 그런 자신의 행동에 눈동자가 흔들리며 운전석에 앉은 최 사장과 남편의 낌새를 살핀다. 최 사장은 김우영과 신호를 주고받았으니 절대 백미러를 보지 않을 것이다.

‘남편은 완전히 갔고.’

최 사장이 공들여서 술을 대접한 게 바로 안정수와 김수진의 남편 박경원이다. 달달하면서도 도수가 강한 과일주를 곁에서 들이붓다시피 먹였으니, 오늘 밤은 푹~잘 거다. 안 그래도 최 사장이 마음먹고 보내놨는데, 정나은이 그것도 모르고 자신도 합세해 함께 남편을 보내놨으니 스스로 무덤을 파도 아주 깊게 판 꼴이다.

“놔, 놔요!”

정나은이 치켜 올라간 날카로운 눈매와 작은 목소리지만 살쾡이처럼 위협적인 목소리로 으르렁거린다. 김우영의 징그러운 손을 떼어내기 위해선 강한 힘이 필요한데, 그 정도로 강한 힘을 냈다간 운전석의 최 사장이 눈치 채기 딱 좋기에 그녀의 반항 아닌 반항은 오히려 김우영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자꾸 그렇게 날뛰면 들킬 텐데?”
“지금 누굴 협박하는 거에……아니, 지금 누굴 협박하는 거야?!”

정나은은 자신을 희롱하는 남자에게 무의식적으로 존댓말로 항의하려다가 이런 씹어 먹어도 시원찮을 놈한테 무슨 존댓말이냐는 생각에 바로 말을 놔버렸다. 직업병이라는 게 괜히 있는 게 아니듯, 그렇게 곤란한 상황임에도 존댓말이 튀어나온 것과 곤란하다는 미소가 입가에 떠오르려는 자신의 얼굴 근육에 주먹을 날리고 싶은 걸 참으며 좁은 차안에서 조용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내가 이 이상 얌전히 당할, 우웁?!”

김우영의 징그러운 손길이 허벅지에만 그치지 않고, 스웨터 속으로 들어오려는 기미가 보이자 정나은은 더 이상 얌전히 당하고 있다간 안 될 것 같아 강하게 마음먹고 그를 밀치려는 순간 김우영의 입이 자신의 입을 틀어막아버렸다. 소리치려해도 그의 입이 틀어막고 발버둥 치려는 걸 아예 그녀의 팔까지 끌어안은 채 뒷좌석 가장자리로 뭉개듯 힘으로 밀어붙이자 구석으로 자연스레 몰렸다.

‘거 참. 창피함은 한순간이라 이거지?’

정나은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최 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하려는 기세가 보이자 그 입을 자신의 입으로 틀어막았다. 도움을 요청해도 도와줄 리도 없지만 자신은 이 상황을 더 즐기고 싶다. 정말이지 당찬 여자다.

‘그나저나 하룻밤 만에 두 여자의 입술을 탐하다니…….’

김우영은 정나은이 눈을 부릅뜬 채 발버둥을 치건 말건 힘으로 짓누르며 입술에서 전해지는 감각을 느끼고 있다. 숨결에서 술 냄새가 강하게 풍겨오는 건 똑같지만, 확연히 다른 두 여자의 입술 촉감과 그 향기로움에 취할 것 같다.

‘확실히 정나은이 좀 더 어려서인가? 입술마저 탄력적이군.’

김수진의 입술은 모든 걸 받아들여주는 어머니의 품이었다면, 정나은은 톡 쏘는 맛이 살아있는 말괄량이 누나 같은 느낌이다. 확실히 캐주얼하게 입고 온 그녀의 모습은 평소 지적이고, 청순했던 이미지를 탈피하고 좀 더 어려보이고 쾌활한 분위기를 두르고 있다. 양파처럼 벗겨도, 벗겨도 솟아나는 이 매력덩어리 꽃의 꿀을 쪽쪽 빨아먹던 김우영은 눈으로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며 입술을 뗀다.

“하아! 이, 이! 이익!”

입술을 떼기 무섭게 정나은은 뜨거운 숨을 토해내더니 도끼처럼 치켜 올라간 눈매로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고 있다. 분해서 말조차 제대로 안 나오는지 씩씩 거리는 정나은을 품에 안은 채 김우영은 능글맞은 미소로 그녀를 놀린다.

“허어~그렇게 화내면 들킬 텐데? 그래도 좋은가?”
“아직도 당신 입장을 몰라? 당신이 먼저 추근댔다고 신고하면 당신은 끝이야!”

정나은은 악에 바쳐 항의하면서도 남편과 최 사장을 신경 쓰는지 아직도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린다. 김우영은 속으로 웃으며, 이 자존심 강한 여자는 절대 자신의 엉덩이 밑에 날 깔아뭉개지 않는 한 신고하지 않을 걸 알고 있다. 지금에 이르러서도 목소리를 낮추고 궁지에 몰린 쥐새끼처럼 발톱을 세우고 있는 게 그 증거다.

“후후, 그럼 내기 하나 하지.”
“내기?”

정나은의 허벅지를 쓰다듬고 있는 김우영의 손을 날카롭게 내려치며 자신의 말에 흥미를 보인다. 김우영은 이 와중에도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날을 세운 그녀를 보며 제안한다.

“어차피 나한테 받아내야 할 사진도 있지 않은가? 그러니 내기를 하지. 누가 먼저 가는지 내기를 해보자고.”
“……아주 끝까지 날 그런 여자로 본다 이거지?”

정나은은 이를 아주 살벌하게 갈며 자신을 그런 취급한 이 남자를 더 이상 볼 것도 없다고 마음먹었다. 김우영은 그러거나 말거나 그 자리에서 벨트를 풀고 팬티까지 슥 내린다. 김우영은 정나은이 자신의 내기에 응할 것 같지 않자 살짝 자존심을 건드려봤다.

“허허~이거 자신 없나보군. 하긴 그 날 그렇게 좋다고 가랑이 벌리고 울부짖으며 실신 직전까지 갔으니 자신이 없겠지. 결국 정나은이란 여자도 흔한 여자란 거지.”
“까드드드득!”

최 사장과 남편이 있다는 걸 잊기라도 한 것일까?
정나은의 이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살벌하고 커다란 소리가 차 안을 울린다. 김우영은 살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최 사장마저 무의식적으로 백미러를 통해 곁눈질 한 걸 보면 두 사람이 얼마나 놀랐는지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정나은은 그의 도발에 머리끝까지 피가 쏠렸다. 가랑이 벌린 건 그가 억지로 자신을 범한 거며 울부짖은 건……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실신 직전까지 간 건 내내 그녀의 가슴에 응어리져 자신의 자존심을 계속해서 깎아내리고 있었다. 용의 역린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을 아주 있는 힘껏 찔렀으니, 이성이 확 날아간 셈이다.

“우, 웃기지 마! 내가 언제 가랑이를 벌리고 울부짖었다는 거야?!”
“실신 직전까지 간 건 인정하나보군.”
“…….”

정나은이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분한 표정으로 부들부들 떤다. 김우영은 정나은의 수치심에 부들부들 떠는 모습이 그렇게 흥분될 수가 없다. 저런 여자를 데리고 사는 안정수 사원이 불쌍해지기까지 하는 높은 자존심이다.
정나은은 고민하고 있다. 저런 싸구려 도발에 머리끝까지 열 받은 자신이 싫지만, 삶 자체가 노력과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있기에 그것에 대해 모욕을 받으니 이성적인 사고가 힘들다. 그리고 저 내기 또한 자신의 상처 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저 남자에게 엿 먹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빌어먹을……좋아. 해주지. 단 한 번이야. 대신 내가 이기면 넌 자진해서 경찰서로 가. 억지로 범한 여자에게 잠자리에서 조차 지고 굴욕적으로 자수하란 말이야.”
“좋아. 응하지.”
“그럼 어서 집어넣어. 미쳤다고 여기서 해?”

내기가 성립하자 정나은은 따로 날 잡기를 바라는 눈치다. 최 사장도 있고, 남편도 있기 때문인지 눈치를 보는 모습을 김우영이 놓칠 리 없다. 이런 자존심 강한 여자는 자기가 뱉은 말은 치가 떨리고, 굴욕적이라도 반드시 지킨다. 그렇기에 이 상황을 놓치기엔 아깝다.

“여기서 하면 손과 입으로 할 수 있게 해주지. 어때?”
“……손과 입?”

정나은은 그의 제안에 살짝 흥미가 동한다. 확실히 몸을 한 번 더 더럽히고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보단 싼값에 먹힌다. 최 사장과 남편이 살짝 눈에 밟히긴 하지만 저 더러운 놈의 품에 또 다시 안기긴 싫다.

“좋아. 응할게.”
“잘 생각했어.”

정나은은 비장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마른침을 삼키며 김우영의 다리 사이로 손을 뻗는다. 김우영은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육봉을 쓰다듬는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며 정나은에게 딱 달라붙어 그녀의 여체를 손과 입으로 탐하기 시작한다.

‘참, 어쩔 때보면 바보 같단 말이야.’

손과 입이라고 해도 남자의 성감대와 여자의 성감대는 차원이 다르다. 결코 입을 쓰지 않고 이길 생각으로 보이는 정나은을 보며 김우영은 사정 봐주지 않고 징그러운 손놀림과 끈적한 입으로 그녀의 몸을 희롱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상황까지 날 돕고 있지.’

잠들었긴 해도 남편의 앞이며, 자신과 한 편이라는 것도 모르고 최 사장이라는 모르는 사람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심리적 압박이 정나은을 옥죌 것이다.
일방적이기까지 한 조용한 전쟁이 자동차 뒷좌석에서 시작되었다.

뒷좌석에서 투닥투닥 거리는 소리가 난 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합의라도 본 듯 조용해진 뒷좌석에선 조용하지만 뜨거운 숨결을 내뱉는 두 남녀가 있다. 점점 달아오른 두 남녀가 뿜어내는 숨결과 체온 때문에 차 안 공기는 서서히 덥혀지는 것도 모자라 질척거리는 소리도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으음…….”
“하흐읏…….”

간간히 더 이상 억누르지 못 한 신음소리가 뒷좌석에서 새어나오지만 최 사장은 모른 척해준다. 정나은은 몸이 달아오름에 따라 속이 타며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손으로만 그를 만족시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이 불리하다는 걸 깨달았다.

‘은근히 방해까지 하고 있어.’

손을 이용한 건 서로에게 전혀 방해가 안 되지만 입을 이용하기 위해선 자세가 흐트러지며 서로 달라붙을 수밖에 없는데, 은연중에 이 남자는 입을 이곳저곳으로 옮기기 위해 자세를 바꾸고, 시간을 끄는 등 상당히 노련하게 빠져나가고 있다. 역시 그때 느꼈던 절륜한 정력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듯 버티기도 상당한 이 남자의 모습에 초조함을 느끼며 입을 써야하나 고민한다.

‘아까 한 발 빼고 오길 잘했군.’

김수진을 안으면서 한 번 사정하고 온 탓인지, 꽤 오래 버티고 있다.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이 자존심 강한 유부녀는 그래도 유부녀라고 주장하듯 상당히 남자를 만족시키는 손놀림에 김우영도 입맛을 다시며 속으로 놀라고 있다.

‘하지만 나도 만만치 않지. 이게 밥벌이 수단이라고.’

김우영은 생계수단이라 할 정도로 젊은 날부터 잠자리 스킬을 갈고 닦아왔다. 여자의 몸이라면 자신의 몸보다 더욱 많이 봤다고 자부할 정도다. 어디가 약하고, 어떻게 달아오르게 해야 하며, 어떻게 무너뜨려야 하는지 세월이 감에 따라 약해진 정력을 기술과 경험이 충분히 뒷받침 해준다. 그 반증으로 정나은은 흔들리는 눈동자로 자신의 우뚝 솟은 육봉을 내려다보며 고민하며 초조해 하는 기색이 눈에 띈다.

‘게다가 그날 이 여자의 약한 부분은 질리게 파악해 놨으니깐.’

김우영은 이 상황을 즐기며, 반쯤 흘러내려간 스키니 진속에 들어간 자신의 손을 더욱 강하게 놀리며, 그녀의 가랑이 사이를 희롱한다. 팬티 속에 들어가 있는 자신의 손은 이미 그녀가 흘리는 애액으로 푹 젖어 질척거리며 그 끈적한 소리는 차 안에 은은하게 퍼질 정도로 질질 흘리고 있다.
다른 한 손은 구태여 벗기지 않은 스웨터 속을 뱀처럼 꾸물꾸물 이동해가며 상체를 끊임없이 희롱하며 잊을만하면 그녀의 탐스런 가슴을 탐하며 정나은을 더욱 애끓게 한다. 자신과 달리 두터운 스웨터와 딱 달라붙는 스키니 진 탓인지, 달아오른 몸은 그 열을 식히지 못하고 쌓이며 그녀가 쾌락을 쌓는데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하아!……할 수 없지.”

정나은은 거칠면서 뜨겁기 그지없는 숨결을 길게 토해내더니 다짐하듯 중얼거리더니 앵두 같은 붉은 입술을 쩍 벌려 굳건히 솟은 그 육봉을 머금는다.

“흐음!”

김우영은 용광로에 들어온 듯 그 화끈한 느낌에 일순 신음을 내뱉었다. 빠는 소리가 새어나갈까 조심스럽기 그지없는 그녀의 소심한 모습에 김우영은 질 수 없다는 듯 더욱 강하게 보물을 파듯 그녀의 가랑이 사이를 손가락으로 희롱하고 또 희롱한다.
두 남녀의 불꽃같은 그 행위에 더욱 열이 피어나며, 그 질척거리는 소리는 한층 강해진다. 두 남녀의 내기는 절정을 향해 치달아 가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두 남녀는 하반신만을 부들부들 떨며 쾌락을 견디고 있다.

‘이 년 입보지도 상당하잖아.’

김우영은 살짝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조금만 젊었더라도 이런 내기 문제없이 이겼겠지만, 세월이란 건 참 야속하다. 하는 수 없이 그녀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기로 한다. 지금까지는 그녀에게 맞춰줘 소리가 안 나게 했다면 이제 거칠 것 없다는 듯 반쯤 내려간 스키니 진과 함께 팬티를 확 내려버린다.

“웁?!”

정나은은 갑작스럽게 하반신이 시원해지자 화들짝 놀라며 입에 머금은 육봉도 생각 않고 소릴 낸다. 고양이처럼 가느다란 눈매로 올려다보며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항의하는 그녀의 시선을 무시하고 자신의 손가락을 지금까지 파악해둔 가장 약한 부위를 집중적으로 노리기 시작한다.

“크으읍!”

찔꺽! 찔꺽! 찔걱!
한 번에 밀려든 강한 쾌락에 정나은은 머금고 있던 걸 뱉어내고 김우영의 다리 사이로 고개를 떨구며 억눌린 신음소리를 낸다. 차안에 노골적으로 퍼지는 그 찔걱거림에 최 사장은 곁눈질로 훔쳐보며 씩 웃는다. 짙은 어둠 때문에 잘 보이진 않지만 정나은의 뽀얀 탄력적인 엉덩이는 눈에 보일정도로 부들부들 떨며 쾌락을 견디고 있다.
당장이라도 절정을 맞을 것 같은 정나은의 모습을 보면 김우영이 처음 그녀를 품을 때 최음 효과가 있는 젤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그녀를 떨어뜨릴 수 있었다는 걸 그녀의 모습이 반증하고 있다.

“하웁! 츄웁, 츄릅!”

정나은은 떨구었던 고개를 들어 죽지 않는 눈빛을 빛내며, 다시금 자신의 육봉을 머금곤 필사적으로 애무한다. 정나은 역시 한 평생을 이 높은 자존심을 기대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대로 무너질 리 없다고 주장하듯 그녀는 하반신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김우영을 보내기 위해 입과 손을 사용한다.
김우영은 드디어 그녀가 필사적인 모습을 보이자 때가 됐다고 생각하며, 차를 기어가다시피 천천히 몰며 백미러로 대놓고 곁눈질 하고 있는 최 사장에게 신호를 보낸다. 최 사장은 그런 김우영의 신호에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짐짓 모른 체 하며 말을 건다.

“뒤에 무슨 일 있나요? 아까부터 이상한 소리가…….”

움찔!
정나은은 최 사장이 눈치챘다고 여기고 화들짝 놀란다. 절정에 치달아 가는 주체 안 되는 자신의 몸을 억누르며 모든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드려는 걸 김우영이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짓눌러 그대로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 파묻어버린다.

“웁?!”
“허허~아무래도 부인께서 과음을 한 모양이야. 멀미를 하시는지 아까부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인데…….”

정나은의 하반신에서 나는 찔꺽거리는 소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멈추지 않고, 아니 오히려 박차를 가하듯이 김우영의 손에 의해 울려 퍼진다. 정나은은 짓눌린 고개를 억지로 틀어 눈빛으로 당장 이거 못 놓냐는 시선으로 노려본다. 김우영은 능글맞게 웃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인다.

“이것도 손을 이용한 거네. 손과 입. 어느 것도 잘못된 건 없지. 게다가 먼저 가는 사람이 지는 것일 뿐 내가 내 손으로 쾌락을 탐하겠다는데 무슨 상관인가?”
‘지금 들켰다간 내기고 뭐고 소용없잖아!’

정나은의 초조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김우영은 그저 능글맞게 웃으며 더욱 손을 빠르게 놀린다. 정나은은 이대로는 질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 서 머금은 상태로 혓바닥을 이용해 김우영을 만족시킨다. 김우영은 설마 이 상태에서도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일 줄 몰랐는지 속으로 감탄한다.

“그러면 이 근처에 잠시 차를 멈추고 쉬도록 하죠.”

최 사장은 미리 물색해둔 장소에 다 와가자 약속된 말을 할 뿐이었지만, 정나은에겐 그 말이 더욱 초조함을 불어 넣었다. 제 3자가 지금 정나은의 모습을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자진해서 이 빌어먹을 남자의 육봉을 머금고 있는 걸로 보이겠지.’

그런 불길한 착각의 늪에 스스로 뛰어든 정나은은 더욱 초조해지며 손과 입을 놀린다. 김우영도 필사적으로 정나은을 보내기 위해 손을 놀리고 있지만 한 방이 부족한 것 같다.
김우영은 잠시의 긴장의 끈을 놓게 하기 위해 최 사장에게 신호를 보낸다. 최 사장은 보조석에서 코를 골고 잠들어 있는 안정수에게 손을 뻗더니 코를 꽉 누른다. 그러자 안정수의 코골이 소리가 잠시 멈추는 틈을 타 최 사장이 능글맞게 웃으며 백미러로 신호를 맞추곤 단번에 터트린다.

“아 일어나셨어요? 코 엄청 고시던데…….”

화들짝!

“끄웁?!우, 우웁!”

정나은의 허리가 튕겨져 나갈 정도로 화들짝 놀라더니 고개를 드려는 걸 김우영이 강하게 누르며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입에 허리까지 쳐올리며 여자의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는 그 작은 콩을 집중적으로 애무하자 결국 정나은은 경련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온 몸을 덜덜 떨기 시작한다.
이미 두 사람 다 억지로 참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였는데, 남편이 일어났다는 소리에 정나은은 너무나 놀라 긴장의 끈을 한순간 놓아버린 게 패착이었다. 게다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허리까지 쳐올리며 정신없게 만든 틈을 타 여자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니 결국 댐이 터져버린 것.

“…….”

정나은의 탄력적인 엉덩이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와중에서도 차 시트에 왈칵, 왈칵 애액을 토해내고 있다. 부정할 수 없는 김우영의 승리다. 서서히 차가 멈추는 걸 느끼는 두 사람이었지만 미동도 않는다.
정나은은 절정으로 덜덜 떨리는 허리보다 입안에 풍기는 역한 냄새보다 고개를 드는 게 무서워 눈을 꼭 감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곧이어 들려온 최 사장의 목소리에 허리가 완전히 풀려버렸다.

“응? 아 잠시 코를 안 고시는거구나. 깨신 줄 알았는데……그나저나 두 분 잠시 바깥바람이라……어흐흠!”

차 시동을 완전히 끈 최 사장은 자신이 뒤를 돌아본다고 노골적으로 소리를 내며 상체를 틀자 그곳에는 바람 피는 현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김우영 부장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은 채 딱 봐도 절정에 올랐다고 보이는 유부녀의 여체가 경련을 일으키며 훤히 드러낸 하반신에선 야릇한 향기가 피어나는 액체를 왈칵, 왈칵 토해내고 있는 장면은 누가 봐도 부정할 수 없는 바람 피고 있는 현장이다.

“흠흠, 전 아무것도 못 봤습니다. 전 잠시 담배 좀 피고 올 테니…….”

최 사장은 눈치 있게 자리를 피해주는 시늉을 하며 운전석에서 나간다. 최 사장이 뒷좌석 창문을 주먹으로 툭툭 치며 이제 돌아오지 않을 거란 신호를 보낸 뒤 터벅터벅 걸어 사라지는 걸 바라본다. 허술하면서도 여러 겹으로 쳐진 함정에 보기 좋게 걸려든 정나은은 이로써 약점이 하나 더 생긴 거다.

“내가 이긴 거 맞지?”

김우영의 다리 사이에서 고개를 든 정나은은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 아무런 말을 안 한다. 이 자존심 강한 여자는 자신이 내뱉은 말이니 틀림없이 지킬 거다. 다만 지금은 남편에게 안 들켰다는 안도감과 내기에서 졌다는 그 패배감에 축 처졌을 뿐.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고양이처럼 다시금 올라간 정나은의 눈매가 그녀의 상태를 말해준다.

“그래. 졌어. 하지만 그건……!”
“허어~한 입으로 두말 하려고?”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김우영이 도발하자 정나은은 수치심으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다. 머리가 차갑게 식자 이제야 좀 이성적으로 돌아온 그녀는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는 걸 깨달았다.

‘저 최 사장이라는 남자도 다 한통속이었어!’

담배피러 간 인간이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질 않는 걸 봐선 확실하다. 정나은은 바보같이 이런 내기에 응한 자신이 싫어진다. 하지만 자기가 말한 걸 지키지 않는 건 자존심이 허락 못해서 더 싫다. 김우영은 고뇌가 소용돌이치는 정나은의 수치심에 덜덜 떠는 모습을 보며 느긋하게 즐기고 있다.

“그래서……당신이 원하는 건 뭔데?”

정나은은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기를 할 때 자신이 이겼을 때의 조건만 말했다는 걸 깨닫곤 낮은 목소리로 되물어온다. 김우영은 자신이 말 안했나 란 생각에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곧이어 뭘 묻냐는 표정이다.

“뭐 있어? 스스로 벌려봐.”
“까득!”
“그 정도는 해야지. 난 스스로 자수하러 가야 했는데?”

치욕으로 물든 정나은의 얼굴이 터질 것처럼 달아오르고 온 몸이 경련이라도 난 것처럼 분노로 덜덜 떨린다. 그렇게 이를 악물고 치욕을 견디던 정나은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딱 한 번이야.”
“거 참 비싸게도 구는구만.”
“그나저나 이 씹어 먹을 대리기사는 왜 안와?!”

애꿎은 곳에 화풀이를 하는 정나은을 무슨 소릴 하냐고 김우영이 되묻는다.

“그 인간이 왜 와? 넌 여기서 가랑이나 벌려.”
“뭣?! 이, 이 인간이 미쳤나?! 여기 남!……남편 안 보여?”

꽥하고 소리 지르던 정나은은 자신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걸 깨닫곤 황급히 목소리를 줄인다. 김우영은 다 예상했다는 듯이 씩 웃는다. 자신이 왜 그 고생해가며 남편을 골로 보냈는데 오늘을 놓칠 순 없다.

“대신 여기서 하면 피임은 제대로 해주지.”

김우영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품에서 콘돔을 꺼내든다. 정나은은 그 소리에 눈동자가 살짝 흔들린다. 버려야 할 몸이라면 차라리 피임이라도 제대로 하는 게 낫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운다. 아직도 망설이는 정나은의 모습에 김우영은 쇄기를 박는다.

“지금 이 자리에서 술 안 먹은 건 나뿐이야? 어떻게 집으로 갈래?”

정나은은 정말이지 몇 겹으로 쳐진 이 함정 속에 자진해서 뛰어든 자신에게 주먹질을 날리고 싶다. 확실히 남편은 잠들었고, 자신도 술을 꽤 마셨다. 안전한 귀갓길마저 이 남자의 손에 달린 셈이다. 확실히 먹혔다고 생각하는 김우영은 남은 옷을 천천히 벗으며 잠든 남편과 그 곁에 꺾이기 직전인 남의 꽃을 끈적한 시선으로 탐하며 명령한다.

“벌려.”

김우영의 한 마디에 정나은은 앵두 같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그 치욕을 견딘다. 뒷좌석에서 들어 누운 정나은은 육덕진 다리를 꼭 모은 채 덜덜 떨고 있다. 김우영은 서두르지 않고 그녀가 스스로 가랑이를 벌리길 기다린다.

“……후우~”

정나은의 입에선 길고, 긴 탄식이 흘러나온다. 두 손을 가슴께로 모아 꼭 부여잡고 파르르 떨리는 눈망울은 꼭 감겨있다. 떨리는 눈망울이 열리며 드러난 눈은 더 이상 망설임은 없었다. 오히려 비장하기까지 한 그녀의 눈동자는 더욱 빛이 활활 타오른다.
딱 달라붙어 덜덜 떨던 육덕진 다리가 스스로 그 가랑이를 벌리며 활짝 만개한다. 김우영은 눈앞에 활짝 핀 남의 꽃을 감상한다. 한껏 치켜 올라간 눈매나 결코 죽지 않은 눈빛은 어디 얼마든지 해보라고 그 강한 불꽃을 품고 있고, 땀으로 푹 젖어 더욱 강렬해진 살내음과 수컷을 유혹하는 체취는 차 안에 물씬 피어난다. 이미 한 번 절정을 맞이한 그 꽃은 달콤한 꿀을 뚝뚝 흘리며 수많은 벌레를 유혹하는 자태는 김우영이란 남자를 짐승으로 탈바꿈 시킨다.
퍽! 퍽! 퍽!

“하읏! 하아! 으으윽!”

전쟁에서 패자는 말이 없다. 치사하고 더럽기까지 해도 승자는 승자였다. 승자는 패자를 유린하고 탐한다. 묵묵히 패자는 이 치욕을 견디며 자신의 처지에 한탄할 뿐이지만 그것도 한순간이었다.
인적 드물고 짙은 어둠이 깔린 한산한 공터에 세워진 자동차는 쉬지 않고 흔들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달콤함이 묻어나는 여성의 신음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한 건 결국 패자도 쾌락에 떨어졌다는 게 아닐까?

모두가 잠든 밤을 지나 짙기만 하던 어둠이 조금씩 빛을 머금는 새벽녘.
안정수, 정나은 부부에겐 너무나 익숙한 보금자리에 하나의 차가 조용히 들어온다. 고요하기까지 한 주차장에 들어선 자동차는 주차가 끝나고 시동을 완전히 껐음에도 사람이 나오질 않는다. 곧이어 운전석에서 내린 사람은 다름 아닌 김우영이었다. 곧바로 귀가할 줄 알았던 김우영은 뒷좌석 문을 벌컥 열자 차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퇴폐적인 공기가 확하고 뿜어져 나온다. 김우영은 능글맞은 미소로 그 자리에 서서 플래시를 터트리며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연달아 찍어댄다.

‘이미 많이 찍었지만 이것도 찍어놔야지.’

김우영의 스마트 폰에는 뒷좌석의 광경이 고스란히 찍히고 있는데, 사지가 풀린 채 잠들어있는 알몸의 정나은이 그곳에 있었다. 엎드린 채 잠들어 있는 그녀의 주위로는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콘돔이 난잡하게 어질러져 있으며, 묶지도 않아 그 내용물을 쏟아져 비릿한 밤꽃향기는 차 안에 꽤 오래 남을 것 같다.
사용한 콘돔은 주위에만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잠든 그녀의 등이나 머리카락에도 달라붙어 있는데 자존심 강한 그녀를 치욕스럽게 하기 위해 사용한 콘돔을 정나은의 얼굴에 던지는 등 그 내용물이 사방으로 튀게 한 흔적이 보인다. 그렇기에 정나은의 몸에는 그녀 특유의 체취뿐만 아니라 밤꽃향기까지 섞여 야릇한 향기를 풀풀 풍기고 있다.
이상하게도 야릇한 향기는 다름 아닌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서 가장 진하게 피어오르고 있다. 콘돔을 썼다면 당연히 그녀 가랑이 사이에선 그런 향기가 피어나지 않아야 할 터인데 가장 진하게 피어나는 건 어째서일까?

“허허~이거 참 미안하게 됐어. 콘돔이 다 떨어진 것도 모자라 찢어진 게 있을 줄은 설마 ‘일부러’ 콘돔을 찢어 놨겠어?”

정나은의 가랑이 사이에 하얗게 말라비틀어진 욕망의 양은 심상치 않다. 콘돔에 싼 것보다 2배는 많아 보이는 양이 말라비틀어져 열기가 식기 전에 흘러넘치던 그 모습이 김우영의 눈에 선하지만 이것도 이것 나름 괜찮다고 생각하며 사진에 담는다.
실신했던 정나은은 누군가가 자신의 몸을 만지작거리자 서서히 깨어난다. 그리곤 그 사람이 김우영이란 걸 확인하곤 날카롭게 쏘아본다. 그 날보다 관계 횟수는 분명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신까지 간 이유는 남편이 곁에 있다는 심리적 압박이 컸다.
코를 고는 사람이 자는 내내 코를 고는 경우는 드물다. 골았다가 안 골길 반복하기에 그때마다 정나은은 남편이 일어난 줄 알고 필사적으로 입을 틀어막고 필요 이상으로 긴장해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풀길 반복하며, 수없이 절정에 올라버려 결국 실신까지 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게다가 결국 안에…….’

김우영은 자신을 푹 퍼지게 할 요령인지 일부러 강하게 짓누르며, 능욕했다. 콘돔을 쓴 탓인지, 그 날보다 사정하는 시간도 현저히 길어지는 바람에 정나은이 견디지 못하고 푹 퍼져버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어떤 콘돔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절정 속에서 자신의 아랫배에 전해지는 그 뜨거운 느낌은 분명 안에 싼 것이었다. 정나은이 화들짝 놀라며 그를 밀쳐내자 김우영은 우스꽝스럽게 물러났다.

‘그 능글맞은 미소는 분명 일부러야.’

설마 찢어질 줄 몰랐다는 곤란하면서도 능글맞은 미소를 짓던 그는 어차피 한 번이고, 몇 번이고 상관없지 않냐며 결국 그 뒤는 콘돔도 쓰지 않고 있는 대로 자신의 몸 안에 그 욕망을 풀며 내뱉었다.
정나은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자 이미 집에 도착했다는 확인하고 날카롭게 김우영을 쏘아본다. 김우영은 그렇게 찍어 눌렀어도 아직도 기가 안 죽은 정나은의 매서운 눈매를 보며 휘파람을 불며 그 당당한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다.

“그럼 난 이만 가지. 뒤처리는 알아서 하라고. 남편에게 바람 핀 것 들키지 않으려면 연락 잘 받으라고?”
“꺼져.”

정나은은 알고 있다. 실신하긴 했어도 의식까지 없는 건 아니었다. 저 비열한 남자는 잠든 남편 곁에서 실신한 자신의 몸을 이용해 마치 바람 핀 것처럼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사랑을 나누는 것처럼 사진을 찍어 놨다. 남편의 모습도 앵글에 확실히 들어오게.
이로써 완전히 약점이 잡혀버렸다. 신고한다고 해도 최 사장이라는 명백히 제 3자로 보이는 인물이 증인으로 선다면 빼도 박도 못한다. 자신은 한통속이란 걸 알아도 그걸 증명하기엔 너무나 힘이 든다.

“어쩌다가 이렇게…….”

얼마 전 남편과 이곳에서 사랑을 나눈 것이 꿈같이 느껴진다. 같은 주차장, 같은 뒷좌석인데 자신을 안은 사람에 따라 이렇게 기분이 나빠질 수 있다는 게 참 새삼스럽다. 자신의 몸에 새겨진 그의 욕망은 질척하게 달라붙어 말라비틀어져도 떨어질 줄 모른다.

“…….”

정나은은 처량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곤 잠든 남편을 곁눈질로 훔쳐본다. 곧이어 정나은은 옷을 주섬주섬 입으며 빛이 하나도 없던 눈에 힘을 주며 눈매를 한껏 치켜 올린다.

‘어디 끝까지 해보자 이거지?’

떨어질 때로 떨어졌고, 부러질 때로 부러진 자신의 자존심은 이제 쌓아올릴 일만 남았다. 연락을 잘 받으라는 건 아직 이 관계를 계속하자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 비열한 놈을 자기 엉덩이 밑에 깔아뭉갤 기회는 남아있단 것이다.

‘남편 좀만 기다려? 그 개자식 내 탄력적인 엉덩이 밑에 짓눌러서 터트려 버리고 돌아올게.’

정나은은 그 아름다운 외모와는 다르게 그녀의 본질은 질기디 질긴 들꽃이다.
그것도 아주 억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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